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 맹장 끝 충수돌기에 6~9cm가량의 염증 발생
초기 통증 참으면 염증 녹고, 주변 장기에 퍼진다
"회맹 절제술까지 이어질수도"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충수염 진단을 받고도 ‘특별 대우를 받지 않겠다’며 소신을 지키다 결국 대장 일부를 잘라냈다. 24일 의료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수 내부에 있는 이물질이 복막 안으로 확산해 대장 일부를 절제한 건데, 당시 교정 당국 의료진은 외부진료를 받을 것을 이 부회장에게 권유했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수술 후 회복 중 38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흔히 ‘맹장염’이라 불리는 충수염은 맹장 끝 충수돌기에 6~9cm가량의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대장은 대변이 지나가는 길인데, 이 부위에 찌꺼기가 생기고 충수돌기에 끼면 염증이 생긴다. 충수염이 발생하면 충수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7위이기도 하다.
증상은 식욕 하락, 울렁거림, 윗배 통증 등이 대표적이다. 구토가 나오기도 해서 초기 증상에선 체했다고 오해하기 쉽다. 이 상태에서 참게 되면 미열이 발생하고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게 된다. 이 부위를 손으로 눌렀다 떼면 통증이 심해진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면, 결국 충수가 터져 천공성 복막염으로 발전하고 응급실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다. 김창우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충수염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을 받으면 항생제를 추가로 더 써야 한다"며 "상처 감염 등 수술 후 합병증이 증가하고 입원 기간도 길어진다"고 경고했다.
이 부회장은 대장까지 잘라냈는데, 충수염 발생 후 시간이 과도하게 지체돼, 충수돌기의 염증이 녹아 대장, 소장에까지 묻었기 때문이다. 염증이 충수돌기에만 발생하면 묶어서 절제하면 된다. 하지만 염증이 더 진행되고 이 염증이 녹아 맹장 주변(대장, 소장)에까지 퍼지면, 회맹 절제술을 진행할 수 있다. 소장 끝인 회장, 대장 시작인 맹장을 같이 자르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받게 되면, 설사하게 되고 영양소 흡수 장애가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김 교수는 "성인의 경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되지만, 성장기 아이들은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지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회맹 절제술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수술 당시 복막 안에 이물질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져 입원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1인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교도관 4명의 순환 감시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1회 면회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진 보호자 등 면회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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