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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총선진단] 21대 총선의 또다른 분기점_비례정당, 여권의 선택은?

21대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 이르고 있지만, 총선을 향한 정치권의 시계는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69% 완료, 순조로운 시스템공천 진행 중 

더불어민주당은 큰 잡음 없이 시스템공천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3월4일 기준으로 179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완료하여 70%에 가까운 진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단수공천이 86명으로 현역이 35명, 원외인사가 51명입니다. 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확보한 후보는 66명으로 현역이 20명, 원외가 46명이며, 현역 불출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략공천은 현재 22곳의 후보자를 확정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당의 현역의원 129명 중 30명이 공천에서 제외되어 물갈이 20%의 목표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다선의원 중심으로 7명이 탈락했는데, 국회의장을 노리던 6선의 이석현 의원, 5선의 이종걸 의원, 3선의 유승희, 심재권, 이춘석 의원 등이 오랜 시간 지역을 갈고 닦은 후보들에게 고배를 들었습니다. 계속 진행 중인 경선을 통해 나머지 79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도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미래통합당 공천은 초기 단계, 인적쇄신을 완성할 인력 풀 부족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소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미래통합당의 공천은 아직 진전이 더딘 모습입니다. 2월 하순부터 황교안 대표 외에 김웅, 김태우, 김용태 등을 이슈 지역에 단수추천하면서 시작된 공천은, 3월1일 100% 국민경선에 의한 수도권 6곳의 결과 발표, 3월3일 16곳의 공천 발표 등으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인적쇄신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PK 10명, TK 5명 등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냄으로써 배제된 현역의 숫자가 20여명에 이릅니다. 윤상현 등 일부 Cut-off 인사들의 반발과 함께, TK 공천을 위한 면접이 시작되면서 공천 탈락자에 대한 친박신당, 보수신당 등의 영입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 현황을 전체적으로 보면, 인적쇄신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운 곳을 채울만한 인력 풀이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현재 부울경 지역의 공천이 지체되고 있고, 강남 강세지역 일부의 후보도 미정이며, 서울12곳과 경기6곳 등의 추가공천신청을 진행 중인 것이 인력난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속에 비례대표 의석이 전체 총선결과에 미칠 영향이 더욱 크게 부각

향후 2~3주간 코로나19 사태의 처리 결과에 따라 총선정국의 흐름도 크게 좌우될 듯합니다. 코로나 사태를 정권심판론과 연계하여 활용하려는 보수야권의 총공세가 이어지면서, 2월4일 시작된 대통령 탄핵 청원이 147만명으로 마무리된 반면 대통령 지지 청원도 8일만에 125만에 이르는 등 전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전염병의 성격상 정부여당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몸을 낮추고 사태해결에 몰입하는 노력이 조기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야권 총공세의 역작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지역구 선거에 대한 전망이 더욱 어려워지고 양당 대결구도는 명확해진 상황에서, 연동형비례 의석 이슈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재 구도로 추정하면, 통합야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의석은 27석까지 전망됩니다. 예를 들어 40% 득표율을 가정하면, 병립형 7석, 연동형 20석 이상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지역구 120석을 가정하면, 미래통합당은 3석 정도의 무소속 영입으로 국회 지배가 가능합니다. 연동형 20석의 차이가 과반수 야당의 가능성까지 열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연동형 의석을 지키기 위한 범여권의 대응방안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촉박한 시간, 범 여권의 연동형 의석 확보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

