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김능구의 정국진단, 오늘은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님을 모시고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대권구도의 흐름과 의미, 변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으로 매월 3주차에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란 이름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직접 자기 소개를 하시죠.

이강윤 저는 동아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방송판 한겨레라고 할 수 있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에서 보도편집 담당 이사를 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4년 정도 공무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의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능구 선배와 함께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김능구 새해 들어 정치권의 관심이 4월 재보궐선거에 쏠려있지만, 1년 앞으로 다가선 대선의 흐름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SBS 의뢰, 입소스 조사, 2월 6일-9일
▲ SBS 의뢰, 입소스 조사, 2월 6일-9일

가장 최근 발표된 것이 2월 6~9일 SBS가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인데, 이재명 28.6%, 이낙연 13.7%, 윤석열 13.5%입니다. SBS가 신년여론조사로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에 이재명 지사는 5%p 상승, 이낙연 대표와 윤석열 총장은 각각 3%p와 5%p 하락했습니다. 그야말로 이재명 1강 체제가 뚜렷해진 느낌인데, 다른 여론조사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KSOI, 1월 22일
▲ KSOI, 1월 22일

이강윤 주기적으로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하는 기관들의 결과는 대동소이합니다. 제가 소장으로 있는 KSOI 조사는 매월 이루어지는데, 1월22일 조사결과는 이재명 26.2%, 윤석열 14.6%, 이낙연 14.5%였습니다. 지난 해 12월과 비교해서 이재명 상승, 나머지 두 후보의 하락 추세가 동일합니다.

한국갤럽, 2월 2일-4일
▲ 한국갤럽, 2월 2일-4일

한국갤럽이 2월 2~4일 조사한 결과는 이재명 1강 구도를 더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재명 지사가 27%, 이낙연 대표 10%, 윤석열 총장 9%입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이재명은 7%p의 상승, 이낙연은 6%p 하락, 윤석열 역시 4%p 하락했습니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19% 동률의 양강구도를 보이던 여권 두 주자가, 이제 두 배 이상의 격차로 벌어졌습니다.

결국 최근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흐름은 이재명 지사의 약진과 나머지 후보군의 정체나 하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능구 이재명 지사 독주의 배경은 상대 후보군과 이재명 본인,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먼저 이재명 지사 상승세의 동력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지난 해 1월 갤럽 기준으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3%였습니다. 그것이 올해 2월엔 27%까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지율 그래프를 보면 세 번 정도의 변곡점이 보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5%미만의 군소 후보군에서 단숨에 10% 이상의 유력후보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 작년 3월입니다. 코로나19 초기, 대구 신천지발로 처음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이재명 지사가 보여준 행정가로서의 결단력, 실행력이 국민들에게 새삼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여의도 정치인들처럼 좌고우면하지 않고 행정명령을 동원한 과감한 방역조치와 민생 대책을 실행에 옮겼고, 그 결과는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주자 중 한명이었던 인물을 확실한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잡게 했습니다.

두 번째는 작년 7월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이었습니다. 이재명 지사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였다고 했는데, 그 판결로 그를 옥죄고 있던 족쇄가 풀리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바로 다음 달인 8월부터, ‘독보적 1위 이낙연’ 구도가 ‘이낙연-이재명의 양강 구도’로 바뀌게 됩니다.

세 번째 시점은 작년 12월인데,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을 비롯한 ‘이재명표 정책’으로 이슈선점 효과를 극대화해 가는데 비해, 다른 후보군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가져오게 됩니다.

상승추세의 변곡점을 말씀드렸는데, 이재명 지사가 부각되는 원인에서 경기도지사라는 직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앙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메시지의 선명성을 확보하고 자신만의 정치적 브랜드를 키워가는데 유리한 조건이고, 이 지사는 이것을 최대로 활용하는 느낌입니다. 특히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를 자신의 확고한 지지기반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시도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8개월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취임 초기 최하위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도정의 성과를 경기도민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보입니다. 갤럽 조사결과를 보면 경기·인천 지역의 대통령후보 이재명 지지율은 40%를 넘어섰습니다. 이전의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지사 등은 경기도지사 직책이 대선후보로 나서는데 상당한 결점 요소로 다가왔었는데, 이재명 지사는 그것을 완전히 역전시켰다고 봅니다.

