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보수매체(데일리안) 의뢰로 ‘차기 정치 지도자로 누가 적합한지’를 물은 결과 윤석열 총장이 24.5%로 오차범위 내에서 1등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2.5%), 이재명 경기도지사(19.1%)가 뒤를 이었다. (3명 모두 오차 범위 내 접전이다)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 11월 30일과 12월 1일 전국 1011명 상대 무선ARS 조사)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조사보다 무려 9.1% 올랐다. 윤 총장에 비해 이 대표는 0.9% 오르는데 그쳤고, 이 지사는 3.7% 내렸다. 윤 총장은 분명한 야권후보다. 야당(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52.6%를 얻었고, 여당(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턴 3.7%에 그쳤다. 지역적으로 보수인 대구경북(27.3%)과 아버지 고향인 충청(26.8%)에서 적잖은 지지를 받았다.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결과(단위:%)[출처=알앤써치]
▲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결과(단위:%)[출처=알앤써치]

 

그런데 윤 총장의 여론조사 1위는 여당보다 야당을 더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당 같기도, 야당 같기도’ 윤 총장의 행보 때문이다. 현재는 야권 후보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조사 사건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친 인물로 야당이었던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호감도가 높았다. 이로 인해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경력으로 전통 보수층과 국민의힘 내에서도 반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윤 총장 때문에 ‘죽을맛’인 인사들은 국민의힘 잠룡군이다. 이는 수치로 그대로 드러난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5.6%, 오세훈 국민의힘 전 서울시장이 4.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7%,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2.4%를 받았다. 윤 총장이 뜰수록 야권 후보는 도토리 키재기순으로 전락했다.

윤 총장의 대망론은 야권에서 만든 게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여당에서 윤 총장을 공격하면서 반대급부로 뜬 게 윤 총장이다. 한 마디로 윤 총장의 체급을 높여준 것은 집권여당이다. 그것도 상당히 고의성이 강하다. 통상 대통령인 어른과 총장인 아이가 싸우면 아이가 잃을 게 없다. 게다가 법을 무시하는 듯한 추미애 장관까지 가세해 윤 총장의 대망론을 더 키웠다.

그런데 여당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나쁘지 않다는 게 솔직한 속내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윤 총장의 행보를 보면 여권인사 같기도 하고 야권 인사도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진두지휘한 윤 총장이고 결과적으로 대선 보궐선거가 발생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대선에 이어 지난 총선까지 싹쓸이 하다시피해 보수분열로 이어졌고 국민의 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안정당으로서 면모도 상실한 불임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

윤 총장의 대선 호감도 1위 배경을 보면 지역적 기반은 충청도이고 중도 보수진영과 현 정권에 실망한 무당층이 가세한 측면이 짙다. 과거 반기문 대망론이 불 당시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반 총장은 유약한 전형적인 관료출신이고 윤 총장은 검찰 출신으로 기본적으로 권력욕과 전투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윤 총장이 바람과 같은 반문표와 부동표로 대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으로 갈 경우 전통 보수층에서 반발이 심할 것이고 여권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황이다. 제3지대로 출마한다해도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다. 결국 윤 총장의 부상으로 야권 후보 존재감은 사라졌고 여당 특히 친문 주류는 새로운 인물을 키울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윤석열 대망론’이 여권발 재집권을 위한 절묘한 카드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