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2월23일 "대선 전초전 4.7 보궐선거 향방"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현재 대선주자에서 확연하게 달라진 게 이재명 1강 구도가 됐다는 점이다.

차재원 : 이재명 지사가 상당히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흘러갔고, 그 국면을 본인 스스로의 정치적 특장점을 잘 활용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있다. 그 두 개가 맞아떨어진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을 할 때 무상교복과 같은 소위 복지체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서 상당히 어필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본인이 제시했던 기본소득이 보편적 형태의 1차 재난지원금으로 시행되면서, ‘이재명의 정책이 진짜 실현 가능할 수 있구나’ 라는 희망을 줬다. 기본소득 자체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지만, 코로나 때문에 민생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일자리가 없고 먹고 사는 것이 막막한 상황에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공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거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에 의해서 인간의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거기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방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앞서간 측면들이 있는 거다.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이슈를 선점하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견제하는 목소리들이 오히려 이재명을 더 돋보이게 하는, 그런 것이 결국 지금의 독주 체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능구 :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주자를 포함한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을 공격하고 있는데, 그것과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정서하고는 다른 것 같다. 방금 말씀하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정운영, 이런 부분에서 기본소득이 미래의 리더십을 느끼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는 것 같다.

홍형식 :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가 20일부터 23일까지 1,01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응답률은 5.3%고, 유선 20%, 무선 80%, 전화면접과 ARS 혼용방식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적임자냐고 하니 이재명은 32.1%, 이낙연 16.6%, 정세균 6.6%다. 2주 전에는 심상정을 포함해서 여권으로 물었고, 이번에는 심상정을 빼고 민주당만 물었다. 심상정 지지율이 2%대였으니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는데, 2주 전에 비해서 세 사람 다 지지율이 올랐다. 그건 민주당 내 대권 레이스는 제 3의 후보보다 세 사람 위주로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29%에서 32.1%로 더 탄력을 받고 있고, 이낙연 대표도 소폭 상승, 재미있는 건 정세균 총리가 2주 전에 5.1%로 처음 5%를 넘었는데 이번에 6.2%가 나와서 앞으로 정 총리 지지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봐야 된다.

여야 후보를 같이 포함해서 물어본 결과는 조금 다른 조짐을 보였다. 이재명 지사는 2주 전에 27.3%에서 27.0%으로 현상유지 정도다. 반면 윤석열은 20.3%에서 18%로 2.3%p 떨어졌고, 이낙연은 13%에서 14.9%로 1.9%p 올랐다. 그 다음 홍준표와 정세균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이번 조사기간 중에 제일 크게 논쟁이 벌어졌던 게 여권후보들간에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문제다. 그것이 여권 내에서는 이재명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 국민 전체로 놓고 보면 유리한 것인지 저는 장담을 못 하겠다. 그리고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은 홍준표의 지지율로 연관이 된 것 같다. 여권 두 사람은 미미하게 올라왔는데 이낙연은 2주 전에 좀 떨어진 것을 회복했고, 정세균 후보가 여야 전체로도 5.8%까지 나왔다. 보통 지지율 5%를 마의 벽이라고 표현하는데, 정세균 총리가 이후 5%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면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지 않겠나 보인다.

황장수 : 이재명의 지지율로 보면 외부 변수가 없이 내버려 둔다면 여권의 후보가 될 거라고 본다. 문제는 여야를 합쳤을 때 이재명의 지지율이 30% 넘는 게 거의 없다. 이재명 지지의 확장에 상대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 이재명 본인의 컬러를 열렬히 지지하는 층도 있지만, 어떤 진영에서는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과연 친문들이 이재명을 대선 후보로 만들겠느냐고 봤을 때, 현재까지 그들의 논리적 일관성으로 보면 안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다른 후보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고, 만약에 여의치 않다면 차라리 국민의힘 당에 개헌 카드를 던질 수도 있는데, 야당이 패배주의에 젖어있는 지금만큼 좋은 여건이 없다.