이강윤 여의도 정치 시조새 답게, 잘 짚어주신 것 같고 많은 부분 공감이 갑니다. 사실 지난 1년 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앞으로 상당한 정치학적 연구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큰 흐름을 짚어주셨으니, 저는 지지율 상승의 원인을 최근의 상황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독자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실행에 옮기면서, 이른 바 기본소득 논쟁에서 일단 대중들의 ‘정서적 지지’를 획득했다고 보입니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까지 반박성 발언이 나왔지만, 기본소득 자체가 실증적인 논란을 필요로 하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논쟁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이미 대중의 정서는 이 지사 주장 쪽으로 기울어지는 양상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안은 이재명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즉각적 실천과 돌파력’을 재입증하면서, 대중에게는 ‘과연 이재명’, ‘사이다 이재명’의 이미지를 가일층 강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지지율 추이를 보면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이낙연 대표에게 몰렸던 지지세의 일부가 거의 고스란히 이재명 지사에게 옮겨간 측면이 매우 강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이 대표 지지에서 빠진 2%가 중도층에 머물지 않고 직접 이 지사에게 간다고 보면 결과적으로 4%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인데, 이것은 어마어마한 수치의 변동을 가져오게 됩니다.

최근 갤럽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지지층의 40% 이상이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40대 연령층의 지지율도 40%에 가깝습니다. 이른 바 친문, 대통령 핵심지지층이 이재명 지사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쌓여진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의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가고 있는 단계라고 분석할 수도 있고, 이것이 이재명 1강의 흐름을 끌어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낙연 당대표<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당대표<사진=연합뉴스>

김능구 이재명의 상승세가 단순한 현재 1위 보다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이낙연 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해 8월 60.77%라는 유례없는 지지율로 당대표에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7개월로 제한된 당대표지만 ‘대권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돌아본 결과는 당대표 직이 이 대표에게 독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여당 대표라는 직책은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인 이낙연 자기만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직을 수행하는 동안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과의 관계에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현재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이른 바 추-윤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사태해결을 주도하지 못했고, 특히 올해 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은 결정적인 정무적 판단 착오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대권 지지율은 10%대 초반으로 급락한 상황입니다.

현재 2월 국회를 통해 개혁입법의 완수와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등 코로나 민생이슈를 주도하고 있고, 이익공유제, 국민생활기준 2030 등 아젠다를 던지고 있지만, 이낙연 개인에게 돌아오는 반향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 ‘이낙연 대표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강윤 물론 이낙연 대표에게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기회는 있습니다. 대선은 1년 1개월 정도 남아있는데 결코 짧지 않은, 변화가 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낙연 대표에게 여러 가지 여건이 쉽지 않은 양상인 것도 사실입니다. 당 대표로서 스스로의 입장 정리와 발언 하나, 작은 행보에 이르기까지 제약이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민주당의 실책이나 당 소속 의원들의 실언 등도 거의 고스란히 당 대표에게 돌아갑니다. 개혁입법을 상당 수 통과시켰고 또다른 진전도 있지만, 대중들은 아직 거기에 큰 점수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당대표 직의 수행이 적어도 플러스가 되지 못한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대표 이낙연에게도 분명한 기회는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 대표로서 후보를 잘 고르고, 선대위원장으로서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면, 대표직 수행을 플러스 요인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대표직에서 물러나 대선후보 정치인으로 돌아간다면 또다른 양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와 본격적인 각을 세우면서 본인의 특장점을 차곡차곡 발휘해 가면 기회가 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유력한 상대인 이재명 지사가 현직 도백으로서 정치활동의 운신 폭에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 당 대표 직을 내려놓은 이낙연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정책과 정치라는 양 측면에서 ‘이낙연의 시간’은 충분하고 그 시간을 십분 활용한다면, 그리고 민주당 내 지지세력 분포를 감안한다면, 이낙연에게 기회는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국민들이나 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거부감’이 적다는 것은 매우 큰 강점으로 보고 싶습니다. 이른 바 친문 세력이 마지막에 전략적으로 이낙연을 선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씀은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김능구 제가 보기에는 이낙연 대표가 호남 대통령을 바라는 호남의 민심을 온전히 회복시키고, 본인의 정치 아젠다와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을 과감하게 제시하면서 그 가운데에서 문재인 정부와 일정 정도 차별화를 시도한다면,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친문 세력들이 전략적인 최종 선택을 한다면, 반드시 지지율이 상승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결국 이낙연 대표한테 주어진 것이고, 참모들과 함께 본인의 냉철한 판단으로 이 난국을 어떻게 제대로 돌파하느냐, 일단 재보선 결과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이강윤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만 스타일의 대혁신, 대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왼쪽부터) 박근혜 전대통령,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연합뉴스> 
▲ (왼쪽부터) 박근혜 전대통령,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연합뉴스> 

