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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인터뷰

[베스트단체장 인터뷰] 이재수 춘천시장② "재정분권, 각 부처 움켜쥐고 있는 것 다 지방정부에 보내야"

지역 예산이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 시민의식 높아져 공무원들이 함부로 할 수 없다
춘천은 시스템복지·수당복지 대신 실질복지·현장복지
인구절벽·지역소멸 등 혁신하려면 혁명적 변화 필요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지금 7 대 3이냐 8 대 2냐는 논쟁을 넘어서는 접근을 해야 된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정부 정책사업 중에서 국가주도 사업을 최소화하는 게 지방분권의 길이기도 하고, 국가 균형발전에서 가장 새로운 길을 가는 방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4월 6일 춘천시청 시장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베스트 단체장’ 인터뷰에서 지난해 통과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해 “의의는 두고 있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분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재임 당시 전문가들과 농림부 예산을 분석해본 결과, “15조 예산 중에 6조 정도는 국가적 정책목표와 지향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접 움직여도 되지만, 나머지 9조는 그냥 지방으로 보냈어야 된다”며 “역량이 6조 정도 되는데 굳이 15조를 가지고 공무원 사업이니 정책사업이니 현실적이지 않은 사업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도권 집중이라고 하는 최악의 불균형적 구조를 다시 손볼 수 있는 방법도 바로 재정분권을 통해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2 혁신도시 이런 것 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본다”며 “실질적인 건 재정분권 제대로 해서 각 부처에서 움켜쥐고 있는 것들 다 국토, 인구수에 맞춰서 지방정부에 보내야 한다. 그런 혁명적 변화 없이는 지역이 인구절벽, 지역소멸 이런 얘기를 구호로만 떠드는 걸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중앙에서 정치 주도권을 다 가져가려고 지금 모든 걸 틀어쥐고 있다”면서 “해법은 지금 중앙정부에서 틀어쥐고 있는 예산을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순간에 대한민국에 정말 실질적인 시민주도든 지역사회 균형성이든 뭔가 아주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업들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역에 예산을 줘서 알아서 설계하게 하고, 주민들하고 그 속에서 뭘 해야 되는데 못 준다.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이라는 논리”라며 그러나 “이제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져서 관에 대한 통제 역량이 굉장히 높아졌다. 시장이나 공무원들이 함부로 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린뉴딜 같은 경우도 지역에 내려보내서 지역에서 알아서 지역 형편에 맞게 새로운 그린뉴딜을 실천해보자고 하면 해결될 문제를 부처에서 끙끙거리고 있다”며 “대통령의 뜻과 의지는 확고한데,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절대 안 놓는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강제해야 되는데 국회도 강제하기보다 지역에 주는 걸 불안해 한다”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늘고 있다는 건 다행스럽고, 그런 변화들이 시작할 조짐은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게 현실화 될까? 하는데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재수 시장은 1964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소양초등학교, 춘천중학교, 강원고등학교, 강원대학교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춘천 토박이다. 강원도 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봄내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춘천지역농업연구소 소장,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농어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제6,7,8대 춘천시 시의원을 거쳐 지난 2018년 민주당 최초 춘천시장에 당선되었다.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문화예술에 400억 증액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복지 예산도 증액이 됐나?

많이 됐다고 본다. 사실은 지역사회 복지가 예산 숨통을 조이는 결과다. 국가가 끊임없이 국민들의 복지 욕구에 부응해 어떤 새로운 복지 정책들을 설계하고, 서비스 개선안들을 내놓는다. 자기들 기준 삼아서 막 던지면 지역은 헉헉거리면서 매칭하는 것으로 간다. 

특히 수당정치라는 게 굉장히 위험한 부분이다. 이게 또 도 예산 핸들링 구조가 커지면서 자기네 조건에 맞춰서 광역단위에서도 또 수당을 막 만들어내는 수당 양산체제가 만들어진다. 무슨 수당, 무슨 수당, 수두룩하게 많이 만들어 내놓고 있다. 이게 저는 좀 불편한 부분이다. 

이게 다 대중에게 현찰을 주는 과정이라 굉장히 민감하다. 부응하지 않으면 주민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예산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이 참 많은데, 우리는 좀 다른 접근을 한다. 실질 복지를 하자는 거다. 시스템 복지, 수당 복지가 아니고 현장 복지를 하자는 접근을 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돌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자치활동과 마을주민들이 서로 결합해 이웃이 돌봐주는 방식이다. ‘선한 이웃되기 프로젝트’라고 해서 주변에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에 대해 다 조사하고, 그 사람들을 관리하고, 그분들이 어려움을 조기에 탈출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또 지속적으로 돌보는 방법을 우리가 만들고 있다. 

이런 것들을 서울에서도 눈치를 챘는지, 정부도 어르신들 돌봄 체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 춘천과 경기도 화성 두 곳을 돌봄 전환 시범도시로 만들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시범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었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다고들 이야기 한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계신데, 현 지방자치제에 대해 평가하자면?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해) 의의는 두고 있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재정분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7 대 3이냐 8 대 2냐는 논쟁을 넘어서는 접근을 해야 된다. 청와대에 있을 때 전문가들과 농림부의 예산을 분석해봤는데, 15조 예산 중에서 6조 정도는 국가가 식량 안보문제 같은 국가적 정책목표와 지향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접 움직여도 되지만, 나머지 9조는 그냥 지방으로 보냈어야 된다. 그걸 요청하고, 그 작업을 하다가 제가 내려왔다. 

