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들은 나 후보에 호의적인 것 같다"
"젊은 세대, 그렇다고 야당을 찍기도 꺼려하는 것 같다"
[폴리뉴스 송희 기자] 2일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됐다. 전직 판사 간의 대결로 서울 동작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와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4선 관록 나경원이 맞붙어 관심이 뜨겁다. 이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각종 여론조사에 앞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지역을 뛰었고, 나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이날 출정식을 열며 건재함을 알렸다.
두 후보자의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면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인터뷰에 답한 주민들은 사전 만남 없이 무작위로 만났다. 동작구을은 상도제1동·흑석동·사당1동·사당2동·사당3동·사당4동·사당5동을 선거구로 한다.
동작구을 민심 엿보기
사당2동에 위치한 남성사계시장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한 건어물 가게를 하는 모 씨(여, 70세)는 “나경원은 자주 봤다”며 “파란 옷은 못 봤다. 아까 노란 옷 입은 사람(정의당·이호영 후보)은 처음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도 찍었고 이번에도 찍을 것”이라며 4선을 한 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시사했다.
같은 시장의 한 수건 가게를 운영하는 모 씨(남, 33세)는 “시장 상인들은 (나 후보에) 호의적인 것 같다. 명절, 행사 때도 자주 봤다”고 말하며 “이 후보도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후보에 대한 반응을 묻자 “글쎄다, 아무래도 처음 본 사람이라”라고 답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인 이 후보가 앞서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사람들이 앞이 다르고 뒤가 다를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흑석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 씨(여, 53세)와 이 씨(여, 63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씨는 “나 후보는 기본적인 지지도가 있는 것 같다. 오차범위가 얼마만큼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후보의 지지도가 낮아진 것이 피부로 느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소에 선거 인사 차 두 후보가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만나보니 두 후보가 달랐다”며 “이 후보의 공약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뭘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여론조사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많은 것 같다. 젊은 세대는 현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야당을 뽑기에는 또 좀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정의당 이야기도 나온다“고 밝혔다.
동작을은 17대 총선까지는 민주당 텃밭이었다. 그러나 17대 이계안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보수정당 후보가 연이어 당선됐다. 나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43.3%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0일 서울시 동작구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6.4%, 나 후보는 41.6%로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4.4%p)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중앙일보가 의뢰해 입소스가 지난 3월 4~28일 동안 지역민 5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가 46.5%, 나 후보는 36.9%로 오차범위 밖에서 나 후보가 부진한 것으로 나왔다. (신뢰수준 9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탈환 노리는 이수진
‘진짜는 하나다, 사람이 다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일, 두 후보의 첫 행보는 비슷했다.
이수진 후보는 이날 오전 5시쯤 동작 01번 마을버스 첫차를 타고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 시간에 나오셨는데 다들 밝으셔서 (시민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동작 주민이 자랑”이라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차를 타고 일하러 나가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이렇게 고생하는 분들에게 선거 운동하러 나왔다고 하기가 조금 (미안했다)”이라며 “버스 노선이 복잡한 것 같은데 편하게 탈 수 있게 버스 노선을 바꿔보려고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오전 7시에는 상도역을 시작해서 숭실대입구역, 남성역, 이수역, 사당역 역사 내에서 선거 운동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2시 30분에는 선거 사무실에서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과의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양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멀리서 이수진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오신 양 원장님께 감사하다”며 “만나는 분마다 6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바꾸자고 하신다”며 “국민의 삶을 볼모로 하는 낡은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오후 6시 시민들의 퇴근 시간대에 맞춰 다시 흑석역을 찾아 선거운동을 벌였다. 퇴근하던 한 지지자는 이 후보의 손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후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첫날 반응이 어떠했는지’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인지도는 (나 후보와) 거의 비슷해졌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진짜는 하나다, 사람이 다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5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일류동작의 완성, 그래서 나경원이어야 합니다’
나경원 후보는 4시 50분부터 첫 일정으로 흑석동 재활용 선별장을 찾았다. 또 첫 차편으로 출근하는 유권자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이수역과 남성역 출근 인사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이 후보와는 다르게 나 후보는 이수(총신대입구)역과 인접한 태평백화점 앞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열었다. 나 후보는 “출정식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신 것은 대한민국과 동작에 대한 걱정 때문일 것”이라며 유세를 시작했다.
나 후보는 출정식에서 “제가 태어나 이 세상을 처음 마주한 곳이 동작”이라면서 “정치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 제 손을 잡아준 곳도 동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내세운 이수~과천 복합터널(동작대로 지하화) 공약과 관련해서 “4년 전부터 서울시장에게 요구했고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며 “제가 해놓은 걸 (이 후보가)완성하겠다고 하는데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와 딸을 소개했다. 이후 나 후보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5천 명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남성사계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지자자들은 나 후보를 껴안기도 했고 손으로 2번을 만들어 흔들며 “화이팅”이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왜 여론조사가 그렇게 나왔느냐”며 대신 역정을 내주기도 했다.
나 후보는 기자에게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선거 운동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나 후보는 선거 내내 악수보다는 주먹인사, 또는 팔이나 등을 쓸어내리며 손과 손이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일류동작의 완성, 그래서 나경원이어야 합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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