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연일 신문과 방송에 인터넷 매체까지 연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 건을 다루고 있다. 야당의 공세에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반응처럼 ‘하등의 이상할 것’ 없지만 이를 대하는 집권여당의 태도는 매우 이상하다. 너도 나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감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가 본인들도 이상한지 말이 헛 나오기도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톡으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176석의 집권여당 원내 수장이 한 말이다. 원내대표가 추 장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니 당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추 장관 아들은 안중근 의사의 말을 실천한 것이다”라고 민심과 완전히 동떨어진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다. 홍영표 의원은 “쿠데타 세력의 국회에서 공작이다”라며 음모론으로 몰아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보직이다. 휴가 갔냐, 안 갔냐는 의미 없다”(우상호 의원), “식당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주세요가 청탁이냐”(정청래 의원), “철부지의 불장난, 당직 사병과 공모 세력 규명해야 한다”(황희 의원) 등이 있다. 특히 황희 의원은 추 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 제보자인 당직 사병을 ‘단독범’으로 표현하며 실명을 공개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과한 발언이나 본인 뜻은 아니지만 주변의 권유로 쉴드를 쳤다가 헛말이 나왔건 이 정도면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추미애 장관 감싸기에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발언자들의 면면을 보면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의원, 홍영표 의원 등은 당 대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인사들이다. 당연히 친문에게 잘 보여야 한다.

정청래, 황희 의원이야 강경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나아가 추미애 장관 아들 건으로 오히려 민주당 골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발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래저래 현 정부에게 분명한 악재임에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호재를 보는 전형적인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상황이 이 정도면 당 대표라도 나서야 할 판인데 오히려 야당의 정치 공세 탓을 하며 당 소속 의원들을 독려하는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추 장관의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으나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 수사로 가려질 것”이라며 오히려 야당의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그런데 최재성 정무수석은 오히려 야당의 정치공세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종편에 출연한 그는 “야당은 이런 일이 있으면 지적하고 비판하고 실체 규명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게 야당의 자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집권여당 당 대표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다. 그런데 이 대표 역시 민심보다는 당심 정확히 친문의 눈치를 보는 듯한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추 장관뿐만 아니라 문제가 된 윤미향, 이상직, 김홍걸 의원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에서야 여론에 밀려 ‘과잉대응’ 자제를 동료의원들에게 주문했지만 추 장관 건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심도 중요하지만 민심도 잡아야 하는 그다. 벌써 두 달째 한국갤럽 차기 대선 주자 경쟁에서 이재명 도지사에게 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은 이제 당 대표 손으로 넘어갔다. 이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운명도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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