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권 사람들과 다양한 접촉...진보·보수 아울러야”
“40대 기수·2030 주축 국회 돼야...새 정치세력, 젊은 세대 세력화 필요”
“정당 분열·창당 붐, 기득권 깨지는 현상...깨져야 결국 크게 뭉칠 수 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 <사진=폴리뉴스 DB>
▲ 이정현 무소속 의원 <사진=폴리뉴스 DB>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최근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당연히 그 최종적인 지점은 정당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세력은 2040세대의 젊은 세력이 중심이 되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포괄정당(catch-all party)’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1일 ‘폴리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피로증과 실망이 크고, 그런 점에서 지금과는 다른 정치세력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원하고 있다고 진즉부터 판단을 했다”면서 비정치권 사람들과 다양한 접촉을 해왔음을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정당 창당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과정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면서, ‘포괄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나라 정당들도 진보와 보수의 뚜렷한 영역 구분이 어려운 상태로, 굳이 존재하지도 않는 진보·보수로 나뉘어서 다투고 싸우고 소모적인 정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40대 기수에 20대·30대 주축의 국회가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에 그동안 기존의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후예들을 넘어서 전문가들과 또 다양한 분야와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대거 진출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한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구태 정당과 구태 정치인들이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형성된 기득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금처럼 각 정당들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는 것은 곧 기득권이 쪼개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고 그렇게 됐을 때 크게 뭉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는 “36년의 정치를 통해서 체험하고 경험한 바로는. 어떤 제도도 제도를 바꿔서 정치개혁이 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면서 “결국 사람이고,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형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은 18,19,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보수정당의 험지인 호남에서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했으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대표로 당선돼 활동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가결 이후 사퇴했다. 이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는 이정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신당 창당에 뜻이 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준비해 오신 것인지.

‘신당 창당’ 이런 식으로 접근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고 당연히 그 최종적인 지점은 정당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말하자면 처음부터 정당 창당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과정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피로증과 실망이 크고, 그런 점에서 지금과는 다른 정치세력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원하고 있다고 진즉부터 판단을 했다. 그래서 정치권에 있는 사람이 아닌 비(非)정치권 사람들과 오래 전부터 다양하게 많은 대화와 접촉을 해오고 있다. 


Q. 새로운 정치세력을 통해 진보와 보수를 다 아우르겠다고 밝히셨다. 사실, 새누리당 대표도 역임하셨는데 새로운 정치세력의 스탠스가 보수 쪽에 기울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있다. 

저는 정당을 탈당한 이후 줄곧 102개 시군구를 시외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전국적으로 일반 국민들을 만나왔었다. 만나는 대상은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포함해 이념을 초월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일반 국민들은 사실상 진보가 뭔지 보수가 뭔지를 따지지 않는 탈이념적 성향이 굉장히 강했다. 실제로 제가 봐도 우리 국회에 사실 진보와 보수라고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정당도,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사안에 따라서 ‘국가나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라는 논의들을 하고 있다. 

일본의 자유민주당(자민당)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보기 위해 일주일동안 자민당과 그 관계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그때 한 교수로부터 “일본 자민당은 진보와 보수를 다 품고 있는 ‘포괄정당(catch-all party)’”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포괄정당’이 바로 자민당으로 하여금 63년의 집권을 하게 했고, 일본을 G2, G3로 만드는 근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점은 내가 관심 갖고 있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노동당이면서 보수 정당의 정책을 대거 수용한 ‘제3의 길’과 같은 것이었고, 미국의 클린턴이 주창한 신민주주의도 결국 이러한 포괄정당이었다. 또 독일의 기독민주당(기민당)과 사민당도 진보와 보수가 함께 연정하고 있는 것이고, 프랑스의 마크롱 역시 진보와 보수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는 전진공화당(전진당)을 가지고 승리해서 집권했다. 

지금 우리나라 정당들도 진보와 보수의 뚜렷한 영역 구분이 어려운 상태로 굳이 존재하지도 않는 진보·보수로 나뉘어서 다투고 싸우고 소모적인 정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포괄 정당이 필요하다고 본다.


Q. 2040의 젊은 세대가 새로운 정치 세력의 주축으로 오는 것인가.

저는 우리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중에 20대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고, 30대 국회의원들도 거의 세력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의 관심과 이슈에 대해 국회에서 대변할 수 있는 2030세대가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은 미래세대들에 대한 준비나 정책을 심도있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이제 새로운 정치세력에 그동안 기존의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후예들을 넘어서 전문가들과 또 다양한 분야와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대거 진출해야 한다고 본다. 말하자면 40대 기수에 –대통령 선거는 40살부터 출마할 수 있으니까- 20대·30대 주축의 국회가 돼야 한다고 본다. 40세 이하가 300명 중에 60%, 180명 이상이 돼야 하고 20대도 적어도 20명 이상이 국회에 진출해야만 세력을 형성해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서 어른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과거 어떤 한국 유명한 가수들도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 또 과거에 아무리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 드라마일지라도 세계 93개국의 안방을 차지했었던 <대장금>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다. 또 요새 경제계에도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대기업 이사들이나 부장급들이 이미 박사학위를 갖고 몇조씩 해당되는 수주를 주도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믿어도 된다. 젋은 세력들이 정치권에 대거 진출해서 세력화가 되야 한다고 본다. 


Q.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평가, 비난과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 새로운 정치는 거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 특별하게 그것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Q. 개인 SNS에 ‘분열을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하셨었는데.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구태 정당과 구태 정치인들이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을 깨는 것이다. 기득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깨는 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본다. 그러나 이미 형성된 기득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처럼 각 정당들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는 것은 곧 기득권이 쪼개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고 그렇게 됐을 때 크게 뭉칠 수 있다고 본다. 

정당들이 분열되고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내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지만, 하나의 기득권이 깨지는 것이고 오히려 저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진보·보수를 포함한 정치권의 대 변화를 위해서는 어차피 그런 기득권이 깨지는 것이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분열이나 창당 붐이나 이런 것 자체가 기득권이 깨지는 현상으로 보고 바람직하게 본다.


Q.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법이기 때문에 가정을 가지고 어떤 얘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가 36년의 정치를 통해서 체험하고 경험한 바로는. 어떤 제도도 제도를 바꿔서 정치개혁이 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수없이 많은 제도를 바꾸기도 하고 법을 바꾸기도 했지만 제도나 법으로는 바꿀 수 없다. 결국 사람이고,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형성돼야 하고, 또 국민들의 여론·필요성이 정치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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