김능구 과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경험에서도 보면, 대권주자가 집권여당의 당 대표 위치에서 스스로의 색깔을 유지하고 지지율을 지키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당시 김무성 당 대표도 여론조사 상 대선주자 1, 2위였습니다. 하지만 30시간 법칙, 본인이 내놓은 메시지를 30시간 내에 다시 번복하게 되는 그런 모습으로 인해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세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만큼 집권 여당 대표의 운신 폭은 한계가 주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소장님이 이야기한 대로 4월 보궐선거와 그 이후 이낙연의 행보에 따라 부활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데 저 또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일은, 최근 민주당 내에서 대선후보 경선 시점을 180일에서 120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많이 바꿨는데, 특히 대선후보 정하는 것은 당의 결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게 여러 가지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120일로 돼 있는데 무려 두 달 차이가 나는 것이고, 그래서 미리 후보를 정해서 화살받이 될 필요가 있느냐 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현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를 견제하는 정서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게 조금 늦춰져야, 제 3 후보가 새로운 대중적 세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강윤 아주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민주당이 중요한 고비마다 당헌을 많이 바꿔 왔는데, 비근한 예로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서면서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많은 욕을 무릅쓰면서도 바꿨습니다. 그것에 비하면 180일을 120일로 줄이는 거는 작은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바꾸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부담은 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그 문제는 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 인데, 현재 지도부가 그 정도의 정치력 또는 결단력은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재명 후보 측의 반응이 좋을리 없겠지만, 한두 번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정세균 총리<사진=연합뉴스> 
▲ 정세균 총리<사진=연합뉴스> 

김능구 현재 가장 주목되는 제 3의 인물은 정세균 총리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코로나 총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민주당내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마의 숫자라고 하는 5%를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민주당의 중진의원이 전한 바에 의하면, 대선출마 의지는 분명하고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국민의 일상이 회복되는 시기, 빠르면 4~5월께 출마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볼 때는 재보선 이후에 사퇴 시기가 조율되리라 봅니다. 이소장님께서는 달리 주목하는 인물이 있으십니까?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 임종석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이강윤 저 역시 정세균 총리를 꼽고 싶고, 한 명 더 골라보라 하신다면 임종석 비서실장입니다. 우선 정세균 총리가 4월 재보선 후 사퇴하고 본격 정치행보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은 이미 어제 오늘 사이 기사가 나오고 있고,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후보가 나서서 대중에게 존재를 각인시킬 시간적 여유는 솔직히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까 언급하신 경선 시점 조정은 제 3후보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고, 당내에 그런 고민이 있다는 증거로 보고자 합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제가 주목하는 이유는, 일단 친문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뉴 제너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지명도는 학생운동 할 때부터 높긴 했습니다만 정치인으로서는 상당한 공백기도 있었고, 또 하나 청와대 비서실장을 그만둔 뒤 그의 행보도 예사롭지는 않았습니다. 흔히 보던 정치인들의 고정화된 패턴은 아니었고, 비교적 다른 영역에 있다가 중요할 때 구원투수 또는 원 타임 릴리프처럼 나와서 움직였다는 것이 대중들에게는 조금 새롭게 비춰질 수도 있지 않느냐 하는 점에서 골라보았습니다.

