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토론회
김종인 비대위, 주호영 '조기저대 바람직하지않다' - 권영세 '당선자들 뜻 중요, 제3옵션도 생각해야'
주호영 “절박한 집권의지 부재 때문에 총선 패배”
권영세 “수도권 원내대표는 충분조건 아닌 대단히 필요조건”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5선, 대구 수성을)의 압승으로 끝난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선 지금까지 없었던 토론회 방식이 도입됐다. 공통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거나, 주도권을 잡고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주호영·이종배 조와 권영세·조해진 조는 상호 간에 격론을 벌이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토론회는, 공동질문에 답하는 방식과 주도권을 잡고 발언하는 방식의 상호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공동질문에서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묻자 주호영 후보는 ‘절박한 집권의지 부재’를 들며 “민심 읽기와 공천도 엉망이었고, 선거기간 중 막말파동 같은 마지막 선거관리에서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권영세 후보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당의) 시그니쳐 정책이 민생과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었고, 강경장외투쟁밖에 없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추지 못했고, 그렇기에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야당을 심판했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대위 및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토론 벌어져

두 번째 공동질문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생각을 묻자 권 후보는 “원내지도부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선자를 비롯해 우리 당의 의견을 모아서 거기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김 내정자가 수락을 안 하는 상황이므로 당선자들의 총의를 모아서 불확실한 부분을 해소하고 제3옵션을 고려할지 다른 비대위원장을 찾는다든지 등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반면 “조기 전당대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참패에 대한 제대로된 반성과 분석 없이 바로 전대에 들어가면 당이 분열할 수 있다”며 “관리형 비대위냐 혁신형 비대위냐 둘 중 하나인데 후자로 가야 한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후자를) 못 받겠다고 하니 양자 협상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와 차별되는 원내 전략에 대해 묻자 주 후보는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치고 세월호 진상조사 100번, 공무원 연금법 관련 협상도 파업 없이 해낸 사람으로서, 협상의 힘은 철저한 팩트와 전문성, 논리에 있다”며 “대안을 사실관계와 논리에 의거해 준비하고 우리의 대안이 맞다는 것으로 협상력을 이끌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장외투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권 후보는 “농성, 삭발, 단식투쟁 이런 것들은 실패로 판명났다. 이런 방식은 안 통한다고 생각하며, 과거의 협상 경험이나 기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당선 되고 협상기술이 필요하면 주호영 의원에게 상의해서 배우겠다. 국민의 지지를 소위 ‘백’으로 갖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순간 장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협상 기술 강조하자 의석수를 들며 무용론 제기하기도

질문 시간이 끝나자 토론회는 상호 간 주도하는 토론으로 들어갔다. 먼저 조해진 정책위의장 후보가 나섰다. 조 후보는 “보수 정당이 진 것이지 보수 진영은 지지 않았다. (재야에) 전문가들과 지식인, 실력가들이 있다. 이번에 원내 입성한 분들도 계신다”며 “복안이 있으면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주 후보 측에 주문했다.

주 후보는 이에 “직능단체 모임에 가면 우리 당의 의원들은 오지 않는데 저 쪽은 다 나온다. 표가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 직능별 조직을 갖춰야 되는데 선거 때만 찾아간다”며 “1년에 한두번 씩이라도 간담회를 갖고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에 우리 스스로 보수의 가치에 대해서 논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주 후보가 강조하는 ‘협상 기술’에 대해 기술적 무용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의석수가 바뀌었으니 협상의 룰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전쟁의 원리는 매번 같은 법”이라며 응수했다.

2030세대로의 세대교체 얘기가 나오자 조 후보는 “준비된 2030세대가 별로 없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인재를 키우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후보는 “선거 때만 성공한 청년들 불러서 소모하고 버리는데 오겠는가. 우리 당 안에 청년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당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좋은 얘기 많이 해 점수 따도 1마디 나쁜 얘기하면 아무 소용없다”며 주 후보에게 세월호 관련 설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질문했다. 주 후보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 앞뒤를 다 봐야 한다”며 “처참한 사고이지만 교통사고 법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배상이 나간 것은 국민 성금이 갔기 때문이고, 교통사고 법리로 정해져야 한다는 건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아픈 사람들에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권 후보의 지적에 주 후보는 “야당으로서의 견제와 막말의 견해가 굉장히 애매하다. 여당에 대한 프레임이 무력화되는 부분도 경계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공백기, 영남 기반, 수도권 기반 등 논란

주 후보는 ‘공백기’로 권영세·조해진 조를 공격했다. 주 후보는 권 후보에게 “너무 공백기가 긴데 원내대표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고, 권 후보는 “8년의 공백기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국민들의 시각은 여의도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르다”고 응수했다.

소위 ‘영남당’에 대해서 주 후보는 “어려울 때마다 우리 당을 지지해 준 영남 지지자에게 ‘영남당’이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자해적 발언”이라며 “우리를 지지하는 세력을 폄훼하는 정당이 어떻게 잘되겠느냐. 그런 말은 해당 행위로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원내대표론’에 대해서 권 의원은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대단히 필요조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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