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 초청 정운천·성일종 의원 참석 "40년 두꺼운 벽 넘은 듯"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한 국민의힘 성일종·정운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민형배 의원이 함께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한 국민의힘 성일종·정운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민형배 의원이 함께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오늘 이뤄졌네요."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희생자 유가족들의 '제사' 성격인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의원이 모습을 나타냈다.

유족회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인데, 지금까지 보수 정당 인사가 추모제에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로 5월 단체가 공법단체로 승격하는 법안 통과에 협조했고, 정 의원은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5월 단체와 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이러한 야당의 긍정적 태도에 유족회원들은 추모제에 참석한 두 사람을 크게 환영했다.

자유한국당 시절 현직 의원들이 5·18에 대한 왜곡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크게 분노하던 1∼2년 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유가족들은 추모식장으로 들어선 이들의 손을 꼭 마주 잡고선 "역사상 처음으로 하는 악수"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마음을 표현하거나 두 의원을 보듬어 안아주는 유가족도 있었다.

유가족들의 감사 인사는 단순히 법안 통과에 협조해 준 것을 넘어선 듯 보였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으로 5·18을 대하는 모습이 변모한 국민의힘에 대한 용서와 화해였다.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유족의 초청으로 참석한 국민의힘 성일종(왼쪽), 정운천(오른쪽) 의원이 '님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유족의 초청으로 참석한 국민의힘 성일종(왼쪽), 정운천(오른쪽) 의원이 '님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모식이 시작되자 두 의원은 가장 앞줄에 앉아 식이 진행되는 것을 경건하게 지켜봤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순서 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손을 앞뒤로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추모식을 마친 이들은 김영훈 유족회장의 안내를 받아 윤상원·박관현·김재수 등 5월 열사들의 묘소를 둘러봤다.

박관현 열사의 유가족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 이렇게 일어났다"며 "5·18을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주실 줄은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유족회장 역시 "여야를 떠나 정치권 모두가 5월 단체를 위해 많은 협조를 해줬다"며 "그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우리의 제사에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과 성 의원도 화답했다.

정 의원은 참배를 모두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드디어 오늘로써 40년 두꺼운 벽을 넘은 것 같다"며 "5·18 정신이 국민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 해왔던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5·18 폄훼 발언에 대해서도 "김종인 위원장의 무릎 사과 이후에는 새로운 당으로 바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5·18 정신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2년 전 이야기는 이제 묻어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 역시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유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광주의 정신이 더 빛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국민의 힘 정운천 의원 등이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국민의 힘 정운천 의원 등이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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