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1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br></div>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1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낙연 대표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한때 ‘이낙연 대세론’이 돌 정도로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지금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그나마 친문 직계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재판 항소심에서 유죄를 받으면서 양강 체제를 간신히 유지하게 됐다.

이 지사의 높은 대선후보 지지율은 사실 호남과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가 양대축이었다. 만약 김 지사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아 대법원까지 갈 경우 이 대표의 친문 지지층은 김 지사 쪽으로 쏠림현상이 불 보듯 명확했다. 이 대표로선 김 지사가 유죄를 받아 큰 고비는 넘은 셈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 친문 주류에서는 김두관·유시민 등 제2의 김경수 찾기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내년 4월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서 ‘정세균 차출론’이 나와 정치권이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이에 정세균 총리 측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바에야 차라리 고향 군수 선거에 나가겠다”고 일축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서울시장 출마설 자체가 ‘체급’을 낮추는 것으로 조기에 진압한 셈이다.

결국 언제든지 치고 빠질 수 있는 친문 표에다 호남 기반의 정 총리마저 내년 3월 총리직을 관두고 대선 출마 준비에 나설 경우 이 지사의 지지율의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최근엔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 ‘광화문 포럼’이 발족하면서 사실상 대선 플랜을 가동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위기 상황에서 이 대표가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도록 한 것은(전당원 투표는 꼼수) ‘독배’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거듭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지만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명분보다, 선거공학에만 치우친 선택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로서 어울리지는 않게 됐다.

이낙연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낙연 대표가 머뭇거리지 않고 독배를 든 것”이라며 “(당헌 개정을 통한 후보 공천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도 욕을 먹게 되어있는 독배였고,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또 대권주자로서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감내해야 할 외길이었다”고 평했다.

결국 이 대표는 독배를 마시고도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대선 전초전이라 불리는 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이낙연 대세론’이 다시 부상할수도 아예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게 됐다. ‘신중 낙연’에서 ‘엄중 낙연’으로 변신을 꾀하는 이 대표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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