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사전 협의 없이 경기대학교 기숙사에 대한 퇴거 조치를 긴급동원명령을 통해 내렸다. 이에 경기대 학생들은 절차를 문제 삼으며 크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대로된 대응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며 이 지사의 조치를 비판했다.

경기도내 코로나19 감염자수가 331명에 달하자, 이 지사는 13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병상 및 생활치료시설 긴급동원조치에 착수한다”며 “첫 사례로 경기대 기숙사를 긴급 동원키로 했다. 해당 기숙사의 생활치료시설 전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긴급동원명령이 발동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대 학생들은 이 지사의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사전협의 절차 없이 퇴거 조치가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는 비판이다. 경기대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려면 기숙사에 거주 중인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가 직접 경기대를 방문해 학생들 설득에 나섰고, 일부 경기대 학생들은 이 지사의 면전에서 큰 불쾌함을 표시하며 항의를 했다. “도지사님 아직 학생이 살고 있습니다! 도지사님 방법이 잘못됐습니다!”라고 외친 학생에게 이 지사는 직접 다가가 “한겨울에 학생들이 길바닥에 나 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를 달랬다.

이 지사는 이어 “학생들과 경기도 당국 사이의 직접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고 학생들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경기대 학생회장이 방역, 거주 문제에 대해 해결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지사는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은 이 지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됐다.

<사진=김재섭 비대위원 측 제공>
▲ <사진=김재섭 비대위원 측 제공>

국민의힘 ”이재명이 쫓아낸 학생들, 정부 방역 실패 책임 떠안아“

이 지사의 긴급동원조치 발동에 국민의힘은 비판하고 나섰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당내 청년당인 ‘청년의힘’의 이름으로 18일 오후3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의힘은 서울시립대를 비롯한 서울시내 주요 대학의 학생들이,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을 떠안고 길거리로 내몰린 이 안타깝고 억울한 상황을 대신 전한다”고 이 지사와 정부의 대처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이재명 지사는 경기대 학생들을 예고도 없이 쫓아냈다. 이어 오늘엔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대거 퇴거 명령을 통보 받았다”며 “서울시와 시립대는 대응책도 없이 종강일이 21인 학생들에게 22일까지 퇴거를 완료하라고 강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정부는 대학 기숙사를 치료시설로 긴급 동원하며, K-방역의 실패를 시험 기간의 대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떠밀고 있다”며 “기말고사를 앞두고 당장 방을 구해야 하는 학생들, 계절학기 신청을 해놓고 이도 저도 못하는 학생들이 단체로 소위 ‘멘붕’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엄동설한에 기숙사에서 쫓녀 나와 숙식 해결도 막막한 학생들에게 서울시와 정부는 아무런 대응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며 “마음 급한 학생들이 서울시와 시립대에 문의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코로나만큼 시험과 성적이 엄중하다”며 “당사자인 학생들의 상황은 헤아리지 않고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 통보식으로 학생들을 내쫓아도 된다는 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타 대학에는 숙박시설 동원 수용 협의를 요청하면서, 서울시립대학교는 서울특별시의 직속기구라는 사실만으로 그 기숙사 학생들에게 강제퇴거를 종용하고 있다. 학교가 나가라면 영문도 모르고 짐 싸서 나가야 하는가?”라며 “아무리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이게 제대로 된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정부와 서울시가 기숙사에서 강제로 내쫓긴 학생들에게 충분한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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