(왼쪽부터) 김두관 의원, 이광재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 (왼쪽부터) 김두관 의원, 이광재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능구 대선 경선이 벌어지면 지역을 대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남에는 김두관 의원, 경남지사를 지냈고, 강원도에는 이광재 의원, 강원도지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양승조 충남도지사, 국회의원을 지냈던 분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대선후보 경선 시점이 18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바뀌면,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김경수 현 경남도지사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대법판결에서 파기환송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2017년도 대선에서 홍준표 의원이 대법에서 파기환송되면서 대선주자로 나서게 됐던 것입니다. 그래서 김경수 지사도 대법에서 파기환송되면 대선주자로서 나설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이강윤 그 승수효과는 굉장히 클 겁니다.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탄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김능구 그렇기 때문에 180일에서 120일로 바꾸는 것은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던 문제입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쭉 살펴봤습니다. 그러면 야권의 대선주자 흐름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추·윤 갈등이 이어지면서 상한가를 쳤던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윤석열 총장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그 외 야권 주자들은 사실상 존재감이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었는데, 최근 윤석열 지지율의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대체할 만한 주자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야권의 2위인 상황입니다.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 하락 원인과 함께 야권의 대선주자를 전망해 주셨으면 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이강윤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이고 지지율도 제일 높게 나오는 사람이 윤석열 검찰총장인데, 저는 두 가지로 구분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추미애 윤석열 간의 시시비비 전쟁이 끝나면서 예상됐던 흐름입니다. 억누르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없어짐으로 인해서 ‘탄압받는 자’ 피 탄압의 이미지 역시 급격하게 사라졌습니다. 또 하나는 윤석열 총장의 현실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여론이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을 종합해 보면 거의 과반에 이를 만큼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현직 검찰총장이 옷 벗고 바로 정치에 뛰어드는 것, 이것은 마땅치 않다고 판단하신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윤석열총장의 차기대선후보 적합도는 아직 10% 에서 15, 16%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피크 때보다는 좀 적지만, 저는 이것은 일종의 자기부정이자 반 문재인 정서가 야권에서 누구 하나를 고르자면 윤석열에게 잠시 모여지는 일회성 현상, 즉 야권의 마땅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윤석열에게 투사되는, 그래서 이것은 허수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야권의 대안이 될 인물을 물으셨는데, 저는 솔직히 말하면 안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잘 안보일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총제척 인물난인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최대 고민도 이걸 것이라고 봅니다. 국회의원 후보는 몰라도, 대선 후보는 그렇게 뚝딱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재보선 이후 정계 개편이 이뤄진다 해도 부상할 인물이 과연 있을까, 마땅찮아 보입니다. 굳이 골라보라 하신다면, 김세연 전 의원이나 김동연 전 부총리가 떠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대선후보로는 2%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 10%는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김능구 지금 국민의 힘을 비롯한 야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선을 승리하겠다는 생각인데, 그 대선주자가 없으니까 가장 중요한 관건은 꽃가마 태울 대선 주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소장님도 이야기했지만 김세연 전 의원이나 김동연 전 부총리도, 과연 대선주자로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김동연 전 부총리는 유쾌한 반란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일종의 사회봉사 단체인데 전국을 돌면서 하는 그 일들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지난번에 여권의 서울시장 제3후보 부분에서도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오고갔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아마 본인이 그때 대선 때문에 사양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야권의 현재 문제는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 국민의힘의 제 1야당 체제를 바꾸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범야권 정계개편이죠. 누군가 이야기한 대로 진중권 교수까지 들어와서 대선주자 캠프의 대변인을 한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정치는 상상력입니다. 기존의 범야권을 짓눌러 왔던 보수꼴통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총선 때도 야권통합을 했습니다. 미래통합당으로 통합을 한 건데, 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실제 통합의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참여한 면면이, 전부 이전의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미래통합당을 새로운 보수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예리합니까.

지금 보수의 과제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을 이기든 지든 간에, 대선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보수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려면 기존의 DNA로 보여지는 사람들의 전면적인 개편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고, 이제 그 변화가 없으면 보수세력한테 다시 나라의 운명을 맡길 국민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라도 보수 재편을 준비해야 된다, 꽃가마 태울 대선 주자가 아니라, 보수가 새롭게 국민들한테 다가설 수 있도록, 보수의 그릇을 비운 상태에서 새롭게 채워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강윤 너무 지당한 말씀입니다. 다만 지금 국민의힘에게, 보수를 시발점으로 하는 정계개편을 끌고 나갈 힘이 있을까, 그만한 리더십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지금 그나마 김종인 위원장의 카리스마와 오랜 정치역정의 힘으로 가고 있는데, 그 분도 임기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럼 서울시장 보선 이후에 정국은 보나마나 바로 대선국면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그때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로 할지, 새로운 당대표로 갈지, 집단지도체제로 갈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만, 방금 김 대표께서 통렬하게 지적해 주신 정계 대개편, 그리고 DNA를 교체하는 수준의 인적 교체 및 새로운 인물들의 영입, 이런 것을 해나갈 힘이 있을까에 대해 저는 아직은 물음표 상태입니다. 만약에 내부 개편을 통한 정계개편 움직임까지 승화가 된다면 정국은 굉장한 요동을 겪을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당도 현 체제로는 대항하기 힘든 국면에 갈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미꾸라지와 메기가 마구 돌아다니다 보면, 서로 역동감을 얻게 되는 건 명백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김능구 대선 1년전의 지지율이 최종 대선결과까지 이어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2002년 대선은 그 1년 전까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율이 40%를 웃돌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한 2007년 대선도 1년전 고건 전 총리의 지지율이 30%로 1위였습니다. 그만큼 온갖 변수가 작용하는 대통령선거이기에 1년 전 예측 자체는 의미가 거의 없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인 체제는 분명하고, 상당한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4월 재보선 결과가 또한 많은 변수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본격전인 대권 경쟁은 그 이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4월 재보선 이슈와 함께 대권 구도의 흐름에 대해서도, 충실하고 신속한 정보와 분석을 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강윤 소장과 함께 한 정국진단,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위에 언급된 모든 여론조사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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