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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항공산업]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공정위 심사 핵심 쟁점은 ‘독점’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합항공사 ‘독과점 우려’와 ‘예외 인정 가능성’이 쟁점
인천공항 여객 슬롯 점유율 38.5%로 독과점 논란 해소 못해··· 개별 노선 슬롯 점유율이 유의미한 자료
회생불가, 인정기준 엄격해야··· 경쟁제한성 상당한 기업결합 허용할 위험 있어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거대 ‘공룡 항공사’의 출현이 예고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노선 독과점 우려’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일 ‘대형항공사(FSC) M&A 관련 이슈와 쟁점-②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 있어 주요 현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쟁점을 분석했다.

앞서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지난해 11월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하며 업계와 정계·학계에서는 양사 간 합병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진그룹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더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돼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합항공사의 ‘독과점 우려’와 ‘예외 인정 가능성’이 쟁점

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에서 마지막 관문이 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제기될 쟁점을 두 가지로 전망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 통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와 재정적 파탄상태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대한 예외사유, 즉 ‘회생불가 예외’ 적용 가능성이 쟁점이다.

공정위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결합에 대한 사전신고 및 경쟁제한성 심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인수·합병 등 기업결합은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쟁력 향상과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능케 해주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시장의 경쟁자 수를 감소시켜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초래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① 시장획정 ② 시장의 집중상황(독과점 심화 여부) 분석, ③ 경쟁제한성 평가 ④ 경쟁제한성 완화요인 고려 ⑤ 예외인정 사유 해당 여부 판단의 순으로 이뤄진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독과점 심화 여부와 예외인정 사유 해당 여부에 주목했다.

 

인천공항 여객 슬롯 점유율 38.5%로 독과점 논란 해소 못해··· 개별 노선 슬롯 점유율 유의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인천국제공항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여객 슬롯 점유율은 38.5%, 화물기를 포함하면 약 40%”라며 “지방공항을 포함하면 점유율은 더 낮아진다. 이 때문에 독과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부 장거리 노선 빼고는 독과점 이슈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38.5%는 인천발 국제선 여객노선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합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슬롯 점유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개별’ 노선의 슬롯 점유율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정 노선에 대한 독과점 논란을 완전히 해소시켜 주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목적지가 다른 노선 간에는 수요(여행객)의 대체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수많은 국제도시로 연결되는 거대 허브공항의 전체 슬롯 점유율보다는 각 도시를 연결하는 개별 노선에서의 슬롯 점유율이 실질적인 독과점 여부 판단에 유의미한 자료일 것”이라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객량이 집중되는 시간대, 심야·새벽편이 아닌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의 슬롯은 공항별로 그 수가 한정된 자원이다. 점유율이라는 정량적 수치뿐 아니라 경제성 높은 시간대의 슬롯 확보 비중이라는 정성적 요소 역시 취항 항공사들 간의 경쟁력 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에 미디어 간담회에서 제시된 38.5%라는 수치만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보고서 평가다.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 보고서는 “여객노선 점유율 38.5%라는 수치는 인천발 국제선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통합항공사의 일부 노선 슬롯 점유율이 이를 크게 상회할 경우 특정 노선에서의 독과점 심화가 우려될 수 있으므로 공정위의 주의 깊은 심사가 요구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통합항공사가 높은 슬롯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는 노선에서는 비계열사 LCC(저비용항공사)들에게 운수권이나 슬롯 등을 양도·조정하여 경쟁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회생불가, 인정기준 엄격해야··· 경쟁제한성 상당한 기업결합 허용할 위험 있어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합병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에도, 인수대상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도산 위기 등 ‘회생불가 회사’로 인정되면 공정위가 예외사유(‘회생불가 항변’)를 적용해 승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합병 시도에서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을 결정했던 선례와 같은 유형이다.

회생불가 항변이 인정되려면 ①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지급불능 상태 등) 회생불가 회사 요건을 충족하고 ② 대한항공의 인수 외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생산설비 등을 항공운송시장에서 계속 활용하기 어려우며 ③ 대한항공의 인수보다 경쟁제한성이 적은 대안이 없어야 한다.

보고서는 “회생불가 예외는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을 해당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보다 생산요소로 재투입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정책목적을 고려한 것”이라며 “경쟁제한성이 상당한 기업결합을 허용해 줄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그 인정기준을 엄격하게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회생불가 회사의 규모가 큰 경우 이를 구제할 능력이 있는 사업자들은 대기업 또는 기업집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회생불가 예외를 쉽게 인정해주면 해당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장기간 공고화해 시장구조를 왜곡할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는 다양한 경쟁제한효과와 (통합에 따른) 효율성 제고효과가 종합적으로 비교·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양대 대형 국적항공사와 3개 LCC의 통합에 의한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구조 재편이라는 본건의 중대성을 감안, 시장획정, 경쟁제한성 판단, 예외사유 검토의 모든 단계에 걸쳐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사건에서보다 정치하고 심도 있는 공정위의 분석이 의결서에 담기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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