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카테고리 없애고 검색해 들어가는 ‘구글 방식’으로 가야
메이저 언론이 원치 않는다는 건 핑계…대한민국에서 가장 힘 센 포털이 결정할 문제
언론사 독자생존 위해서는 ‘구독경제’와 ‘기자 브랜드화’ 필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가짜뉴스 처벌법은 기존형법 내에서 형량 높여야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기형적인 언론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뉴스 카테고리 없이 검색하는 ‘구글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차선책으로는 “기존처럼 하더라도 아웃링크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기형적인 언론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뉴스 카테고리 없이 검색하는 ‘구글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차선책으로는 “기존처럼 하더라도 아웃링크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뭘 했습니까, 10년간 네이버가!’

9월 18~20일 <시사IN>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 2위에 네이버가 올랐다. 1위가 유튜브, 3위가 KBS, 4위가 JTBC였다. 이미 유튜브나 네이버는 직접 뉴스 생산을 하지 않아도 ‘언론’으로 인식된다.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아니기에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한국은 뉴스의 70% 이상이 포털을 통해 소비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이런 기형적인 언론생태계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폴리뉴스>는 지난 9일 저널리즘 전문가 김준일 <뉴스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준일 대표는 “사실상 여론의 70%를 좌지우지 하는 국내 최대 언론사가 책임은 안 지고 돈만 벌려고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포털들이) 혁신을 위해 최근 10년간 뭘 했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며 “아재들이 보는 네이버”라고 일침했다. 하지만 “특정 기업을 적대시하는게 아니라, 뉴스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포털들이 각종 ‘위원회’와 A.I.를 앞세워 책임을 돌리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사실상 언론사의 중개대행사인 포털에 대해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울 것인가 논의할 때가 됐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가짜뉴스 처벌법’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제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짜뉴스 처벌법은 “상당히 위험한 법”이라면서 “기존의 형법이나 사이버 명예훼손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법 내에서 형량을 높이는 방법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현재의 기형적인 언론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아예 뉴스 카테고리 없이 검색하는 ‘구글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차선책으로는 “기존처럼 뉴스 편집을 어느 정도 하더라도 아웃링크 방식으로 가는게 맞다”고 밝혔다.

‘포털은 언제든지 구글 식으로 갈 수 있지만 메이저 언론들이 이를 원치 않는다’는 포털의 주장에 대해서는 ‘죄수의 딜레마’ 이론을 들어 “나는 빠졌는데 다른 언론사는 남는다고 하면 나만 손해다. 그렇게 말을 못 하는 것뿐”이라며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이 센 포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매체가 독자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는 “원래 처음 언론이 르네상스 시절로 거슬로 올라가면 구독으로 시작됐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구독 서비스’와 ‘기자의 브랜드화’를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포털이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본인들은 언론 매체가 아니라고 하니까 과도기적으로라도 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

맞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구글을 포함해 페이스북 같은 포털, 플랫폼 사업자들한테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유럽과 다르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 콘텐츠에 대해서는 강하게 면책을 해줬다. 망 중립성 논의하고도 연결이 되는데, 이 내용에 대해서도 이제는 허위정보일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된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해 논의하고 있다. 또 트럼프나 바이든 공히 구글의 독과점 문제를 보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크게 보면 구글세부터 해서 조세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허위정보, 가짜뉴스 이런 것들을 전달했을 때 플랫폼 사업자한테 의무를 지우는. 대표적인 게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이다. 명백한 혐오표현이나 문제가 있는 걸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약 600억)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포털은 책임을 다 면피하는 방식으로 간다. 중립성에 문제가 있어? 그럼 위원회 만들어 줄게, 위원회에서 논의해. 편집권이 논란이 된다고? 그럼 A.I.가 할게.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에 대해 빠져나가기 식으로 해왔는데, 올해 <시사인> 조사에 의하면 가장 신뢰하는 언론 1위가 유튜브였다. 2위가 네이버, 3위가 KBS, 4위가 JTBC다. 이미 유튜브, 네이버는 언론이다. 지금 시장이 이렇게 형성돼 있다라고 한다면, 이들을 돈만 버는 기업이 아니라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지울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는 유튜브대로의 방식이 필요하다. 유튜브는 완벽하게 개인미디어의 성향이 있으니까 거기에서 나오는 혐오표현, 가짜뉴스, 허위정보, 이런 것들을 어떤 식으로 규제하고 책임을 지울 것인가의 문제. 이건 표현의 자유 영역도 있으니까 상당히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네이버 같은 경우에는 사업자들에 대해서 서비스 하는 사실상 언론사의 중개대행사 아닌가? 이 중개대행업을 어떤 식으로 이제 책임을 지울 것인가 논의를 할 때가 됐다. 그러면서 중개대행을 하는 것 자체가 이게 맞는 것인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들은 전 세계에서 다 하고 있다고 하더라.

