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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폴리경제이슈] 코로나19, 양극화와 불평등 해법 "국가 재분배 기능 강화해야"

KBS1TV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 길을 묻다  - 1부 ‘부의 이동과 양극화’
코로나19로 플랫폼 기업들 ‘호황’…이면에 길거리에 무너지는 자영업자들
한국, 빠른 성장 속에 사회적 재분배 위한 정치적, 사회적 협의 생략
국가 투자로 재분배 기능 강화, ‘개천의 용’ 위한 사다리…기회 균등해야

코로나19로 한국, 빈곤ㆍ소득ㆍ자산 빈부격차 OECD 중 가장 심각

[폴리뉴스 이민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 경제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비대면 업무와 문화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기술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면에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심각했던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8일 KBS 1TV는 ‘특별기회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 길을 묻다’ 1부 ‘부의 이동과 양극화’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부의 재분배 문제를 조명했다. 

연사로 나선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가 이미 심각했던 상황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OECD 통계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심각한 불평등과 양극화를 멈추고, 젊은 이들이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한다. 

주 교수는 현재 한국은 “’가난해도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잘 살수 있겠지’라는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사회"라면서 “코로나19 속에서 드러나는 양극화의 위기는 어쩌면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으로 우리 사회를 좀 먹고 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과장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주 교수가 살펴본 본 바로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양극화 가속’

주병기 교수가 ‘전국가맹점주 협의회’에서 만난 상인들은 정부가 3번의 재난지원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지원금은 한 달 임대료조차 안되고, 천만원가량 지원금은 소득으로 따져도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정부가) 저 사람들은 지원이라도 해줬잖아”라고 말 할 수 있지만 실상은 생활고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자영업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같이 짊어져야 하는 짐인데 사실상 자영업자들에게 (사회가)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2~11월 기준으로 자영업종별 폐업 증감률은 재작년 대비 방문 판매업은 242%, 단란주점은 57.8%, PC방은 47.7%, 노래방은 28.9%에 달했다. 일반 음식점만 -.9.5였다. 

주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줄폐업 현상에서 보듯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1970~90년대에는 우리나라는 ‘개천 용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가난해도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가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득의 격차가 커졌다고 밝혔다. 

빈곤율, 소득·자산 격차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

OECD는 2018년 주요국의 근로소득 격차를 측정했다. 100명 중 10번째로 높은 임금이 10번째로 낮은 임금의 몇 배인지 임금수준의 격차를 비교했다. 한국은 5.5배로 칠레(7.2배)와 멕시코(6.7배), 미국(6.2배) 다음으로 격차가 컸다. 이는 OECD 국가 최상위권 수준으로 주 교수는 “격차가 너무 크니 계층상승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OECD 국가 가운데서 한국의 '가구 소득이 중위가구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사람들의 비율'을 측정한 ‘상대적 빈곤율’은 16.7%로 OECD 국가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 66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은 1위인 상황이다. 

빈곤은 그저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한국은 한 해에 산업재해로 2000여명이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가난할수록 작업 환경은 열악해지고 주거나 교육, 건강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중요한 기본권의 방패막으로 ‘국가’가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산업재해 현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저임금 노동자와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는 삶의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걸 보여준다. 

자산의 격차도 심각하다. 최근 부동산 자산 가치의 상승은 자산불평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한국의 지가의 총액은 GOP의 4.5배인데 이는 독일과 캐나다, 일본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토연구원은 총 자산불평등도(지니계수)에서 부동산 자산이 기여하는 부분이 81.8%나 된다. 금융자산은 15.9%, 기타 자산은 2.3%에 불과했다. 특히 거주 주택자산(집값)의 영향이 67%에 달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 토지 소유자 중 26명이 미성년자’라는 기사가 나왔다. 세종시 부동산 소유주 가운데 미성년자 40여명의 명의가 발견됐다. 이들이 가진 땅은 10만여㎡가 넘는데 임야가 10만 553㎡로 가장 넓었다. 이들은 대부분 땅을 증여 받았다. 부동산을 자식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하면서 부와 불평등이 대물림된다. 

한국의 심각한 불평등…이유는?

주병기 교수는 이처럼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각한 이유로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너무 약하다’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기초생활수급비, 기초노령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같은 복지제도를 통해 정부는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줄이는 소득 재분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이런 소득 재분 기능이 국가의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는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사회복지제도의 발전은 뒤쳐졌다. 지금 정부의 재분배 기능으로는 불평등 수준을 줄이는데 역부족이다. OECD 국가들 간에 정부지출 규모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GDP의 31.15%로 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일본(38.95%)이나 영국(41.06%) 등 중간 규모 복지를 하는 나라의 재정규모가 GDP의 40%대인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런 지출이 다 소득재분배를 위해 쓰이는 게 아니다. OECD 국가들 가운데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2019년 12%대로 OECD 평균이 20%대인 것에 비하면 절반에 가깝다. 프랑스(31%), 독일(26%), 미국(19%) 등이다. 

주병기 교수는 불평등과 양극화 극복을 위해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복지제도와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빈곤층을 지원해 빈곤율을 낮추고. 실업자들을 지원해 다시 직장을 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 계층과 무관하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투자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고 복지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불평등과 양극화 해법 “국가 재분배 기능 강화해야”

정부 재정규모와 국민의 조세 부담 수준이 한국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낮다. 세금을 더 걷고 정부 지출도 더 풀어야 한다. 정부의 재분배로 가난한 사람들, 미래 세대가 혜택을 받으면 결국 경제를 살리고, 세금을 많이 낸 부자들의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OECD와 IMF, 세계은행 같은 주요 국제기구들은 포용적 경제성장을 주장하고 한다. 이는 ‘성장의 결과를 더 많은 사람에게 배분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포용적 경제성장은 역사적 경험과 경제학자들의 축적된 지혜로부터 얻어진 대안이다.

나아가 불공정한 자본주의와 불평등도 해결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과 근로환경, 고용복지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정부가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고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고 근로장려지원을 확대하니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2014년 23.7%에서 2019년 17%까지 줄었다. 불평등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에 따라 천차만별인 임금의 수준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유럽의 독일 기업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노동자에 대한 성과 보상 격차가 크지 않다. 이런 공정한 보상 수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불평등도를 보이고 있다.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재분배율을 기록하며 경제성장도 지속하는 모범국가가 됐다.

주병기 교수는 계층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 창업의 계층사다리, 벤처와 샐러리맨의 신화, ‘자수성가’한 개천의 용이 많은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가정에서도 발달, 보육,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학교를 졸업한 청소년들이 꿈을 꿀 수 있게 취업과 창업을 통한 계층 상승의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능력 있는 기업가가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보장되려면, 공정한 자본주의와 시장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최근 높은 상승률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 보유세에 대해서 주 교수는 오히려 너무 낮았다며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보유세가 낮아 저비용으로 투자하려는 이들이 몰리고 이는 투기로 이어진다. 한국의 보유세는 OECD 국가들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공임대주택 보급 확대로 주거를 안정시키고, 소위 잘산다는 지역에 집중된 지하철과 도로, 병원, 교육시설 등 기초재에 대한 투자를 타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의 문제도 이런 투자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불평등도 빠르게 나빠졌다. 서구국가들은 복지국가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면서 불평등을 관리하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선거나 정치의 과정, 사회적 대타협의 과정을 생략하고, 불평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정부와 공공부문의 체계가 갖춰지지 못했다. 불평등이 빨라지는 것을 정부가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주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하는 것 못지 않게 불평등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민호 기자

정치경제부에서 건설, 부동산 분야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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