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두번째 시간입니다.

작년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갈등으로 내몰았던 이슈가 10월 중순 조국 장관의 사퇴와 국민적 갈등 야기에 대한 대통령의 유감표명 메시지로 마무리되면서, 정치권은 빠르게 총선정국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후 연말까지 이른 바 ‘4+1’협의체에 의해, 예산안 처리, 연동형비례제와 18세 선거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 공수처법 통과 등이 야권의 반대 속에서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조국 사퇴시점에 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9%까지 급락(잘못한다는 의견이 50%)했었지만, 개혁법안의 처리과정에서는 40%대 후반의 안정적 지지도를 유지했으며, 올해 들어 첫번째 조사도 긍정 47%, 부정 43%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문재인 정권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선거결과는 범여권 대 범야권 6대4의 범주에 있었습니다. 조국사태를 통해 ‘민주와 적폐’가 아닌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를 만들고자 했던 보수야권의 투쟁이 보수세력의 재결집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가져온 부분도 있었지만, 20대 국회 내내 이어진 동물국회, 식물국회의 모습에 지친 국민여론은 반대만 일삼는 보수 야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승리를 안긴 2018년 6.13지방선거의 결과에 비추어, 탄핵 이전에 성립된 국회도 촛불의 의지에 합당한 모습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게 부각되는 양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1대 총선의 선거전 초반 관심은, 첫째, 보수야권이 통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가, 둘째, 여당은 공정과 협치의 가치를 새로 세우고 변화의 주체로 지지를 이어갈 것인가, 세번째, 새로 도입한 연동형비례제도는 다당제의 정착에 제대로 기여할 것인가 등 세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개입되면서, 지난 3개월간 진행된 선거전은 대통령 국정지지율의 변화를 기준으로 보면 크게 세번의 변곡점을 거쳐왔습니다. 첫번째는 검찰개혁 추진과 관련한 민주당의 행보가 독선적인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국정지지율이 하락한 시기, 두번째는 보수통합 정당의 출범과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대정부 비판을 이어가며 주요 격전지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시기, 세번째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적 현상과 대비된 국내 대처능력이 정부여당의 성과로 부각되는 시기 등으로 구분됩니다.

첫번째 시기에 나타난 국정지지도 하락은 민주당의 자만과 안일함이 자초한 측면이 강합니다. 개혁법안을 무난히 처리한 정부여당은 추미애 법무장관을 임명하여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 등 검찰개혁에 속도를 냈지만,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한 반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하명수사와 선거개입이라는 검찰의 반격이 정치권의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임미리 교수 칼럼에 대한 고발 사건으로 오만한 여당의 이미지가 부각되고, 부동산 투기대책의 후유증도 겹치면서, 1월 마지막 주 국정지지율은 조국 사태 이후 최저인 41%(부정은 50%)까지 하락합니다.

두번째 시기에는 보수야권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2월 17일 미래통합당의 출범은 탄핵 과정에서 분열된 보수진영이 다시 하나로 결집한 결과로, 이후 당내 혁신 움직임과 강력한 대정부 비판을 이어가면서 선거전에서도 나름 변화된 분위기를 이끌어내었습니다. 도로 새누리당이란 비판과, 통합이후 정당지지율이 답보하는 상황에서도, 한달여의 산고 끝에 탄생한 미래통합당은 인적쇄신을 내건 초기 공천전략도 호응을 얻으면서, 통합보수정당의 위상을 갖추고 양당 구조 선거전의 확고한 한 축이 되었습니다.

통합당은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한 초기입국제한조치 부재’, ‘마스크 공급 부족’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초의 안정수준으로 회복했던 국정지지율이 2월말에는 다시 42%(부정 51%)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으며, 지역구별로 특히 수도권에서 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확산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21대 총선을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전개되었지만, 국난극복을 주도하는 정부여당의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지지세로 반영되면서, 3월 중순 이후에는 국정지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합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이 나온 3월 11일, 안정적인 관리 단계에 들어선 국내상황이 유럽지역의 재난상황과 비교되기 시작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긍정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매일 상승하는 국면으로 급변했습니다. 특히 국가차원의 대응 노력과 역량이 차원이 다른 국민적 자긍심으로 비춰지면서, 많은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하는 분위기를 양성했고, 그 결과는 현재 50%대 후반의 국정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거전이 막판에 이르면서, 승리를 확신한 정부여당은 더욱 몸을 낮추고 국민의 선택을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왔습니다. 선거전에 국한해서 보면 민주당이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비례정당 참여를 둘러싼 논쟁에 국한되며, 그것도 이미 보수진영의 위성정당이 창당된 상황이라,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파괴했다는 비판을 홀로 감당해야 할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최근에는 외부의 낙관적인 전망은 경계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지지세 결속을 위한 대세론을 전파하는 전략을 지속해왔습니다.

반면에 미래통합당은 열세를 절감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그간 대여 투쟁과 통합과정에서 파생된 문제점들이 드러나며 선거전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팬데믹으로 국내여론이 바뀌는 시점에, 미래통합당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퇴와 미래한국당 공천논란 등 심각한 내분을 겪으며 당내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공천의 문제는 20대 총선 때와 같이 결국 일부 지역구의 당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이라는 메신져를 영입했지만, 공동선대위원장들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등 마지막까지 메시지의 일관성은 유지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구나 막판에 이어진 막말논란과 차명진 처리과정은, 이른 바 아스팔트 태극기 세력까지 함께 끌어안은 통합당의 어려움이 외부로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양당의 대결구조가 강화되면서 소수정당의 입지가 대폭 줄어든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구에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고, 위성정당으로 인해 연동형비례제도에 의한 기회도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연동형비례제는 21대 국회에서 다시 다루어지겠지만, 20대 국회의 민생당, 정의당과 같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이 가능한 정당이 나올 수 있을지 결과를 주목해야 할 사안입니다.

총선 과정에서 정의당의 경우 조국사태 사과 등으로 노선과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특히 비례연합정당 불참을 계기로 범여권 차원의 연대가 무너진 측면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진보후보 단일화는 지역구 차원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손학규 대표의 노욕에 우왕좌왕한 민생당, 달리는 안철수 외에 특별히 보여준 것이 없는 국민의당 등 소수정당의 어려움이 특히 부각된 21대 총선이었습니다.

변곡점을 거친 21대 총선은 당초 예상되었던 6:4의 구도로 다시 돌아간 느낌을 갖게 합니다. 보수야권이 통합으로 기세를 올리며 코로나대응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시점에는 격차가 많이 축소될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했지만, 이후 상황변화 속에서 수도권과 충청, 강원지역까지 정부지지론이 대세로 자리잡고 영남에서도 20대와 비슷한 규모의 의석이 가능하다는 분석으로, 민주당은 이제 1당 이상이 압승을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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