전 세계에서 다 하고 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전 세계에서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이를테면 구글 모바일을 보면 뉴스 추천 같은 걸 해주긴 한다. 몇 개 띄운다. 네이버는 하루에 인링크가 2만 4천개, 아웃링크가 3만 2천개. 그게 2018년 수치다. 하루 5~6만개의 뉴스를 이런 식으로 내부적으로 생산하는 데는 전 세계에서 네이버와 다음 밖에 없다. 

-언론 신뢰도가 낮은 이유가 상당부분 포털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언론개혁 차원에서 만든 이른바 ‘가짜뉴스 방지법’에 대해 언론단체에서는 명예훼손이다, 기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식으로 맞붙고 있다. 언론사 자체에서도 언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한국 저널리즘의 품질이 매우 낮다. 그런데 일단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문제가 하나의 큰 축이고, 또 하나는 가짜뉴스(허위정보) 관련해서 처벌을 하는 법안, 이렇게 크게 두 축이 있는데, 일단은 한국 저널리즘의 오보 비율이라든지 악의적 오보가 너무 많다. 이 법안들을 통해서 해소가 될지는 의문이지만, 기본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그게 정청래 의원이 발의한 언론 만을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안이 있고, 법무부 안은 여러 기업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하는데 그 안에 언론도 들어가 있다. 신문협회, 한국언론기자협회, 이런 언론단체에서는 상당히 반대하고 있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도입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국민 80%가 동의한다고 했다. 한국 언론이 이 정도로 신뢰를 잃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자성해야 한다. 사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되면 언론이 다 망한다고 하는데 그동안 법원까지 간 판례들을 보면 500만원, 평균 300만원 이렇다. 외국처럼 300억, 500억, 이렇게 나온 판례도 없고, 굉장히 언론에 우호적으로 나기 때문에 언론사가 망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저는 너무 과하다고 본다. 

예전에 김영란법을 도입할 때 언론이 왜 거기 들어가냐, 김영란법 하면 언론사들 다 망한다고 했다. 취재의 자유가 제한된다, 밥 먹은 거 다 처벌할 거 아니냐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깨끗해졌다고 본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저는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이렇게 많이 원하고 언론에 불신이 있다면 충분히 도입을 검토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가짜뉴스 처벌법, 허위정보 처벌법 같은 경우는 좀 위험한 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건 기존의 형법이나 사이버 명예훼손법, 이런 걸로 다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별도로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나라들이 몇 군데 있기는 하다. 그런데 뭐가 가짜고, 뭐가 허위정보인가. 어떻게 그걸 명확히 판단하고, 더 가중처벌 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이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학자들끼리도 굉장히 논의와 이견이 많다. 예전에 박광온 의원 안이나 이런 것을 보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보도를 하라고 했는데 하지 않으면 그건 허위정보라는 식으로 법적인 규제, 규정을 해놨는데 논란의 소지가 종종 있다. 그래서 기존의 법 내에서 처벌 형량을 좀 높이는 방안이 오히려 가능하지 않을까. 