이재명의 지지율이 만약 지금 저 정도에서 더 높아진다면 여권에 경보가 울릴 거고, 힘이 빠지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이재명을 견제하는 일들이 시작될 것이다. 문 정권의 성격으로 봐서, 이재명을 인정해주고 현역 대통령은 갈수록 힘이 빠져서 어느 순간 무기력하게 상황을 그냥 따라가는, 적어도 이런 경우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문 정권과 이재명의 관계는 여권 내부에서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한편으로는 이낙연 당 대표가 언제쯤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인가를 유심히 봐야 되는데, 지난 19일 청와대가 아마 전당대회 치르고 나서 처음으로 민주당 지도부를 초청 했다. 거기에서 이낙연 대표한테 문재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덕담의 최고치를 다 했다.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잘 이끌어줘서 감사하다. 그래서 이낙연 대표 측근들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정한 거 아닌가, 결심한 거 아닌가 라는 이야기도 이곳 저곳에 하고 있다고 들었다.

여하튼 이낙연 대표한테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른 어떤 대선후보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보궐선거 승리로 가장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이낙연 대표다. 당 대표로서 후보 선출과 공약을 지원하고, 3월 초면 당 대표를 그만두고 재보선 현장들을 훨훨 날아다닐 거다. 한편으로 국가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고, 개혁 입법의 성과와 함께 신복지 체계나 상생연대 3법 등을 주도해나가며 정책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반등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여전히 이재명 지사에 비해 기본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제시하고 공감하게 하는 부분들이다. 신복지 체계를 이야기했는데도 그 반향이 거의 없다. 재난지원금이나 기본소득에서는 조금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재명 지사와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한테 제대로 어드바이스하는 당 대표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잠깐 말씀드렸지만 ‘황희 장관 같은 경우는 다시 재고하셔야 된다’와 같은 일을 했더라면, 그거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앞으로 남은 기간이 보름 정도인데 이미 시기는 다 지나간 것 같고, 국회에서 입법 성과와 새로운 정책 대안,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차재원 :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오늘 이재명 지사가 내놓은 게 있다. 의사협회가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해서 파업하겠다는 데 대해서, 이재명 지사는 간호사를 비롯해서 다른 의료인들이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예방주사도 놓고, 개체 검진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걸 던졌다. 이런 것을 보면서 역시 이재명답다는 생각을 했다. 백신접종이 막 시작되려고 하는데 의사들이 사실상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이야기하는 것에 국민적인 분노가 높은데, 이 지사는 이런 대목을 제일 먼저 치고 나온 것이고, 단순하게 의협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대안을 냈다는 거다. 이낙연 대표한테는 없는 이런 정치적 순발력이 두 사람의 차이를 가로지르는 거다. 또 간호사한테도 주사 놓게 하자는 것이 의료 포퓰리즘이라는 욕도 듣겠지만, ‘나는 국민생명의 지킴이고, 그래서 그런 건 간단히 뛰어넘을 수 있다’ 라는 식으로 계속 이슈를 몰아간다는 거다. 제안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렇게 정치적 기회가 왔을 때 이슈 만들고 끌어가고 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진짜 탁월하다는 거다. 물론 한국 정치에 있어서 위험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대권 레이스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이낙연 대표도 어떻게 이러한 부분을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김능구 : 요즘 좀 부진하지만 골프계의 여왕으로 등장했던 박성현 선수의 별명이 남달라다. 다른 선수하고는 뭐든지 달랐다고 하는데, 정말 이재명 지사는 남다르다. 제가 알기론 이낙연 대표도 의사협회 조직 이기주의에 대해서 비판은 한 걸로 들었는데, 국민들은 그걸 모르고 거기에 대한 반향도 없다.

