문재인 대통령 21일(현지시간) 미국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한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동맹으로 코로나 극복과 자유민주주의적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미국의 여정에 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사실(ceremony office)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정신은 지난 70년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피 흘리며 싸운 한미동맹의 역사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의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을 지지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빈틈없이 공조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변화에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 들으며 계속 고개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환대에 감사의 말을 한 뒤 “부통령님은 그동안 민주주의와 여성, 유색인종, 저소득층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오셨다. 부통령 취임 당시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진주목걸이 캠페인을 인상 깊게 봤다.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유리천장을 앞장서서 극복해온 부통령님에 대한 애정과 지지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말에 해리스 부통령은 통역 중에서 소리 내 웃으면서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바이든, 해리스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백신 접종과 경제회복으로 더 나은 재건을 실현하면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려 포용과 통합의 길을 걷고 있는 것에 축하의 말을 드린다”고 코로나19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치하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면서 “잠시 전 저희가 저기 뒷방에서 나누었던 대화는 굉장히 즐거웠던 대화였다”며 “먼저 세계가 지금 보건, 안보, 기후 등에 점증하는 위협에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함께 긴밀히 공조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공통의 민주적인 그리고 경제적인 가치, 우애와 가족, 문화와 역사로 연결이 되어 있다”면서 미국에서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활동상을 언급한 후 “국제적으로는 우리 양국의 동맹이 동북아, 인도-태평양,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우리가 함께 자유롭고 열린, 그리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고 국제규범과 질서에 기반한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양국의 강력한 동반자 관계 및 한반도 내외 도전과제 등 광범위한 사항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해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측에서 필 고든(Phil Gordon) 부통령 국가안보부보좌관, 마이클 푸치(Michael Fuchs) 부통령 부비서실장, 낸시 료(Nancy Leou) 부통령 동아태 특별보좌관, 성김(Sung Kim) 동아태차관보 대행 등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이수혁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모두 발언 마치고 서로 악수 나눈 뒤 2층 발코니로 나가 워싱턴 모뉴먼트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