허위정보에 대해서 별도의 입법은 상당히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가 재작년 4월에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들었다가 8월에 폐지했다. 왜 그랬냐면, 이게 야당 탄압법이라고 야당이 반발을 하기도 했고, 심지어 유튜브에는 말레이시아의 한 개인이 이런 걸 올렸다. 자기집 근처에서 총기 소리가 들렸는데 경찰이 1시간 만에 출동했다. 그런데 실제는 15분인가 20분 만에 출동했다. 하지만 이 사람이 느끼기엔 1시간이었던 거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가짜뉴스 처벌법으로 처벌을 받았다. 왜? 경찰이 15분 만에 왔는데 왜 1시간이라고 했는가. 이런 과잉 입법, 과잉 처벌의 우려가 있고, 그게 정말로 가짜뉴스에 해당되는가의 논란 지점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은 좀 조심해야 된다고 본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포털 뉴스로 인한 한국 언론의 기형적 생태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인터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12월 9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포털 뉴스로 인한 한국 언론의 기형적 생태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인터뷰했다. <사진=이은재 기자> 

 

-초창기에는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안 했다. 그때로 돌아가야 된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뉴스 공급을 아웃링크 검색만 되게 하자.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되는지, 바람직한 방향은 뭘까?

일단 실현 가능성을 제외하고 말씀 드리면, 저는 아예 뉴스 카테고리 없이 검색해서 가는 방식, 구글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법으로 강제하긴 힘들기 때문에 이원욱 의원이나 몇몇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아웃링크 방식, 기존처럼 뉴스 편집을 어느 정도 하더라도 네이버 안에서 모든 걸 소비하는 게 아니라 아웃링크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 네이버는 네이버라는 가두리 양식장 안에서 다 해야 되는데 아웃링크로 가면 안 돌아오는 사람, 이탈율이 생기기 때문에 꺼려한다. 

예전에 한 번 아웃링크 도입을 했는데 언론사들이 엄청나게 어뷰징을 해가지고 다시 인링크로 돌렸다. 그런데 그건 네이버 측의 주장이고, 언론사들의 주장은 좀 다르다. 어쨌든 지금 방식으로 안에서 네이버가 편집하는 대로 우리가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국민들을 위해서나 공론의 장을 위해서 옳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첫 번째는 아예 구글 방식으로 없애 버려라. 뉴스 서비스를 하지 말아라. 하더라도 아주 기초적인 방식만 해라. 아니면 두 번째는 지금보다 좀 약화된 방식으로 뉴스를 서비스 할 때 모든 걸 아웃링크 방식으로 하라고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싶다.

-좀 전에 얘기했지만 네이버 측에서는 ‘자기들은 언제든지 구글 식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이른바 메이저 매체들이 그걸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니까 그게 면피다. 당장 언론사들은 네이버 측으로부터 1억에서 5억, 10억씩 받는다. 그게 끊어진다고 하면 좀 꺼려하는 것도 있고, 나는 빠졌는데 다른 언론사들은 남는다고 하면 나만 손해지 않나. 이게 죄수의 딜레마다. 그렇게 물어보면 모두가 다 그렇게 얘기한다. 이건 사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이 센 포털이 결정할 문제다. 

언론사들이 원하니까 우리가 간다? 언론사들은 죄수의 딜레마 때문에 그렇게 말을 못 하는 것뿐이지 만약 모두가 한번에 빠진다고 하면 아마 다 빠진다고 할 거다. 네이버가 그렇게 주장하는 건 핑계라고 본다. 네이버는 늘 그런 식으로 작동을 해왔다. 

-어쨌든 네이버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표님이 보기에는 네이버 자체에서는 현재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시나?