이재명 지사는 딱 맞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 부분들을 그냥 순발력으로 봐야 될지, 아니면 정말 국민을 늘 생각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해법의 아이디어들이 계속 넘쳐나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 간호사가 주사를 놓는 건, 제가 살아오면서 간호사한테 주사 맞았지, 의사한테 주사 맞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차재원 : 의료법상으로는 의사가 처방전을 내리고 그 감시감독하에 하는 건데, 일반 사람들은 ‘간호사 주사 놓는 거 맞잖아’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거다. 근데 이 부분을 절묘하게 자기 정치적인 테마로 만들어간다는 거다. 이게 참 탁월하다.

홍형식 : 그런데 한 가지 셈법을 잘 생각해야 된다. 그런 식의 탁월함이 사실 DJ보다 YS가 뛰어났다. 그런데 YS가 막판에 왜 무너졌을까. 매번 개혁 하나하나가 참 절묘했다. 토지공개념, 하나회 문제, 역사 바로세우기 등등.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보면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외연이 확장되는 게 아니고, 그 논쟁에서 결정적으로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생겼다. 조금씩 조금씩 매번 논쟁에서 떨어져 나가다 보니까 실제 막판에는 YS지지율로 남는 게 손바닥만하게 줄어들었다.

이재명의 모습이 신박하고 굉장한 정치적 감각이 있는 건 맞는데, 과연 저것이 파이를 키우는 전략인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이 과정에서 아마 의사 집단들은 돌아설 것이다. 한 번 씩 논쟁을 벌일 때마다 그런 집단이 하나씩 발생한다는 거다. 현실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하나의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게 되는데, 이재명의 화법은 항상 그런 식이다. 그런 양면성을 잘 봐야 한다.

황장수 : 충성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말기로 가면서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이번 신현수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경향신문 같은 데는 신현수가 마치 범법을 한 듯한 기사까지 났다. 이렇게 충성도를 따지다가 어느 순간 위기가 닥치면, 통치에 있어서 통제 능력을 상실해버리는 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여권은 정치를 상식적으로 해가는 부분을 좀 배워야 한다. 매사를 친문이 기획해서 가는 부분에 대해 국민의 염증이나 환멸이 올 수도 있고,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이재명 같은 정치인이 어느 정도 자생력이 있겠지만, 문 정권이 만약 실패로 규정되면 이재명도 대안이 되기 어려울 거다. 이재명 식의 정치가 국민들한테 지지받을 수 있는 대안이 맞는가 고민도 필요하다. 여권 내부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재명이 나오면 오히려 상대편 대선후보가 좀 편할 수 있는 소지도 있다고 본다.

김능구 : 한길 조사에서 여권 대선구도는 이재명, 이낙연에 이어서 정세균 총리가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했는데, 정세균 총리는 대통령 빼고는 다 해본 사람으로서 자질면에서는 다들 인정하는데, 이분 역시 국민들의 반향, 지지도가 뜨지 않는다.

차재원 : 정세균 총리는 주식투자로 보면 ‘저평가 우량주’ 같은 느낌이 분명히 있다. 반면에 ‘미래가치 측면에서 뭔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정 총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만약 이낙연 대표가 4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서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면, 그 대안의 첫 번째로 꼽힐 인물은 아마 정 총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중요한 사실은 만약 이낙연 대표의 대선 가능성이 무너진다면 이재명의 독주세가 이재명 대세론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고, 그 경우 정세균 총리가 따라잡을 수 없다. 바로 그런 우려 때문에 임종석을 비롯해서 이재명에 대한 여권 내의 견제가 나오는 것이다.