여권에서 이루어지는 논의의 핵심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유권자들의 표심을 연동형비례 영역에서 사표로 만들지 않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과거에 경험한 교차투표를 통해 정의당에 표를 몰아주는 것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특히, 최근 정의당의 행보가 내부적인 비례대표 경선에만 몰입하는 것으로 보여지면서 진보 유권자 층에서 정의당에 대한 신뢰가 다소 약화된 모습입니다. 정의당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이후 4%대 초반에서 답보하고 있고, 정당투표 지지율도 10% 미만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입장에서 미래한국당과 동일한 형태로 직접 비례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명분과 중도층 표심을 모두 잃게 되는 악수임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선거제도 개편의 명분은 살리면서, 미래한국당의 연동형 의석을 예를 들어 40/100(12석)으로 묶어두고, 나머지 의석은 범여권의 군소 정당에 배당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한 형태로 모색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최대 7석이 예상되는 병립형 비례의석을 확보하는가 여부에 따라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병립형 의석 수준만 보장받는 형태로 정의당 및 기타 정당이 함께 참여하는 선거연대정당에 비례후보들을 배치하고 선거 후 당선자는 소속정당에 복귀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주말 이후 구체화된 주권자국민회의, YMCA 등이 추진한 선거연합정당이나, 최배근, 우희종 교수의 플랫폼 정당 ‘시민을위하여’ 등이 그것입니다. 두번째는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내지 않고, ‘다수당이 손해 보더라도 소수당이 국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자’는 선거법 개정의 취지에 맞도록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입니다. 최재성 의원이나 백낙청 교수의 제안이 이에 해당한다 할 수 있으며, 정봉주 전의원이 추진하는 시민단체나 기타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이른바 ‘의병정당’ 형태도 별도의 친여 정당을 만든다는 것 외에는 유사한 모습입니다.

촉박한 시간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전략적 결단이 빠를수록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법이 요구하는 ‘민주적 절차를 규정한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 공천룰’의 선관위 제출시한이 3월16일로, 그 이전까지는 창당 절차가 완료되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권 하반기를 책임지고 차기 정권을 재창출한다’는 절박감의 관점에서, 민주당이 당 바깥에서의 논의에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선거연합정당 형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당이 열쇠를 쥐고 있으나, 선거연합정당 불참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상황

반면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3월 1일 강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해찬 대표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했습니다. 의병정당은 비례민주당 창당과 다름없고, 선거연합정당은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꼼수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평가하고, 이와 같은 민주당의 의석수 늘리기는 중도층의 이반과 투표 불참으로 이어져 진보의 참패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정의당은 3월5일 이정미 전 대표의 방송대담에 이르기까지 거듭해서, 연합정당에 대한 합의는 없으며 최재성 의원, 백낙청 교수 제안과 같이 현 국면을 타개할 대안이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습니다. 민생당, 녹색당 등도 반대입장을 표명했지만, 핵심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합의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의석 늘리기’라는 불신을 해소할 만큼, 민주당 지분에 대한 사전 합의가 없으면 정의당이 먼저 연합정당을 지지하는 양상의 전개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현재 정의당은 민주당과의 지분합의 절차를 필요로 하는 연합정당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고 있고, ‘선거제도 개편의 명분을 살리는 민주당의 대의적 결단’을 촉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50여곳에 이르는 ‘지역구 후보들은 끝까지 갈 것’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빠른 결론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어

코로나19 사태와 미래통합당에 의한 반 문재인 전선이 진보진영의 위기감을 한껏 키운 상황에서, 연동형 비례의석에 대해 민주당이나 범여권이 기존의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연동형 의석에 대한 대안 선택은 정당간 조율을 통한 시기의 문제만 남은 상태라 할 것입니다.

지난 주말 선거연합정당 논의가 불을 지핀 이후, 정의당의 반대 입장 표명, 민주당의 진지한 검토 발언이 여러 계층의 찬반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별다른 진전 없이 논란만 지속되고 미래통합당의 비판까지 가세하면, 민주당이 답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민주당의 선택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한편 정의당도 정당 우선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노출되어, 진보진영 전체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의 입장에서 첫째, ‘민주당 비례의석 최소화’를 전제로 연합정당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둘째 비례의석은 군소 여타 정당에 전면 양보하되, 격전이 예상되는 지역구에 대한 범여권의 협조를 얻어내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며, 최대한 빠른 결론이 곧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동형 비례제가 21대 총선의 또다른 분기점이 되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진보적인 군소정당들의 희망, 그리고 원내 1당, 범여권의 우위와 정치적 명분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민주당의 고민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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