소위 말해 아재들이 보는 네이버다. 저도 아재지만 이걸 탈피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사실 네이버의 생존전략으로 뉴스 서비스를 하는 거지, 저널리즘의 책무를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네이버가 상당한 변화를 준다는 게 한성숙 대표가 얘기했던 네이버 안에서 구독서비스를 하겠다, 이런 류의 것이다. 

제가 과감하게 네이버 측에 제안을 하자면, 혁신을 위해 뉴스 서비스를 없애고, 정말 본연으로,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네이버가 뉴스에 안주하다가 이렇게 됐고, 네이버는 수익을 최대화 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런 레토릭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본다. 

네이버란 기업을 적대시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가 뉴스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비판적으로 보는 것뿐이다. 네이버는 쇼핑이나 다른걸 해서 돈 벌면 된다. 뉴스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사실상 국내 최대 언론사, 여론의 70%를 좌지우지하는 언론이면서 모든 책임은 다 빠져나가고, 사회적 여론 악화나 양극화에 대해서 책임은 안 지려고 하면서 돈만 벌려고 하는 이런 행태는 하지 말라는 거다. 

-뉴스가 실제로 다른 비즈니스의 고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뉴스를 버리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자기들도 딜레마겠다.

맞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뉴스를 보려고 유입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다른 서비스도 가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그게 상당히 어려운 거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구글이 성장해 온 방식을 우리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구글은 뉴스 서비스 안 하고도 끊임없이 인수합병과 혁신을 통해서 성장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도 만든다. 지금 모든 것들이 다 디지털화가 되고, 앞으로 뉴스가 아니라 이런 것들이 사회혁신이다. 

혁신기업으로 거듭나야 되는데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붙들고 앉아 있는 게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지금 엉뚱한 걸 하고 있다는 거다. 네이버는 뭘 해야 되느냐고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뉴스를 가지고 복닥복닥 할 때가 아니다. 글로벌 사업자 구글하고 비대칭 규제만 얘기하는데, 구글이 지금까지 해놓은 혁신과 비교했을 때 혁신을 위해서 최근 10년간 뭘 했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뭘 했습니까 10년간 네이버가!

-김준일 대표도 매체를 운영하고 계시니까 언론의 실정을 잘 알고 계실 텐데, 과연 지금 독자적인 독자를 구축하지 못한 소규모 매체들은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까.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이게 큰 매체들은 큰 매체대로, 작은 매체들은 작은 매체대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한다. 최근에 한겨레가 사실상 종이신문 버리고, 10만 디지털 구독 회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게 전 세계적인, 특히 영미권 뉴스 서비스 회사들의 흐름과 같다. 

소위 말해서 지금 구독경제로 가고 있다. 원래 언론이 처음에 구독으로 시작했다. 구독이 subscription이지 않나. 예전 르네상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내가 이런 저술을 써줄 텐데 지금 당장 돈이 없으니 당신들이 나를 후원해 달라. 그럼 내가 얼마 있다가 이걸 써주겠다고 sub(밑에다가) script(서명)한 거다. 구독이라는 게 이렇게 시작된 거다.

그래서 구독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신뢰,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된다. 왜냐면 돈 받고 안 하면 어떻게 하나? 엉망진창인 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 지금 구독경제라는 게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도 확산이 되고 있는데, 뉴욕타임스나 이런 데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고, 그건 독자·시청자들과의 강한 유대감과 신뢰가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게 안되는 게 말씀 드렸듯이 포털의 존재 때문에 안 된다. 96%가 뉴스를 네이버에 가서 보는데 구독을 왜 하나. 그래서 저는 저널리즘의 품질을 위해서라도 먼저 포털을 깨야 된다고 말씀을 드리는 거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가보면 1면 톱에 노브라 기사 안 쓴다. 진중권 기사 1면에 안 싣는다. 그런데 네이버엔 쓴다. 지금은 이렇게 이중전략을 쓰고 있는데 품질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큰 매체들은 그런 전략이 필요하고, 작은 매체들은 작은 매체대로의 전략, 100명, 200명, 소수의 구독자만 모아도 상당히 잘 되는 거다. 

