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호실적 반영…이건희 회장 별세 뒤 첫 인사
3년 만에 최대 승진 규모 최대…연령·연차 뛰어넘는 발탁인사도 최대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과 이재용 부회장 체재 강화를 위해 역대 3번째 최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과 이재용 부회장 체재 강화를 위해 역대 3번째 최대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삼성전자>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삼성전자가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인 214명 승진인사를 단행했는데,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과 이재용 부회장 체재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재용 부회장 재판, 이건희 회장 별세 등 위기 속에서도 3분기에 역대 최고 매출이라는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12조 353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59%가 늘었다. 

이날 발표한 삼성전자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 따르면 승진자는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으로 총 214명이다.

2014년 227명, 2017년 221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최대 승진 인사로 차이도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는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5명 규모로 소폭으로, 이날 임원인사는 큰 폭으로 단행하며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했다는 평이다.

성장 잠재력 높은 ‘발탁인사’ 역대 최대 
무엇보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나이와 근무연수를 고려하지 않고, 성과가 뛰어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승진시키는 ‘발탁인사’가 역대 최대 수준인 25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발탁승진 임원은 부사장 승진자인 이기수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이준희 네트워크사업부 선행개발그룹장이다.

이기수 부사장은 비스포크 냉장고, 그랑데 AI 세탁기 등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비자 가전을 개발한 주역이다. 전무가 된 지 2년 만에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에서 처음으로 생활가전 출신인 이재승 사장이 승진했다. 이날 이기수 부사장까지 승진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생활가전사업부에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고, 이후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인사로 보인다. 

이준희 부사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상용화를 주도하며, 올해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로 발탁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돼 승진 인사를 대폭 확대했고, 31명 핵심인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여성 승진 확대로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과 여성 승진 확대 경향도 유지했다. 이번 인사에서 외국인·여성 임원 승진 대상자는 10명으로, 2018년 말 11명, 올해 1월 9명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여성 임원은 지난해 5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연구실 이윤경 상무는 41세로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신임 임원 기록을,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그룹장은 소프트웨어 분야 첫 여성 전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여성 전무가 연속으로 나왔다. 박진영 DS부문 경영지원실 구매팀 설비구매그룹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S에서도 여성 임원이 2명씩 승진하며, 경영진 구성이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 우수 인력을 역대 최대인 21명 승진시키면서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SW 분야 임원 승진자는 10명이었다. 

이번 사장단과 임원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인 ‘뉴 삼성’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삼성전자>
▲ 이번 사장단과 임원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인 ‘뉴 삼성’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삼성전자>

 

이번 사장단과 임원 인사는 지난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체제인 ‘뉴 삼성’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과 이 부회장을 보좌하는 경영지원실 소속에서 승진자가 많이 나온 점이 이에 대한 근거인 셈이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과주의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가전과 반도체 성장과 혁신 따른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인사
한편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대표이사 3명을 모두 유임하며, 안정을 추구하면서 전자와 계열사 사장 일부를 교체해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였다는 평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서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소비자가전(CE) 부분의 생활가전사업부 이재승 부사장을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이정배 부사장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DS부문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최시영 부사장을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진교영 사장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 정은승 사장을 삼성전자 DS부문 CTO 사장으로 업무를 변경했다.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CE부문장(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사장) 등 대표이사 3명은 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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