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 창립식 및 토론회 개최
"2030세대, 나 혼자 해결할 테니 경쟁의 공정성만 보장하라고 주장"
"與 이재명, 기본소득 얘기하다 성장과 공정으로 화두 전환...포퓰리즘의 전형"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질적으로 완전히 뿌리 못내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싱크탱크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21일 발족했다. 포럼의 상임대표를 맡은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는 취지에 대해 "국가 전반적 불공정 현상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정책적, 입법적 대안을 생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정과 상식'은 윤 전 총장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향후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중권 "윤석열로 표출된 건 법적, 형식적 공정에 대한 욕구"

특히 이날 포럼 출범식 및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정권이 '공정'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이 정권은 윤 전 총장을 통해 법적, 형식적 공정마저 깨버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법적, 형식적 공정을 깨버린 상황에서도 칼을 이쪽과 저쪽에 공정하게 댔기 때문에 '공정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조민하고 나하고 공정한가. 법적 형식적으론 공정한데 (문 정권은) 이마저도 깨버린 거다"며 "윤 전 총장을 통해 표출된 건 법적, 형식적 공정에 대한 욕구다. 이 사람들이 법 위에 있다는 얘기하는 부분을 깬 것에 대해 (윤 전 총장)이 견제를 해왔기 때문에 공정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노무현 정권까지만 하더라도 보수든 진보든 사회를 진보시켰는데 그 이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권 들어서도 사회가 진보한단 느낌이 없다"면서 "특히 민주당은 1987년에 고착돼 있고 딱 하나 남은 게 노무현 마케팅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나아가 자신들의 특권을 자식들에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게 조국사태"라며 "이걸 통해서 '얼마나 독선적인가, 얼마나 위선적인가, 얼마나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라는게 지난 2년 사이의 정치적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진 전 교수는 2030세대와 관련해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모든 걸 사회구조적으로 보고 집단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투쟁이 아니라 경쟁이다"며 "모든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자는 거다. 나 혼자 해결할 테니 경쟁의 공정성만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은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를 얘기 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라면서 "(젊은이들이) 조국 아들과 딸이 의전원과 법전원 가는 걸 통해 평등주의자들의 위선과 허구를 본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화두로 공정과 성장을 띄운데 대해 "기본소득을 얘기하다 먹히지 않으니 성장과 공정 얘기에 숟가락을 올렸다"면서 "이 분이 조국 사태 때 한마디도 안 했던 분이다. 공정이 시대 화두가 되니 아주 포퓰리즘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선주자들이 어떻게 하면 표를 얻을까 하는 아주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라면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게 정치인데 지지자들 꼬셔서 지지율 올리고 표 얻어먹는 이런 식의 아주모략질이나 하는 걸로 정치가 변질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처럼 원칙 있는 정치인을 한 명도 볼 수가 없다 이게 뭔가. 정치에 모리배들만 남았다"라면서 "진영논리로 사람들 수준을 돌머리로 만들고 광신도로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질의응답 시간에 "법적, 형식적 공정마저 무너져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며 "필요조건은 이에 제대로 응답할 때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尹 가르친 송 교수 "포퓰리스트가 정권 잡으면 자신들 취향대로 국가 개조하려 들 것"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식 및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에서 '국제질서의 변동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식 및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에서 '국제질서의 변동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석사 논문을 지도했던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통해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으면 개혁을 화두로 내세우고 개혁의 이름하에 민주적 절차를 경시,왜곡하고 자신들의 취향이나 이상대로 국가를 개조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교수는 "포퓰리스트들이 집권하면 비판적 언론, 시민단체, 정당을 탄압하고, 검찰과 사법부, 정보기관을 입맛에 맞게 손 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자본주의의 생리적 결함은 행복을 불평등하게 나눠주는 것이고 사회주의의 태생적 결함은 불행을 평등하게 나눠주는 것이라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이 틈새에 포퓰리스트들이 끼어들게 된다. 오로지 자신들만이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국민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송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퓰리스트로 언급하면서 "이런 부류의 지도자는 인류의 공통된 사고방식이나 보편적 가치로서의 이념, 내지 시대정신을 공유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포퓰리스트는 기술적으로 증오나 혐오감을 이끌어가면서 젊은이들이 민주 체제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다"며 "민주주의 핵심 중 하나가 다원성이라고 볼 적에 포퓰리즘은 대의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는 권위주의 독재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공고화된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했다고 보는데, 유감스럽게도 질적으로는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교수는 "질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완성되려면 아직도 만연한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되고, 흑백논리 진영을 넘어서 교조주의로 가는 이념과 과잉감정대응, 5년마다 전(前)정부 정책을 깡그리 뒤엎어버리는 국정의 불연속성도 이제는 지양해야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송 교수는 "한국의 포퓰리즘은 그 영향력이 기존 민주주의시스템을 파괴할 만큼 되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적대감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기존 정당이 나를 대표해주지 못한다는 회의감, 냉소감을 극복하고 그래도 정당이 민주주의의 문지기로서 극단주의자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정당은 민주주의의 버팀목이니까 유권자들의 감정적 반응을 걸러내고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제는 대중들이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이나 소셜미디어로 자기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정당은 사익보다 국익을 내세우고 과감하게 개방적이고 참여적이어야 그나마 생존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이날 강연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전 총장이) 옛날에 정치를 하면 어떠하냐고 물어봤다”며 “‘네가 알아서 하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종욱 전 한국체대 총장, 박상진 국악학원 이사장, 황희만 전 MBC 부사장, 김탁 고려대 의대 교수, 윤정현 범사련 공동대표 등 33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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