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0일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0일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만흠 진행자 : 21대 국회 전망하는 과정에 황소장과 김능구 대표가 통합당 내부 얘기를  했는데 다른 분들도 추가해 달라. 특히 최근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뭔가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는데 그런 걸 감안했을 때 어떻게 보는가.

홍형식 : 여야 관계에서 중요하게 봐야 될 부분은 미래통합당이 자체 혁신의 동력이나 개혁 변화의 에너지가 굉장히 약하다는 점이다. 사실 미통당의 내부 구조로 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5.18 기념 행사장에 갔다는 건 굉장히 큰 변화다. 문제는 본인의 결심에 의해서 그렇게 갈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과연 미통당의 기저에 깔려 있는 전체적인 변화를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을 못 하겠다. 그래서 주호영 대표가 거기에 간 것만 놓고서 미통당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는 아직 좀 이르지 않나, 21대 국회가 시작해봐야 알 수 있는 문제하고 본다. 미통당이 갖고 있는 수구적인 분위기의 뿌리가 깊다. 특히 미통당은 사실상 그 지지자들한테 발목이 잡혀 있는 정당이다. 정치인이 자유롭지가 않다. 그래서 주호영 대표의 행보나 의정활동에 대해서 향후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현 미통당 지도부가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

차재원 : 주호영 의원의 이번 5.18 관련된 사과나 행보는, 총선에서 참패하고 난 뒤에 미통당 입장에서 보수 혁신을 위한 첫 번째 단추를 거기서 끼워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더 나아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과거사 문제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가야 된다는 생각이 당내에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거다. 사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5.18 기념식에 간 것이 주호영 의원만이 아니다. 작년에 황교안 대표도 갔고, 그 전에는 자신들이 집권당일 때 김무성 대표도 갔다. 그때 정부가 제창하지 말라는 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먹혀들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집권세력의 전체적인 주류인 박근혜가 절대 제창하면 안 된다고 하니까 그게 묻혀버렸던 거지만, 같이 노래 부르고 다 했다. 문제는 그러한 부분들이 당의 전체적인 의견으로 되기에 당시 정치적인 지형구조 자체가 안 됐던 것이지만, 이제는 당의 기류가 반발하기 쉽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보수 혁신의 출발점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되어야 한다는 당내 합의가 이뤄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김종인 대표 체제도 이젠 물건너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임기 문제가 어느 정도 타협되면 김종인 위원장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지만, 설사 돌아온다 하더라도 과거 본인이 생각했던 비상대권 형식으로 당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정도의 정치적 공감은 확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김종인 체제를 비토하자는 세력도 분명히 있는 것 같고, 실제 연찬회에서 소위 말하는 자강론, 이참에 자체적으로 혁신을 하자는 흐름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벌써 총선이 끝난지 1달이 지났는데, 총선 끝나자마자 전광석화처럼 구 지도부가 의도한 대로 했으면 그런 페이스로 갈 수밖에 없지만, 정치는 타이밍인데 이미 그 타이밍을 놓쳤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도 지금 가서는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을 거다. 그렇다고 한다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당의 혁신 모델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근데 그 혁신 모델이라는 것 자체가 미래통합당이라는 틀 자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간다는 생각에 머무른다면 크게 기대할 바 없지만, 미래통합당이라는 당 자체 프레임을 깨고 나간다면 새로운 하나의 변화는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이 될 지 안 될 지는 아직까지 반반이라고 본다.

김능구 : 보수 정당이 MB와 박근혜 이후 더 우경화가 돼서 그렇지, 그 전 한나라당 시절에는 상당수 의원들이 자기 당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정당이라고 했다. 5, 6공 정당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다. 3당 합당을 통해서 민주화 세력이 같이 들어왔고, 또 지금 군부출신이 누가 있느냐하는 얘기였다. 그게 2000년 초반인 것 같은데 실제 군인 출신이 없더라. 나름대로 자기들은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정당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그 이후에는 완전히 오른쪽으로 가다 보니 수구 꼴통 정당으로 규정되어 왔는데, 이제 그 부분의 극복은 가능한 것일까? 

미통당 지역구 당선자 84명 대다수가 영남권이고, 그 영남권에서 초선을 포함한 당선자들이 전부 다 젊고 역동적인 사람들은 아니고 관료 출신이 많다. 조해진 당선자가 김종인의 비상대권 비대위 요구는 84명의 당선자들을 정치적 금치산자로 취급하는 이야기라고 했을 때, 그것은 김종인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당선자들이 왜 그 말 듣고 전부 다 가만히 있느냐 하는 비판이기도 했다. 미래통합당이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100석이 넘는 정당이기 때문에 자기들 나름대로의 생존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될 거지만, 그것이 정말 보수의 혁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현재 초선이나 개혁세력의 틀이 너무 약하다. 그리고 이번 과정을 통해 혁신위, 비대위 세 번을 통해서 과연 진정으로 혁신이 이뤄졌냐는 문제 제기를 하면서 많은 합리적 보수 세력들이 이 정당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그래서 온갖 힘을 써야만 대선에서 맞붙을 정도가 될 것이고 지금부터 1년 간 그 틀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 당에서도 열심히 노력해야 되겠지만 새로운 보수세력을 담을 새 그릇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그런 면에서 기회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