이제 기자도 개인 브랜드화 되는게 큰 흐름이다. 예전에는 언론사를 보고 들어왔다면, 이제는 언론사 플러스 기자 개개인도 보고 있다. 그래서 그것을 전면에 내세운다. 외국에서도 그런 흐름들이 있다면 이제는 언론사들도 기자 개인을 어떻게 키우면서 같이 갈 것인가에 대해서 전략적인 고민이 있어야 된다. 스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CBS는 김현정 하나로 굉장히 많은 파생 효과가 있다. 언론사를 대표하는 기자를 키우고 보상도 해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가야 된다. 

-구독경제 말씀을 하셨는데, 실제로 그게 포털의 존재 때문에 상당히 어렵지만 어쨌든 그 방향으로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씀인가?

해외 언론은 다 그렇게 가고 있고, 국내도 장기적으로 보면 어쨌든 서서히 네이버가 손을 빼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에서 손을 떼고 있는 징후들은 일면에서 뉴스를 없앤다든지 이런 저런 게 있다. 다만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언론은 네이버 없는 세상에 대해 지금 준비를 해야 된다. 저는 네이버가 뉴스에서 사실상 손 떼는 걸 한 10년 정도 보고 있다. 그걸 지금 준비 안 하면 뒤쳐질 거다. 

-다음카카오는 어떻게 보시나? 카카오 관계자들 얘기 들어보면 본인들은 뉴스에 대해서 큰 비중을 안 둔다, 그냥 지금 있는 대로 간다고 하더라.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의 우산 아래 있다. 두드려 맞는 건 다 네이버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 하다. 그래서 그런 것도 있고, 다음카카오도 뉴스가 앞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사업이 아니라는 걸 명확하게 알고 있다. 어느 정도 뉴스 때문에 유입 효과가 있으니 유지만 하자. 그러면서 천천히 출구전략을 찾자는 거다. 그래서 네이버에 비해 관심이 없다.

그리고 어쨌든 진보성향, 보수성향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다음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소위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냥 충성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뭘 별로 안 해도, 열심히 안 해도 기본적으로 독자가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는 뉴스대로 하고, 다음 먹거리는 다른 데서 찾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되는데 문화 속성이 크게 기여했다는 말이 있다. 지금 포털 중심이 되는 부분에도 이용자들의 속성이 영향을 미쳤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우리가 한국 언론 저널리즘 생태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언론을 많이 꾸짖는다. 저는 그거에 대해서 면피 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용자들은 그럼 제대로 하고 있나? 이를테면 언론에 좋은 기획기사도 많다. 그런데 심혈을 기울여서 한 달 동안 쓴 기사는 잘 안 본다. 대신 선정적인 기사를 보고 있다. 

또 하나, 전 세계에서 가장 편향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나라다. 우리 앞에 터키, 필리핀, 멕시코, 세 나라밖에 없다. 이게 지금 정상적인 것인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이 문제는 좀 정밀하게 연구를 해 볼 필요는 있다. 언론이 편향적이어서 소비자들이 편향적이 된 것인지, 소비자들이 그러니까 언론이 맞춰가는 것인지, 선후관계를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생각과 다르면 다 기레기다. 언론에 대해서 강하게 문제를 지적할 필요는 있지만, 내 생각과 다르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의견이 다른 기사를 내면 다 기레기, 적폐다는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건 오히려 지금 언론 환경을, 저널리즘 생태계를 더 악화시키는 게 아닌지 우리 독자들, 국민들도 생각을 좀 해 볼 필요가 있다. 

* 김준일 대표는 2001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저널리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뉴스톱> 대표와 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외 10여개 TV와 라디오에 출연 중이다. ‘미디어공공성포럼 2018 언론상’ ‘2019 자유언론실천상’을 수상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