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논의에는 말 아낄 듯, 바른미래당 장악이 우선 ‘손학규 관문’이 첫 과제

안철수 바른미대당 전 공동대표
▲ 안철수 바른미대당 전 공동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가 19일 총선을 87일 앞둔 시점에서 귀국한다.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진영정치 타파 제3지대’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총선에 미칠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그는 공항에서 총선을 앞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의 일단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치’, 즉 제3지대 정치에 대한 생각의 일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이나 자유한국당의 보수통합 러브콜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귀국 후 안 전 의원의 공식 일정은 오는 20일 국립현충원 참배와 광주 5·18 묘역 참배가 잡혀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은 무엇이 되려고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어려운 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오는 것”이라며 “새로운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얻고 난 이후에 행보를 모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행보는 발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총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아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총선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자신이 당적을 둔 바른미래당 접수를 통한 정치적 공간 확보에 나설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바른미래당이 아닌 새롭게 독자 정당을 창당해 정치를 재개할 경우 절대적 시간과 준비가 부족하다. 바른미래당은 연동형비례선거제 도입으로 정치적 입지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고 국고보조금 등 재정 여건도 좋다. 따라서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통한 리모델링과 외연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안 전 대표의 귀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쪽은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진영 쪽이다. ‘친(親)문재인 대 반(反)문재인’으로 갈린 선거지형에서 여권진영보다는 야권의 ‘반문진영 파이 배분’에 미칠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은 안 전 대표에 대한 통합 러브콜을 거듭해 발신해왔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측은 ‘보수통합’에는 선을 긋고 있다. 안 전 대표 측근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6일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보수통합 논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 중심으로 가는 보수 통합 논의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나? 그 부분은 선택지에서 제외돼 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의 노선에 대해 “보수가 아니다”며 “한국 정치가 이제는 중도 실용 노선으로 전환돼야 된다, 진영을 깨야 된다는 이념이다. (귀국 후 안 전 대표는) 이런 본인의 정치적 정체성 또 철학 부분을 아마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정치 타파’, ‘제3지대 정치’를 표방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에 있어 최대변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다. 안 전 대표가 복귀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손 대표는 다시 이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와 만나 이 문제를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 안 전 대표에게 손 대표는 첫 번째 관문이다.

손 대표와의 정치적 타협에 성공한다 해도 이후에도 꽃길은 없다. 주승용 의원 등 다수의 호남계 중진 의원들을 안는 것도 난제다. 호남계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지역구에서의 득표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쉽사리 그의 지도력에 따르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이 총선을 앞두고 진행할 통합 움직임에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당 등과의 보수통합 논의 여부 이전에 바른미래당 장악이 안 전 대표에게는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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