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74만곳 소상공인·소기업...절반가량에 보증 지원"
창업클리닉 등 소상공인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소상공인종합지원사업'도 진행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해당 지점은 홍대거리 등 마포구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한다. <사진=김현우 기자>
▲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해당 지점은 홍대거리 등 마포구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한다. <사진=김현우 기자>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김미현 기자] "열정만으로 버텨내기엔 한계가 있다. 소상공인의 조력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서울시에는 7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상인)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은 이들의 꿈과 희망, 열정에 비구름을 몰고 왔다.  

상인들은 "재난지원금 지급 소식도 이제 반갑지 않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호소하며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확진자뿐만이 아니라 상인들의 마음도 감염시켰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만 정부 지원 재난지원금 지급이 3차례나 진행됐다. 이제 4차 재난지원금도 지급할 예정이지만, 상인들은 "재난지원금이 최대 500만원 내에서 이뤄진다는데, 이 금액으로는 임대료 등 운영비 지출을 따지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입을 모았다.  

‘벼랑 끝에 선’ 이들은 평균 매출액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5~6년이 걸린다며 재난지원금 등 금액적인 지원 외에도 차선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내부. 해당 지점은 홍대거리 등 마포구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한다. <사진=김현우 기자> 
▲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내부. 해당 지점은 홍대거리 등 마포구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한다. <사진=김현우 기자> 


벼랑 끝 유일한 희망 ‘출연금 지원’

상인들의 곡소리에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도 팔을 걷어붙였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소기업 등 규모가 작은 사업체는 대부분 신용, 담보 등 대출에 필요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많다.

서울신보는 이들의 신용을 보증하고, 장기 저금리로 사업자금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오직 ‘소상공인’을 위한 기관인 셈이다. 서울신보에서 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하면 소상공인들은 이를 담보로 제공한다. 이후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박장혁 서울신보 마포지점장은 "현재 서울시에 소재하는 소상공인과 소기업은 대략 74만곳이 있는데, 그중 대략 50% 정도를 보증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보증하는 업체의 95%가 열악한 소상공인이다. 우리는 사회안전망 역할도 하는 셈이다. 이것이 (서울신보가 설립된) 태생적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보는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에 부닥친 상인들이 늘면서 더 바빠졌다. 서울신보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지난해에만 서울신보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한 보증공급 금액은 5조 1249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1조 8780억원) 3배 가까이 뛴 수치다. 

박 지점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보증받은 금액과 함께 보증 건수도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라며 “지난해 (서울신보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5배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소상공인을 위해 신한은행도 지난달 25일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서울신보에 70억원을 특별 출연했다. 이에 더해 서울시도 지난 1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장기간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자금을 지원했다.  

박 지점장은 "올 1월, 서울시에서 약 1조 원의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이용한 특별운전자금을 지원했는데 벌써 소진됐다. 그만큼 자금 수요(대출량)가 많았던 것"이라며 "또 앞으로도 (이런 지원이) 있을텐데 은행에서 담보를 요구할 때 서울신보를 통해 신용보증을 동시에 지원받으면 더욱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 홍보 포스터. <사진=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 신용보증재단 홍보 포스터. <사진=서울신용보증재단 마포지점>


한계에 부딪힌 지원금 지원 "변화가 필요할 때"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는 ‘숨통이 트일 기회’다. 현재 상황에서 상인들에게 오아시스는 서울신보다. 

코앞에 닥친 폐업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신용보증 대출‘. 급한 불 끄기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신보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영 지원업무도 병행한다. 낡은 간판을 교체해주고, 마케팅·홍보 등에 약한 상인들에게 전문 교육도 지원한다. 

박 지점장은 "대출·신용보증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업무도 진행 중이다. 창업부터 폐업으로 인한 가게 정리 작업까지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보에서 기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소상공인종합지원사업’을 통해 창업지원, 소상공인 교육, 멘토링, 경영개선 지원, 자영업 클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지점장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한 마케팅, 매장 연출, 세무 관리 등 전문적인 컨설팅(전문가가 고객을 상대로 상세하게 상담하고 도와주는 일)이 필요한 상인들이 있다"며 "이런 분들은 서울신보에서 운영하는 관련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분야별 전문가가 선별돼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박 지점장은 폐업하는 업종에는 세무 신고 절차 등의 지원도 한다며 “조금 더 안정적으로 폐업을 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재창업이나 재취업 관련해서도 교육을 지원한다. 원상회복 비용 또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보.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 흐름 속에서 '도전'의 길에 서 있었다. 

박 지점장은 "지금은 변화의 최전선에서 넘어가는 때다. 이제 지원금만 준다고 (소상공인들이) 살 수 없다"라며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 사업 활동 등 각 지역에 맞는 지원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25개 신용보증재단이 지역밀착사업을 위한 경영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작정 창업하는 시기도 지나갔다. 경쟁이 심한 업종. 이미 바닥을 치고 내려온 업종 등을 피해야 한다"라며 "우리가 지원하는 창업 교육도 현재 추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컨설팅을 받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으시는 분들도 많다. 창업 전에 이런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하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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