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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인터뷰] 김의겸 “언론개혁 한 길로밖에 갈 수 없는 상황…쓰임새 인정받겠다”

“정언유착보다 경언유착이 더 문제 아닌가”
"열린 포털은 언론사로서는 매시간 채점을 받는 것…국민들로서는 주권을 행사하는 것"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언론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제대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며 역사에 역류가 일어날 것이다. 지금 제가 처한 조건과 위치가 언론개혁이라고 하는 한 길로밖에 갈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께서 다시 일할 기회를 주셨으니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해냄으로써 쓰임새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30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초선‧비례)은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다  ‘투기 논란’으로 직에서 내려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무산됐고 열린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해 비례대표 4번을 받았으나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3월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사퇴하면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은 같은 당 강민정, 최강욱 의원과 주최하며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여한 '언론개혁 정책 토론회'에서 "양질의 뉴스가 유통될 수 있도록 공공 뉴스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은 196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수감생활을 했다. 1990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사회부장, 정치사회에디터, 논설위원, 편집국 선임기자를 역임했다. 2016년 한겨레신문에 ‘최순실 국정농단’을 취재할 특별취재팀을 만들어 이끌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최순실 딸 정유라 특혜 입학 의혹 보도 등으로 여러 기자상을 수상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으로 선임됐다. 2021년에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의원직을 승계했다.

[다음은 김의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2016년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처음 보도했다.

한겨레에서 28년간 기자생활을 하며 가장 의미 있었던 보도였다. 최순실의 냄새를 맡게 된 것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퇴보를 했다고 보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 사건을 TV조선에서 최초로 보도했으나 그때는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못 쓸 때였다. 정권교체에 중요한 계기점을 마련했고 촛불을 점화하는 데 작게나마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 기자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됐다. 청와대 제의를 한번 고사했고 회사를 나간 뒤 9개월 지나 수락을 했다. 그렇더라도 언론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비판이 나왔다.

촛불 점화에 나름대로 역할을 했고 그렇게 세워진 문재인 정부에 애정이 있는 만큼 그 정부의 일원으로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작용했다. 제 일이라 말하기 쉽지 않지만, 언론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일단 무조건 터부시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자들을 정치권에 활용한다고 하는 건 7, 80년대 박정희‧전두환 독재권력 시대 언론을 순치시키고자 떡고물을 주던 때의 관행이었고 그에 대한 반발로 ‘기자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놔선 안 된다’는 강한 거부감이 생겼다. 그런데 어찌 보면 언론과 정치권이 공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것이 개인의 사적 이익과 무관할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그것보다 경제권력과의 유착, 정부 요직을 차지하며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던 사람이 경제 파트로 가서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 대변인 시절은 어떠했나.

기자생활을 하면서 많은 대변인들을 만났지만 대개 기자들에게 밥과 술을 사주며 ‘잘 좀 써줘’ 밑도 끝도 없이 인간적인 교류와 우호적인 관계 형성, 여기에 주안점을 두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 그러나 기사를 쓸 때 그에 대해 근거를 갖고 반박을 하거나 자신들의 논리를 펴는 사람은 잘 보지 못했다. 내가 대변인이 됐을 때는 기자들과 소통을 다른 측면에서 봤다.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최대한 취재를 해 서비스 해줘야겠다, 그러나 사실이 틀리거나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얘기를 해야겠다, 설사 우호적인 관계 형성에 장애물이 된다 할지라도, 나름대로 그러한 방향대로 했다. 그래서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고 불편해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 공직자 후보 검증 잣대에 대해 할 말이 있나.

세부적으로 공정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언론계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언론들의 잣대가 이중적이라고 본다. 더 큰 부패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침소봉대하며 키우고 있다. 대단히 정파적인 관점에서 기사를 쓰고 보도를 하고 있다. 사안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다툼이 있을 수 있겠지만 큰 흐름에서 봤을 때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흑석동 땅 투기’ 논란에 대해 과도하다고 느끼진 않았나. 진보 인사들은 특히 ‘위선’ ‘내로남불’ 비판이 따른다.

국민들이 보수 쪽에는 잘못을 허용하고 진보 쪽에는 더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고 보진 않는다. 이를테면 ‘난 욕망을 추구하는 세력이야, 그러니 불법‧탈법을 저지른다고 해서 부끄럽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세력에 사람들이 좀더 관대하고, 반대로 작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고, 그게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설령 그게 국민들의 잣대라 할지라도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진전하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사회를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내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짓을 저질러도 문제가 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돼버리고, 그것을 허용하는 사회가 된다면 그 사회가 지탱될 수 있을까. 부족하고 결함이 많고 허약하더라도 설사 그것이 위선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말하고 표방하고 작은 몸부림이라도 하려고 하는 것, 그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대변인 직에서 물러나고 2년간 어떻게 지냈나.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대변인 그만두고 첫 1년간은 이 불명예를 어떻게 씻을까 고민했다. 선출직에 도전을 해보는 게 국민들로부터 직접 인정을 받는 방식이지만 위험도, 부작용도 너무 클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도전을 했던 게 첫 1년이었다. 선거에서 낙선하고 그 뒤 어떻게 살까. 교학상장(敎學相長),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더불어 공부를 하는 데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20대 젊은이들로부터 생각도 들어보고 기자로서 경험을 전수해주고 공부하고 가르치는 삶을 생각했다. 원광대 쪽에 의사 타진을 했고 결정이 돼 3월 1일부터 강의를 했다.