사실 이낙연, 정세균, 임종석 이 사람들이 지금 공통적으로 이재명 지사에 날리는 견제구는 쉽게 말해서 포퓰리즘이다. 앞서 홍 소장님이 말씀하셨다시피 사실 YS때의 편가르기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그런 부분들을 강조해서 이재명의 정치적 고립을 노리는 측면도 있고, 특히 임종석 전 실장 같은 경우는 이재명 지사한테 낙인을 찍게 하는데, 옛날 표현을 빌자면 싸가지 없는 진보다. 정치인에게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말과 태도라는 것이고, 이재명 지사가 그런 모습을 갖고 있다고 일종의 프레임을 찍는 거다. 그 만큼 이재명의 독주세가 견고하다는 뜻인데, 이재명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이상 정세균 총리가 후발주자로서 이낙연 대표의 공백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시간상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능구 : 한 달 뒤 서울과 부산의 선거결과에 따라서, 대선도 이재명 지사가 1강을 넘어서 대세론으로 갈지,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총리가 새로운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봐야 되겠다. 민주당에 하나만 더 짚어보자. 대선후보 확정시점의 연기론이 솔솔 나오는데 당 지도부는 다 부인했다. 지난번에 5월 9일 선거가 있었고, 인수위 두 달 치면 내년 3월 9일에 대선이 있다. 민주당은 당헌에서 180일 전에 후보를 뽑게 되어 있어서 6개월 조금 더 남았다. 체감은 별로 없는데 대선후보 결정이 굉장히 가까이 왔다. 당 내에서는 국민의 힘은 120일 전인데 그 두 달 전에 미리 후보 뽑아서 될 일이냐고 하는데, 지도부는 변경불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홍형식 : 야권의 상황을 감안하면 유동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임기가 끝났을 때 어떤 행보를 취하는가이고 그것이 8월에 등장할 텐데, 여권 입장에서도 상대방 패를 보고 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일찍 후보를 정한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민주당이 대권 후보 정하는 시기를 늦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해 보인다.

차재원 : 이번 재보선 관련해서 후보 내냐 마느냐를 당헌 투표로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원이 원하면 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결국은 아마 이번 4월 보선 결과에 의해 좌우될 거다. 여권이 승리했을 경우 야권은 나름대로 재편되고, 물리적으로 후보 선출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면 여당만 후보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야권이 승리할 경우에는 여당 자체 내의 재편도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주세를 갖고 있는 이재명 쪽에서 반발이 있겠지만, 이낙연으로 대표되는 현 체제가 재보선에 졌을 경우 본인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본인 입장에서 무조건 현재 룰대로 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 욕심으로 비칠 수 있다. 이재명도 기존 일정을 고수해야 된다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기 가능성이 높을 거다.

황장수 :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지게 되면 김종인 체제는 와해될 거고 야권 내부가 크게 분열될 거다. 혼란스런 상황들이 전개되면서 여권은 내년 대선을 이길 확률이 80, 90%라고 생각하게 될 거다. 그러면 이재명 입장에서는 좀 불리해진다. 문재인의 장악력이 임기 말까지도 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11월로 넘어갈 거다.

만약 두 군데 다 야권이 이기는 일이 발생한다면 여권에는 큰 충격이 될 거다. 그러면 현재 여권의 둘러싸고 있는 핵심들의 힘이 무너질 거고, 이재명도 서서히 본인의 페이스대로 갖고 갈 거다. 실제 친문 쪽에서 이재명을 제거한다거나 하는 동력도 무너지면서 여권도 이재명 쪽으로 급속히 재편돼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이겨야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냐, 문이 강한 거냐고 봤을 때, 문 쪽이 더 강할 수 있다. 아마 이번 에서 여권이 이기게 되면 모든 일정이 여권 권력 핵심의 뜻대로 굴러갈 거라고 본다.

김능구 : 야권을 좀 보자. 조사에서 보듯이, 윤석열의 지지세가 하락하고 있지만 야권 1위를 고수하고 있고 홍준표 의원이 완만한 상승추세인데, 사실상 야권의 대선후보는 여전히 부재상황이 지속된다고 볼 수 있겠다. 재보선의 결과가 이후의 정치일정에 중요한 것은 분명한데, 제가 생각할 때 야권이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야권의 정계대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황장수 : 야권이 이기게 되면 아마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강해질 거다. 자기가 킹메이커로 당 대표 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야권이 지게 되면 야권발 개헌세력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 이제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으니 여권을 설득해서 개헌을 하자. 그래서 김무성과, 이재오 등 친이 개헌 세력들이 야권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고, 일부 충청도 세력은 윤석열에게 줄을 서려고 당을 깰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나중에 대선에 가서는 합쳐질지 모르지만, 야권은 분열하고 각자도생할 가능성이 크다.

