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주로 맡는 원내대표직에 재선인 홍철호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경쟁 레이스에 크게 불이 붙고 있다. 또한 “친황 대 비황”, “친박 대 비박”, “수도권 대 영남권”, “초재선 대 중진”등 여러 종류의 대결구도가 짜여져 복잡하게 경선이 진행되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다.

친황체제 구축 맞서 비황(非黃)들 원내대표 선거에서 불만 표출하나

먼저 주목해야 할 곳은 ‘친황(親黃) 대 비황(非黃)’ 구도다. 황 대표의 ‘친황 체제 구축’을 두고 당내 불만 기류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있었던 나경원 원내대표의 유임 불가 판정을 놓고 홍준표 전 대표와 김용태 의원 등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황교안 대표의 ‘전횡’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크게 표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홍 전 대표는 이를 두고 “황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이고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기준·윤상현 의원은 친황, 강석호·심재철·홍철호 의원은 비황으로 분류된다.

‘황심(黃心)’ 후보론도 있다. 황 대표가 여당과 잘 협상할 줄 알고 투쟁력이 있는 사람이 원내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이 그 시초다. 소위 ‘황심’이 차기 원내대표 결정에 있어 중요변수라는 뜻이다. 실제로 친황으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황 대표와 교감하고 출마를 발표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황 대표와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다만 황 대표는 ‘황심’이 거론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6일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친황 후보’와 관련해 “제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친황그룹’이 생겨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황당했다”며 "저는 계파정치를 하려고 정치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또한 “계파는 없어져야 하고, 제 머릿속에 ‘친황’ 이런 건 없다”고 강조했다.

친박 대 비박, 수도권, 새로운 이미지 등도 고려 대상

여전히 살아있는 ‘친박 대 비박’ 구도도 의미가 있다. 홍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까지 소위 친박이 되면 이 당은 탄핵 잔당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로친박당’이라는 오명이 한국당의 총선 전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얘기다. 즉 한국당이 ‘쇄신하는 느낌’을 통해 당의 외연이 확장하려면 박근혜 정권의 공과와 관련 있는 친박계보다 비박계 의원이 원내사령탑 자리를 차지하는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친박과 비박이라는 계파 구분은 한국당의 ‘고정 지지층’이 중요시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 찬반 표결 여부와 관련이 있다.

한국당이 취약한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차기 원내대표가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도권 경쟁력’을 들고 나온 심재철 의원이 그렇다. 심 의원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교두보는 유권자 절반이 있는 수도권에 있다”며 “(저는) 수도권 험지에서 노무현 탄핵역풍을 이겨냈고, 수도권이 완패했던 2012년, 2016년 선거에서도 꿋꿋이 살아났다”고 5일 자신의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의 수도권 경쟁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인천을 지역구로 하는 윤상현 의원 역시 출마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수도권에서의 처절함, 절박함, 절실함을 갖고 나왔다”고 밝혔다.

‘인적 쇄신 이미지’도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신임 사무총장에 초선인 박완수 의원이 임명됐듯이 국민 입장에서 신선하게 느껴지는 초·재선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는 초·재선 의원들의 움직임도 있었을 정도다. 재선이자 바른정당 복당파인 홍철호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 비슷한 맥락이다. 무계파·비주류·젊은 나이가 특징인 조경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도 비슷하다.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일인 10일을 앞둔 오는 9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