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만들어진 ‘친문체제 민주당’ 文대통령 임기말로 가면서 수명 다해, ‘재편’ 신호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7 재보궐선거 집권여당의 패배 후 최재성 정무수석을 경질하고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재성 수석은 4.7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고 이 전 의원을 후임 정무수석으로 내정했다. 문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청와대 정무석으로 내정한 것은 4.7보선 민심이 ‘민주당의 개혁 추진과정에서의 오만’에 있다고 본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이끌면서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속에서 당시 여권의 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고 이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끌어오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전언도 있다. 이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할 때 상당 기간 정치권 밖에서 정치평론가, 또는 정치 컨설턴트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러브콜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기용한 이유는 먼저 ‘친문체제의 민주당의 연착륙’과 차기 대선국면에서 ‘민주당의 재편’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의원은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당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러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의원은 한국정치지형을 잘 읽는 선거·정치 전문가이다. 특히 이 전 의원은 갈등형 개혁과제 추진에 부정적이며 현실 속에서 가능한 개혁에 치중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개혁적 의지와 개혁의 당위를 앞세우는 기성 386정치인과 다른 지점이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의 이러한 성향이 향후 당청관계 수립, 민주당의 역할 재정립 뿐 아니라 청와대의 차기 대선관리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함께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임명될 경우 가장 먼저 4.7보선 이후 민주당의 재편과정과 이어질 대선후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청 간의 의견조율을 담당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은 ‘친문체제의 민주당’의 틀을 ‘차기 대선후보 중심의 민주당’으로 순탄하게 이동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의원은 자신이 중시하는 ‘민심’의 흐름과 맞춰 민주당의 틀 변화를 만드는데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며 문 대통령의 의중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6년 총선 무렵 구축된 ‘친문체제의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퇴임 1년을 앞둔 현 시점에서 보면 5년의 수명을 다한다.
통상 권력을 창출한 정당의 경우 대통령 중심의 정당체제는 대선 국면 약 1년 전후에 만들어져 차기 대선 국면 진입 시기에 해소돼 왔다. 권력의 이동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이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내정한 배경은 ‘친문체제의 민주당’의 역사적 역할은 다했고 새롭게 형성된 정치환경에 맞춘 ‘새로운 민주당’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민주당이 차기 대선을 바라보고 2030세대를 다시 안을 수 있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정치적 가치와 비전 제시, 정책개발 등을 두고 차기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치열한 노선 경쟁을 벌여 새로운 정당의 틀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문재인 정부에서의 개혁과제 마무리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부동산 부패청산’에는 힘을 쏟겠지만 새로운 개혁과제 추진보다는 기존에 추진한 개혁을 원활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회수하는 ‘검찰개혁 시즌2’ 등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개혁과제에 대한 속도조절의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가 설치되고 국가수사본부가 만들어져 운영에 들어갔지만 아직 시작단계임을 감안해 문 대통령은 추가적인 개혁 추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 문제가 이번 4.7보선과정에서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철희 전 의원은 이른바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과 관련해 방송 등에서 바로 이 지점을 짚으며 여권에 여러 차례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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