홍형식 : 야권이 이긴다 진다의 기준을 어떻게 봐야될까? 서울시장 선거를 국민의힘이 이긴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본선에 가서 이겨야 된다.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경선에서 탈락하고, 안철수가 이기든 지든 하게 되면 사실상 국민의힘은 패배가 된다.

국민의힘이 본선에서 이기면 국민의힘은 힘을 받고 현 체제로 대선까지 가려 할 거다. 그러나 안철수와의 야권 단일화에서 패배를 해버리면 선거도 가기 전에 당은 동요할 수 있다. 또힌 단일화 된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외형상 야권의 승리이지만 국민의힘은 주도권을 상실하고 이후 선거에서 국민의힘 중심, 보수 중심의 힘은 점진적으로 소멸하게 되지 않을까 본다.

차재원 : 저는 세 가지 변수가 있을 거라고 본다. 첫 번째는 서울시장 보선 변수다. 야권이 승리한다면 현재 지지율 추이로 보면 안철수 쪽으로 단일화 돼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에 승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예를 들어 국민의힘 쪽에서, 우리가 힘을 보태서 됐고 단일화 과정에 정치적 지분이 더 크기 때문에, 김종인 대표가 계속 킹메이커를 할 거라고 우긴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시장이 되면 사실상 판을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데, 안철수는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또 하나 안철수로 승리하고 난 이후에 야권은 국민의힘 중심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예를 들어 제 3지대 중심으로 헤쳐모여가 된다면 국민의힘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국민의힘에서 침묵하고 있는 적지 않은 의원들이 김종인 카드를 버리고 헤쳐모여 식으로 갈 수도 있다. 이 부분도 지켜봐야 될 대목이다.

두 번째는 윤석열 변수다. 윤석열이 뉴스의 관심에서 멀어지다 보니까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야권 1위라는 점은 대권의 상수로 자리잡았다는 소리다. 윤석열이 7월 이후에 진짜 대선에 뛰어들 경우에는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윤석열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도 야권의 모습이 좌우될 것 같다.

세 번째는 기존의 후보들 홍준표, 유승민이다. 홍준표 같은 경우 아직까지 국민의힘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주도권을 잡아갈 것인가. 그리고 유승민 입장에서는 원외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야권의 앞에는 이런 세 가지 변수가 있다.

김능구 : 야권이 승리를 해도 안철수 후보로 승리를 했을 때는 국민의힘은 불편한 게 있을 수밖에 없고, 당에도 어떤 변화를 촉구할 수밖에 없다. 졌을 경우에는 황 소장 말대로 어떤 대안을 생각해야 된다. 이대로 대통령 선거를 가서 또 지는 상황이 명확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는 정치세력화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제가 정계 개편을 이야기한 것은, 보선을 지든 이기든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이기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정말 새로운 보수의 탄생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 총선전에 보수통합은 있었지만, 실제로 그건 너무나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계가 분명했다. 제 생각은, 이번에는 말로만 반문 연합이나 반문 연대가 아니라, 예를 들면 진중권 교수 같은 사람이 보수 대선후보 캠프의 대변인이 될 수 있는 그 정도의 변화, 다시 말해 보수세력의 정계 대개편으로 모두가 거기에 모이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다. 허접한 수구라고 표현될 만큼의 ‘보수 DNA가 얼마나 혁신적으로 바뀔 수 있는가’라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그러한 보수 대개편이 내년 대선 승부를 결정짓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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