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사퇴한 황교안, “부활 가능성 없다”
재보궐 선거 있지만 전망 어두운 오세훈·나경원
홍준표 반사이익…‘국익 우선주의’ 내놓은 홍준표
원희룡·유승민에게도 역할론 대두

<사진=이경민 기자>
▲ <사진=이경민 기자>

4·15 총선이 미래통합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통합당과 범보수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군(황교안, 오세훈, 나경원 등)이 상당수 ‘증발’했다.

살아남은 홍준표 전 대표와 애초에 불출마를 유승민 전 대표 이외의 다른 주자들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대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중진들을 대선주자급으로 일부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대 총선 당일인 15일 11시 40분경, 지역구 선거와 당의 패배가 확실해진 황교안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통합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이후 황 전 대표는 일체의 정치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박지원 의원은 황 전 대표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며 “자꾸 문재인 대통령 발목만 잡고, 뭐든지 극한투쟁, 장외투쟁을 광화문에 하기 때문에 국민적 신뢰를 못 얻었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아예 황 전 대표정치 생명 자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신인 고민정에게 져 궤멸적 타격 입어

나경원, ‘폭 좁은 지지층’ 때문에 향후 전망도 어두워

통합당에게 매우 험지인 서울 광진을 선거 승리를 통해 대권주자로서의 부활을 꿈꿨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대권주자 반열에서 사실상 밀려났다. 특히 상대가 정치 신인인 고민정 당선자이기에 그 타격이 크다.

향후 있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는 등의 경우의 수는 일부 남아 있지만, 이미 내상을 많이 입은 상태이므로 대권주자 반열에서는 밀려났다고 해석해야 한다. 오 전 시장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광진을 지역구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광진을 선거에서 크게 고전했음을 뜻한다.

총선 이후 전당대회 역할론 등이 나오면서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꼽혔던 나경원 의원 또한 선거 낙선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체급이 이미 원내대표직 수행을 통해 당 대표급으로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있을 전당대회에서의 최고위원 선거 출마 등도 어렵다.

“흰색 운동화가 검정색이 되고, 찢어지고. 이 운동화는 벗을 때가 됐다”는 낙선 소감을 지난 17일 밝힌 나 의원은 현재 일체의 언론 노출을 삼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낙선 이후 공천에서 밀려나는 등 암흑기를 겪다가 2014년 동작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한 나 의원이 다시 정치 인생을 재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상황은 좋지 않다. 이근형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의원은 ‘국민 밉상’이 돼 있었다”며 “나 후보는 지지폭이 딱 제한이 돼 있어 그분하고 적절히 각이 설 수 있는, 웬만한 후보면 되겠다(고 판단, 이수진 전 판사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는 영남이 아닌 수도권에 정치적 기반을 둔 나 의원의 정계 복귀가 쉽지 않음을 뜻한다.

통합당과 합당 논의 없다는 안철수, 적은 의석수로 험로 예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또한 실망스러운 총선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구에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강수를 뒀음에도 3석의 의석만 확보함으로서 비례대표 의석수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게 나온 것이다.

17일 통합당과의 합당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지금이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힌 안 대표이지만, 적은 의석수로 인해 여러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전망이다.

코로나 현장 투입과 마라톤으로 어렵사리얻은 비례대표 단 3석으로 맨손의ㅈ대선 마라토너가 될지, 아니면 통합당 등 범보수세력과 통합정당을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반사이익 얻은 홍준표·김태호ㆍ원희룡…유승민 행보에도 관심

많은 주자들이 쓴맛을 본 이번 총선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주자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홍준표 전 대표가 있다. 당에서 공천 배제당했지만 대구 수성을에서 생환한 홍 전 대표는 “대선 출마 꿈이 여전하다”며 대권 도전에 대한 욕심을 솔직히 드러내고 있다. 정치 경력이나 경륜으로는 자신을 상대할 후보군이 보수진영 내에 사실상 없다는 자신감이다.

홍 전 대표는 ‘국익 우선주의’라는 슬로건마저 내세우면서 사실상의 대권행보에 나서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1일 자신의 sns에서 “국익 우선주의는 헌법 제46조 제2항에 근거를 둔 헌법적 가치”라며 “저는 좌우에 매몰되지 않고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마지막 의정생활을 할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다짐한다”고 적었다. 20대 대선만이 자신의 목표임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또다른 생존자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주목받고 있다. 당에 조기 복귀할 경우 ‘경남 좌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 안팎의 견제로 그의 복귀가 조기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조경태 최고위원은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네 사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복당을 받기 전에도 (김 전 지사를 포함한) 네 사람과 우리 당이 더 긴밀하게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복귀 전망이 밝은 셈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몸값 또한 치솟고 있다. 이를 신경 썼는지 이전 같으면 통합당의 참패에 대해서 뭐라도 언급됐을 만한 그의 sns도 조용하다. 현재 그의 sns에는 총선 결과에 대한 일체의 언급 없이 코로나19 방역 관련 내용만 올려져 있다. 원 지사의 ‘의도적 침묵’이라 볼 법 하다.

실제로 민주당 소속 도의회 의원인 양영식 도의원이 19일 중앙정치 참여에 대해 묻자 “눈 돌릴 여력이 없다”고 원 지사는 중앙정치 차출론을 일축했다. “총선에서 제주지역에서 민주당 압승한 데 대한 의견과.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화 참여여부 등을 밝혀달라”는 질문에도 원 지사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원 지사의 이 같은 의도적인 ‘정치와의 거리 두기’에 지역 정가에서 설왕설래가 넘치지만, 확실한 것은 원 지사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승민 의원 또한 상황이 나쁘지 않다. 기존의 ‘배신자’ 낙인이 있지만 탄핵 수용이 확고한 민심으로 드러난 이번 총선의 의의를 고려하면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중도 확장 및 개혁보수를 주장해 온 유 의원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리라는 전망이다. 친박 청산의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아직 대선주자에는 못 미치는 일부 중진들을 당 대표나 원내대표 등 중요 당직으로 끌어올려서 후보군을 키워내야 한다는 주장도 보수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5선 고지를 달성한 주호영 의원이나 무소속으로 생환한 윤상현 의원 등이 그 후보군이다. 주 의원은 현재 당 대표나 원내대표의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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