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직 사퇴한 황교안, 정치적인 치명상 입어
오세훈·나경원 낙선…중진들 쓸려나가
영남지역 무소속 출마 강행한 홍준표·김태호 컴백
주호영 ”원내대표 조기 선출해 당대표도 대행해야“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난 21대 총선은 의석수 차이도 충격적이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통합당에 더 큰 내상을 입힐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황교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당의 대선주자급 중진 정치인들이 대거 패배함으로 인해 대선주자 후보군이 급격히 약화돼 버렸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에도 선명하게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15일 자정 가까운 시각, 서울 종로 선거에서 큰 표 차로 패배한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자기 선거 및 진두지휘한 전국 선거에서도 참패했기에 대권주자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평가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광진을 선거 패배도 통합당으로선 뼈아프다.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얼마 안 되는 통합당 주자였기 때문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심재철 현 원내대표, 신상진 의원 등 수도권 중진들마저 대거 패배하면서 통합당은 일종의 ‘공황 상태’다.
중진들을 포함한 통합당 지도부의 총선 스코어도 처참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정미경·김영환·신보라·이준석 최고위원들이 전부 다 낙선했고, 유일하게 지역구 기반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조경태 최고위원만 생환했다.
한편 원외 중진 인사로는 공천 탈락 후 대구 수성을 출마를 강행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생환했다. 윤상현 의원 또한 간발의 차이로 당선됐다.
이러한 지도부와 대선주자·중진 정치인의 대거 공백 상태는 향후 통합당에 엄청난 여진을 남길 전망이다. 잠재적 대선주자군이 다 날아가 버렸기에 차기 대선 승리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당이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큰 분열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분석이 보수진영 내에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차명진·김대호의 ‘막말’이 접전지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 코로나 19 사태가 정권심판론을 희석시켰다는 견해, 보수정당이 당 세 자체가 탄핵 등을 거치며 크게 약화됐다는 의견 등 패배요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와 더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통합당 차기 당권 구도의 발빠른 재편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구 수성갑 당선자인 주호영 의원은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조속히 원내대표 될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수행하면서 수습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바로 비대위로 전환하는 방식이나,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이 당 대표 대행을 하는 방안 또한 거론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6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우파의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얼마 안 되는 정치인들마저 전부 낙선하면서, 통합당은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권 싸움 이전에 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며 그렇기에 주호영 의원의 원내대표-당대표 대행 조기 선출론은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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