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공공의료 의사는 어떻게 양성해야 하나> 토론회
김지현 "노동시간 감소·1980년 입학 의사 은퇴 등 고려 입학정원 규모 정해야"
나백주 "의무직 한정 말고 간호·약무직 등 보건의료 전반으로 인력 확대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등 의료 재난 상황 시 공공의료 시설과 인력 부족 사태가 드러남에 따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의대정원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31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공공의료 의사는 어떻게 양성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대책은 환영할 일이지만 의대 정원 4000명을 증원하는 계획은 지역·전공 과목간 의사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고,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부분도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도 없이 강행되는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발제자인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취약한 공공의료, 인구 고령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고려해 의과대학 입학정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사인력 국제비교에서 한국의 의사 수가 OECD 60%에 불과하지만 의사 소득 비율은 2~3배로 지역 공공의료 의사수급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의사의 노동시간 감소, 여성의사 비율 증가, 1980년 입학 의사 은퇴,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른 급여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해 기존 의과대학의 소규모 정원을 100명 수준으로 증원하고, 권역별로 100~150명 규모의 공공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백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의사양성 방안'이라는 발제에서 대구에서의 코로나 초기 대응 미흡은 한국 사회의 공공 의료 부실을 증명했다며, 다른 지역도 대구와 유사한 상황이었다면 같은 결과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중앙 정부 차원의 감염병 대응 문제도 중요하지만 실제 문제가 발생하는 곳은 지역 사회 현장이기 때문에 지역 공공의료도 중요하다고 했다.
나 교수는 "서울시도 보건소 부족의사가 평균 1~2명이고, 서울시립병원 의사 이직률이 19%에 이르는 등 현장 상황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며 "감염병 외에도 취약층 근로자와 노인, 만성질환 관리자와 돌봄 등도 지역 공공의료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인력부족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다"고 말했다. 한국 내 의사 수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공공의료 수행에 필요한 공공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의학교육 시스템 안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다른 교육과정이 어떻게 병존할 수 있는지 모호하다"며 "향후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지역 의무직 공무원 확충 계획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의무직에만 한정하지 말고 간호직, 약무직 등 보건의료 인력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근본 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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