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서울지역 등 험지 출마'
곽상도 “당이 원한다면 내년 총선 불출마”
홍준표 “탄핵에 책임질 게 없어…탄핵으로 궤멸된 당 살린 사람이 나”
김태호 “내려놓을 게 없다. 희생은 내려놓을 게 있는 사람이 하는 것”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시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콘서트홀에서 열린 자신의 책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시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콘서트홀에서 열린 자신의 책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영남 중진 용퇴론’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김세연 의원의 지역인 PK 지역에 이어 한국당 텃밭인 TK에서도 불출마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원래 총선 출마를 계획하던 대구 수성 갑이 아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2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아예 불출마 행보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 놓은 셈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대구 출마에도 정치적 대의가 있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보수정치의 중심인 대구·경북 지역이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당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나아가 정치 세력 간의 균형도 이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부족한 사람입니다만 그중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수성 갑에 출마하여 그 한 부분을 담당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역주의가 선거에서 상수로 작용하는 한국 정치 현실을 고려한 듯한 멘트도 있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렇든 저렇든 저는 대구·경북에서 태어나 자란 대구·경북 사람”이라며 “지금도 대구·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TK 초선 곽상도 조건부 불출마 언급

한편, 소위 ‘문준용 저격수’로 유명한 곽상도 한국당 의원(대구 중구남구) 은 TK초선으로는 처음으로 불출마를 언급했다.

곽 의원은 19일 YTN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된 것에 대해 선수 등을 떠나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며 “당이 원한다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출마 고려 등은 원래 하고 있던 생각일 뿐, 잇따른 불출마로 인해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건 아니다”라면서 “한국당이 살기 위해서는 더 큰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선인 곽 의원의 조건부 불출마 언급은 김태흠 의원에 의해 용퇴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권 3선 중진’에 대한 압박이 될 뿐만 아니라, 용퇴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자진 불출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홍준표·김태호 거취에 관심 쏠려…홍준표 영남 출마 뜻 거듭 확인

김병준 위원장의 이번 험지 출마 선언과 곽상도 의원의 조건부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비슷하게 고향인 영남권 출마 뜻을 밝혀 온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지사 등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향인 경남 창녕 등지에 출마설이 돌고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 출마 뜻을 거듭 확인하는 글을 올렸다.

홍 전 대표는 “이미 친박 정권에서 두 번이나 압박 속에서 불공정 경남지사 경선을 치루어본 그 경험을 살려 평당원 신분으로 당 지역 경선에 참여해서 여의도 복귀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그 사람들(친박 의원들)이 주류가 다시 된 이 당에서 정치를 계속하려면 여의도로 복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전 대표는 “나는 이 당에서 유일하게 박근혜 탄핵 정국을 책임질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오히려 탄핵으로 궤멸 되었던 이 당을 살린 사람”이라며 “물갈이는 탄핵 정국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끼리 치열하게 논쟁해서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과 곽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도 끝까지 영남 출마를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고향인 경남 거창 출마가 거론되는 김태호 전 지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희생은) 내려 놓을 게 있는 사람이 하는 거지, 지금은 내가 내려 놓을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도 당의 요구에 따라 (경상남도 도지사에) 출마하는 등 기꺼이 어려움을 같이 나눴다”며 “지금 당이 어려운 건 알지만, 당에 들어간 뒤 더 큰 일에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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