 

- 학창시절은 어떠했나.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 당시 용어로 ‘광주사태’가 일어났다. 80년 5월에 대한 유인물을 본 후 어떤 자발적인 분개가 일어 18살짜리 꼬마애들끼리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모임을 만들었다. 또 그때 김수영 시나 책을 권해주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관계를 맺었다. 시대를 함께 아파하는 공통의 정서가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갑자기 선생님들이 소위 간첩단 사건이라는 것으로 일망타진이 됐다. ‘오송회 사건’인데, 저와 친구들은 선생님들을 고발하라는 강요를 받기도 했다. 선생님들이 대공분실에 끌려간 후 수감생활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죄책감과 분노를 느끼며 대학생활을 했다. 전두환 정권에 맞서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해라’ 하던 시기,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징역을 2년 반 동안 살게 됐다. 그 당시 평범한 젊은이들이 투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 기자로 있을 때 언제 가장 어려웠나.

1991년 5월 지금으로부터 딱 30년 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명지대생 강경대 씨 사망에 항의해 분신한 김기설 씨의 유서를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기훈 씨가 대필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복역했던 사건. 강기훈 씨는 2015년 5월 재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강기훈은 민정당 점거 사건 때 알게 된 친구이기도 하고, 또 기자로서 강기훈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증인을 찾아 다른 이야기를 들으려고 성남 일대를 몇날 며칠 돌아다니며 별짓을 다했다. 검찰이 핵폭탄을 갖고 있었다면 한겨레와 저는 권총은커녕 칼 한 자루에도 비할 수 없는 무기밖에 없었다. 또 기성언론들이 다 검찰 말만 믿어, 보도를 해도 전파가 안됐다. 그렇게 강기훈은 자살방조죄로 징역을 살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다. 20년이 다 되어 뒤늦게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미 몸도 마음도 다 무너져버린 상태가 됐다. 가해자들은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지금도 가끔씩 강기훈을 생각하지만 연락하진 않는다. 내가 연락하는 게 강기훈한테도 아프게 다가오는 것 같고 나도 강기훈하고 통화를 하는 게 힘들다. 그게 기자 인생에서 가장 마음속에 해소되지 않는 사건이다.

- 언론개혁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1975년 조선‧동아로부터 강제로 쫓겨나 오래 길바닥에서 기자로 살아오셨던 분들이 88년 한겨레를 만들었다. 족벌언론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가져오셨던 분들의 DNA가 저한테도 전수가 된 것이다. 기자시절에도 문제의식을 느끼곤 있었지만 언론개혁이라는 거대한 구호를 추구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주어진 일을 하루하루 하다 언론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겠다, 역사에 역류가 일어나겠다 하는 문제를 총체적이고 근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제가 표방했던 것이기도 하고 열린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요구한 과제로,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 스스로 삼고 있다.

- 공영포털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관제 포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가 말한 열린포털의 주인은 시민이며 정부나 국가가 개입하는 게 아니다. 정부 재정으로 시민들에게 바우처를 지급하면 시민들이 포털에 들어와 기사를 읽고 기사에 대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평가를 하고 지원을 한다. 언론사로서는 매시간 매분 매초 채점을 받는 것이고 각각의 기사에 대해 계속 투표행위가 이뤄지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국가가 만든 것이지만 선거과정과 결과에 대해 그걸 관제선거라고 말하지 않지 않나. 유권자들의 주권이 행사되는 걸로 봐야 한다.

- 열린민주당의 방향성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선거제도가 가져온 부산물로 열린민주당이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같은 곳을 지향하며 뿌리가 같다는 점에서 사실 한 당이라고 생각한다. 174석의 거대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무겁고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 3석의 열린민주당은 작은 정당이기에 기민함과 맹렬함을 갖고 있다. 상호보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제가 맡은 분야인 언론개혁을 하며 더 많이 문제를 던지고 여러 실험을 해보고자 한다.

- 각계각층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지닌 인물들이 국회에 와있다. 자신만의 특장점은?

처해 있는 조건과 위치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대단히 불리한 조건이며 다른 선택지가 열려 있지 않아 언론개혁이라고 하는 한 길로밖에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제 인생에 3년이 덤으로 주어져 있는데 그 시간을 다른 곳에 쓸 여력이 없는, 굉장히 집중을 하도록 강제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게 거꾸로 생각하면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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