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헌법... 슬픈 대한민국..."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 제공=연합뉴스>
▲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 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19일 오전, 미 하원 전체회의 표결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트럼프는 아메리카 역사상 하원에 의해 탄핵된 세번째 대통령(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으로 기록됐다.

사실 일천日淺한 아메리카 역사에는 '역사 앞에 부끄럽다'라는 레토릭이 없다.

이후 상원에서 3분의 2가 탄핵을 찬성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나게 된다.

그러나 하원과 다르게 상원은 공화당원들, 즉 트럼프의 패밀리로 꽉 차 있다.

하지만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면죄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한다"는 성명을 냈다.

즉 이런 류의 성명은 "공화당원들아~ 너희가 누구 때문에 존재하느냐!"라는 '암묵적 강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로 미 하원에서 탄핵되던 시각.

권력남용 혐의는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4억달러의 군사 지원을 대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혐의고, 의회 방해 혐의는 하원의 탄핵 조사를 방해했다는 내용.

 

트럼프 미시건 주 배틀 크릭에 모인 유권자를 향해 "우리가 미시건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동안에 의회의 급진적인 좌파는 부러움, 증오, 분노 등에 뒤섞여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연설하고 있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상대편에 대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동료(파트너)에 대해, 결국은 '내 나라 내 국민'을 향한 그의 아이디어는 '증오와 분노'와 같은 감정조절장애 또는 조현병적 장애, 그리고 '급진과 좌파'라는 이념적 장애, '소모전'이라는 투쟁과 전쟁의 언어들로 가득하다.

한편으로는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일자리', 즉 '먹는 일'에 집중된 듯하다. 유권자들을 상대로 "탄핵이고 나발이고 간에 헌법질서가 밥 멕여주나~"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에게 특별히 발달된 것은 인간의 양면성 중, 한 축이라할 수 있는 '야만성'이다.

이런 식으로 '헌법질서(인간문명 또는 약속체계)'를 무시하는 그의 야만성은 '세계시민'을 대하는 태도, 일국주의, 일방주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아메리카 먼저주의'라는 것도 가만히 따져보면 미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다. 여하튼 트럼프, 참 독특한 캐릭터다…필자가 보기엔, 아무래도 '가족암'이라는 병에 걸린 듯하다. 그의 할아버지가 독일에서 특별한 야만성으로 살았으며, 그의 아버지가 아메리카로 도망와 독특한 야수성을 물려줬기 때문일까? 이런저런 가혹한 삶의 환경이 '가족풍'을 이뤘을 것이고, 그런 가족의 역사성이 암의 '내력'처럼 유전됐을 수도 있을 것같다.

트럼프의 '가족풍'은 계속됐다.

하원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던 그 시간에 트럼프의 미시간 주 선거유세 현장에서의 발언이다.

"아마도 올려다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는 '지옥으로 떨어져 지상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누구에게 한 말씀? 데비 딩겔 민주당 하원 의원에게.  왜? 간단하다.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지옥과 무슨 상관이람? 올해 초 딩겔 의원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그때 트럼프가 'A+'점수를 받을 만큼 극진하게 예우했다. 그런데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는 것. 간단하게 말하자면 "네 남편 지옥갔다"는 욕설이다.

딩겔 의원의 남편은 미국 의회 최장수 재임 기간의 기록을 보유한 존 딩겔 전 하원의원이다.1955년 하 원에 입성, 무려 59년간 의원직을 유지하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지켜본 인물이라 미 정치사의 산 증인으로 불렸다. 존 딩겔은 미시간에서 우상같은 존재였고 정당을 넘어 존경받았으며 평생 미시간주에서 인기가 높았던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역겹고 개탄스러운 공격(disgusting and deplorable attack)'은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하원에서 탄핵(소추)되던 날, 민주당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이 한 발언은 미국 정치의 현장을 적확하게 표현한 언술이다.

 "헌법을 위해서는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을 위해서는 슬픈 날"

 

거기나 여기나 정치판은 아사리판이다. 개판 5분 전이다. 밥그릇 깨지는 소리와 악다구니가 난무하는 '야만의 현장'이란 점은 똑같다.
 
 "위대한 헌법~ 슬픈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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