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변화 촉구
‘신경영’ ‘마하 경영’ 등 변화··· ‘위기의식’ 강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신경영’과 ‘마하 경영’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심근경색을 일으킨 이 회장은 별세 전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왔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출생한 이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별세 후에는 회장에 취임했다.

이 회장 취임 후 삼성전자는 성장을 거듭했다. 1987년 9000억 원이던 삼성 전체 시가총액은 약 27년이 지난 2014년 318조 7634억 원으로 348배 증가했다.

1993년 ‘신경영선언’은 재계에서 삼성 성장의 계기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삼성전자 임원들을 불러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발언으로 변화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나부터 변하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변화의 시작은 인간이며, 인간미·도덕성·예의범절 등을 삼성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치로 봤다. 또한 경영에서 양(量)이 아닌 질(質)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다.

한편 이 회장은 ‘마하 경영’을 내세우기도 했다. 제트기에 빗대 삼성의 변화, 한계 극복을 강조한 것이다.

마하 경영은 2002년 사장단 회의에서 나온 이 회장의 “제트기가 음속의 2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 회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삼성은 성장동력 발굴, 신기술 개발, 경영 분야 혁신 등을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 회장의 변화의 근거로 강조한 것은 위기의식이다. 앞서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한 1993년에서 20년이 지난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이 회장은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이 회장의 현실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다”라며 국내 경제를 평가했다.

2010년에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언급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