자기들이 가지고 쓸 수 있는 역량이 6조 정도 되는데 굳이 15조를 끝끝내 가지고 공무원 사업이니 정책사업이니 굉장히 현실적이지 않은 사업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아주 냉정하게 얘기하면 정부 정책사업 중에서 국가주도 사업을 최소화하는 게 지방분권의 길이기도 하고, 국가 균형발전에서 가장 새로운 길을 가는 방향이다. 

수도권 집중이라고 하는 최악의 불균형적 구조를 다시 손볼 수 있는 방법도 바로 재정분권을 통해서 가는 수밖에 없다. 무슨 제2 혁신도시 이런 것 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본다. 실질적인 건 재정분권 제대로 해서 각 부처에서 자기들이 움켜쥐고 있는 것들 다 빼서 지방정부에 국토, 인구수에 맞춰서 보내야 한다. 그런 혁명적 변화 없이는 지역이 늘 인구 절벽이니 지역 소멸이니 이런 얘기를 구호로만 떠드는 걸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없다.

-예산을 지역에 안 보내서 생산적으로 안 쓰인다는 말인가.

국가가 운영을 하면 어떤 줄 아나? 자기들이 정책 설계를 한다. 사회복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우리가 ‘우산’이라고 하는데, 우산은 비를 떨구지 않나? 물이 떨어지면서 옆으로 다 새 버리고 실제 국민들한테 가는 게 없다. 현장하고 갭이 있는 설계를 하니까 문화도 그렇고, 산업경제도 그렇고, 과학도 그렇고,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 

가령 국토부에서 도시 재생사업을 하는데 공모를 한다. 공모사업을 한다고 만들어내는 사업들이 어떤 사업이냐면 놀라운 설계 역량을 갖고 있는 그룹들이 설계 잘해서, 소위 계획서 잘 써서, 그 계획서로 PT 잘하고, 그래서 눈에 들면 된다. 

지역이 도시재생해서 살아나야 되지 않나? 그런데 살아나기는커녕 돈은 어떻게 투자가 되는지 몰라도 그 속에서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거나, 지역의 생존 기반이 달라지거나, 이런 실질적인 결과물을 못 만들어낸다. 현장에 가보면 대부분 그럴 거다. 

이런 것들이 지역에다 예산을 줘서 알아서 설계하게 하고, 주민들하고 그 속에서 뭘 해야 되는데 못 준다. 그거 지역에다 내려 보내고 시장 군수 우리가 통제하지 않으면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이다, 쟤네한테 어떻게 믿고 맡기냐, 이런 논리다.

지역은 이제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져서 시민들의 관에 대한 통제 역량들이 굉장히 높아졌다.  제가 시민주권 프로젝트를 굉장히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시장이나 공무원들이 정말 함부로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중앙에서는 정치 주도권을 중앙에서 다 가져가려고 지금 어이없게 모든 걸 틀어쥐고 있다. 정치 해법은 간단하다. 지금 중앙정부에서 틀어쥐고 있는 이 예산을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순간에 대한민국에 정말 실질적인 시민주도든 지역사회 균형성이든 뭔가 아주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업들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 

지금은 서울에서 공모 만들면 전국이 다 동일한 거 만들어낸다. 다 비슷한 심사위원들이 그 기준에 맞춰서 하는 거다. 희한한 공모, 어이없는 공모가 한두 개가 아니다. 누군가가 예리한 눈으로 보면 뭐 저런 엉터리 같은 공모사업을 아이디어라고 내놓고 있냐고 한다. 

 

그린뉴딜 같은 경우도 지역에 내려보내서 지역에서 알아서 지역 형편에 맞게 새로운 그린뉴딜을 실천적으로 해보자고 하면 해결될 문제를 부처에서 끙끙거리고 있는 거다. 20조 정도를 기획재정부에서 하란다니까 각 부처별로 그린뉴딜, 이거 가지고 고민을 억수로 하는데 뭔가 뾰족한 게 그 짧은 시간에 나올 수 있나? 국민들하고 충분하게 협의하는 시간이 실제 존재하나? 탄소 제로에 대한 강박증은 있는지 몰라도, 구체적인 답을 못 내놓는다. 

왜냐면 그 사람들은 실천적으로 경험한 사실이 없다. 통계 숫자 가지고 정책을 세운다. 우리는 실제 지역에서 한다는 거다. 우리가 1억그루 나무심기 한다. 진짜 심고 있다. 이렇게 심을 때 비로소 탄소가 떨어지는 거고, 태양광을 어떻게든 지역에 더 많이 늘려내는 거다. 

우리가 자가용을 어떻게든 덜 타고, 버스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니게 하는 실천적 사업을 한다. 이 사업을 하는데 우리한테 2천억 정도 주고 해봅시다 하면, 정말 단계적이지만 10년치 계산하고 여기서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린뉴딜 실천사업들이 아주 부지기수다. 

대통령의 뜻과 의지는 확고하고 분명한데,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절대로 안 놓는다. 그럼 정치권에서 그걸 강제해야 되는데 국회는 강제하기보다는 지역에 주는 게 또 불안한 거다.

-20대 국회는 60~70분이 지방의원이든 단체장 출신이든 지방자치 출신 국회의원이다. 그런 만큼 20대 국회는 좀 바뀌지 않을까.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다행스럽고, 그런 관점의 변화들이 시작할 조짐은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게 현실화 될까? 라고 하는데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김자경 기자

스페셜 인터뷰와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질문하고, 인터뷰이의 숨결까지 전하는 생생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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