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최고위 만장일치 의결로 임기 연장 않기로
황교안 “원칙대로 하는 것…경선 하겠다는 사람 나와”
셀프 표창장 논란, 공천 가산점 발언 등이 불신임에 영향 끼쳐
친박 유기준, 비박 강석호 원내대표직 도전장…심재철 고민 중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유임에 실패했다. 본인의 원내대표직 유임 의지가 강했음에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임기를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되는 등, 사실상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불신임 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는 황 대표의 주도하에 3일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텐트’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임기 연장에 관한 회의를 열고 임기를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의결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칙대로 하는 것”이라며 “임기가 끝나고, 경선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왔지 않느냐”라며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토론을 거친 후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단식 중인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의 의견도 전화로 물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 규정’ 제24조에 의거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는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 규정’ 제24조 1항에는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의 임기는 선출된 날부터 1년으로 한다”고 돼 있다. 규정대로라면 작년 12월 11일에 선출된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10일까지가 된다.

박 사무총장이 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의결이 황교안 대표의 생각이냐는 질문에 “최고위 의결 사항이다”라고만 답했는데도, 이번 결정은 사실상 황 대표의 ‘불신임’ 결정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이유는 원래 한국당 당규상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는 의원총회의 소관사항인데, 황 대표가 주도적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임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려 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의총을 4일 열겠다며 강한 임기 연장 의지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최고위 결정으로 의총이 무산됐다. 당 일각에서 최고위의 ‘월권’이라는 말마저 나올 정도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은 이를 두고 ‘당 지배구조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사실 나 원내대표의 불신임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났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9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 원내대표의 사임을 촉구했었으며, 지난 6월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합의 당시에도 ‘불신임’ 얘기가 나왔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보여줬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의 원내전략 부재와 가산점 발언, 셀프 표창장 사건 등으로, 원내대표로서의 자격 입증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법 개정안이 정개특위에 나 원내대표의 합의로 인해 올라가게 돼 작금의 패스트트랙 사태를 초래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이를 두고 “나경원 의원의 크나큰 실책이며 지금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당의 신임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에는 비박계 강석호 의원(3선)과 친박계 유기준(4선) 의원이 나설 전망이다. 강 의원은 3일 출마 선언을 한 상태이며, 유 의원은 4일 출마를 국회에서 선언한다. 여기에 심재철(5선)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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