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 등 28개사 마이데이터 본허가…주요 전략은 자산관리·상품 추천

은행과 카드사 등 28개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든다. <사진=픽사베이>
▲ 은행과 카드사 등 28개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든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손 안의 금융비서’라고 부르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28개 금융사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내줬다. 국민·신한·우리·농협·SC제일은행 등 은행 5개사와 국민·우리·신한·현대·BC카드 등 카드 5개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 14개사 등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본인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별도 인허가를 받으면 금융상품과 투자 자문, 대출 중개, 신용정보업 등 다양한 업무를 겸영할 수 있어서 은행과 카드 등 금융사의 ‘미래 먹거리’라고 부른다. 그런데 본허가를 받은 금융사들은 어떤 마이데이터 사업 전략을 갖고 있을까?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자산‧지출관리 앱 ‘KB마이머니’를 통해 마이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 서비스’와 ‘자동차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앱에서 자신의 신용평점을 같은 연령대‧성별과 비교하고, 평가기준 등 상세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소득 추정 모델을 토대로 소득 위치‧연령 기준별 권장 소비액 같은 개인 신용 구매력 정보를 정리해 받아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장 직속 ‘마이데이터플랫폼단’을 신설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플랫폼단은 서비스 기획, 개발 등 마이데이터 사업의 전 단계를 수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플랫폼단은 현재 은행 내외 전문인력 공모 및 채용을 진행 중”이라며 “마이데이터 플랫폼 및 서비스 구축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전략에 대해 “고객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유통, 통신 등 타업종과 데이터 제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계열사 등 외부 제휴업체 채널을 통한 마이데이터 콘텐츠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부터 앱 쏠(SOL)에 마이데이터를 적용해 고도화한 ‘MY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MY자산은 2019년 10월에 출시한 통합자산관리 서비스다.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연금 등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금융자산 관리를 돕는다. 신한은행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취득하자 서비스 고도화를 예고한 바 있다.

고도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를 활용, 기존 스크래핑 대비 다양한 업계의 정밀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분석을 정교화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편적인 상품 추천이 아닌 생애 전반의 자산을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종합 금융상품 솔루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론 자산 범위를 확장해 전통 금융자산부터 실물자산, 디지털 자산까지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정보계좌 업무를 선보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부터 앱 ‘올원뱅크’에서 ‘내차정보관리’, ‘정부지원혜택’ 등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차정보관리는 본인 소유의 차량 번호를 등록할 경우 차량정보(차량원부, 시세 등) 및 운전정보(벌점, 범칙금, 사고내용 등)을 한 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정부지원혜택은 공공데이터를 연계해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지원혜택 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농협특화 데이터거래소(ADX) 및 농업CB를 구축할 것”이라며 “범 농협데이터, 농업 및 농촌의 광범위한 데이터 등을 활용한 플랫폼을 만들어 농업경제활성화와 영농지원 강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대면과 비대면 채널에서 고객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바일 앱과 연계해 비대면 채널을 운영하고, 디지털 매체에 취약한 농촌지역 거주 고령층 등을 위해 영업점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대한 소비‧결제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우선 신한카드는 오는 8월 ‘인공지능(AI)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일상 속 소비 관리와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 관리 등을 AI를 통해 제공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 회원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 자산관리 경험을 모바일 기반의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전략에 대해선 “신한페이판 앱 하나로 토탈 금융 서비스는 물론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개인별 비금융 혜택까지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신한카드가 추구하는 마이데이터의 핵심 가치 ‘오너십‧연결‧확장’을 통해, 또 업권 최고의 빅데이터 및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금융‧라이프 큐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했다.

KB국민카드도 자산관리로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KB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 ‘리브 메이트(Liiv Mate)’를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 중심으로 전면 개편, 최근 ‘리브메이트 3.0’을 선보였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 소비 패턴에 맞는 혜택을 연결해주고, 금융 자산 현황과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 및 조언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다”며 “은행과 카드, 보험, 증권 등 130여 개 금융기관의 금융자산정보를 연동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마이데이터 관련 자산조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은행 계좌와 카드소비 지출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카드사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고객의 데이터, 신용데이터에 대한 관리 노하우를 활용, 플랫폼화를 통한 전반적인 금융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과 유통, 의료 분야 등을 포함한 생활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결제서비스를 통합한 종합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롯데카드는 이달 중 금융당국에 마이데이터 사업 2차 예비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예비허가를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 고객에게 편리한 카드 서비스 이용 및 맞춤형 금융생활 조언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 신사업 발굴 및 추진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관련 제반 사항을 검토 중이며, 연내 새로운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이다. 또한 전략 가맹점, 핀테크 업체 및 외부 페이먼트 사업자와의 제휴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제휴를 통해 파트너로서의 연결성 및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고 구체적인 마이데이터 산업으로 확장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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