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워킹그룹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활용의 문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불필요하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폴리뉴스 정찬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8일 미국의 11월 대선을 앞둔 북한의 입장에 대해 “북한은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한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올인하거나 뭐를 걸 수 없다”고 바라봤다.

김 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북미협상 전망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그 이유 때문이라도 이 상황을 현상 유지로 가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갈 경우 북한은 제재 때문에 자기들만 손해 보기 때문에 강하게 나가서 오히려 차후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 방한에 대해 “전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관리, 그것은 깨지면 안 된다는 것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관리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은 도발 수위를 보류 시켰지만 계속 미국이 안 움직일 것 같을 때 북한이 전체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우려는 있다”며 “미국 대선에서 북한 문제에 성공할 때는 큰 영향을 못 끼치지만 반대로 이것이 나빠질 때는 오히려 (선거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보다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구체적으로 뭘 양보할 것인지 물론 북한의 행동에 따른 조건을 붙겠지만,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으면 제일 성공적인데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북한도 아예 전제를 해버렸다. 이벤트를 하거나 10월 선물 그런 것들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며 “북한 자기들은 많은 양보 조치를 했으니까 미국에게 구체적인 양보조치를 내놓으라는 것인데 미국의 상황이 그걸 지금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선 때까지 미국이 원하는 ‘현상유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사실 4개월밖에 안 남았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도 제재가 계속되는데 대한 불만이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 발 얘기들이 험악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며 북한이 미 대선 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김 원장은 “우리도 눈앞에서 개성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가 됐는데 또 어떤 양보 조치를 하기는 힘들지 않나?”라며 “렇다면 미국이 이 실타래를 푸는 그런 언급이나 실마리를 던지는 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남북관계 진전을 한미워킹그룹이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국이 미국보다 북한에 유연한 것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거나 통제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는 워킹그룹을 통해서 한국이 미국을 상당 부분 여러 부분에서 설득시킨 것으로 알기 때문에 이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저는 이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라고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한미워킹그룹을 두고 미국과 충돌을 각오하고 한다거나 또 다른 걸 만든다기보다는 오히려 여기 있는 것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우리가 목소리를 좀 내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에 이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저는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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