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는 ‘문재인정부’ 상징적 인물 ‘조국 지키기’에 총력
내부선 “교육 문제는 국민들의 역린, 결단 불가피” 목소리 제기
‘공정 최대 화두인 2030세대 민심 이반 현상 우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의 논문과 입시 특혜 논란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자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조 후보자가 과거 언행과는 배치되는 의혹들이 연일 터져나오면서 조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문재인 정부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이후 사모펀드 투자 논란,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등 각종 의혹이 터지면서 야당의 집중 공세가 쏟아졌지만 무엇보다 딸의 입시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심에 결정타를 가한 분위기다.

조 씨의 장학금 논란에 이어 외고 재학 중 의학논문 제 1저자 등재 등의 ‘교육 관련’ 의혹이 연이어 터지자 국민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2030의 최대 화두인 ‘공정’ 이슈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젊은세대의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후보자가 재직했던 서울대와 조 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 학생들이 촛불시위를 열겠다고 밝혔고, 조 씨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재학 중인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시위 개최를 논의하는 등 사태가 확대일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문대통령 긍정평가 46.7% vs 부정평가 49.2%
    9주 만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 앞서

이런 상황에서 2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약 두 달 만에 긍정평가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19~21일 사흘간 19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2.7%포인트 내린 46.7%(매우 잘함 26.7%·잘하는 편 20.0%),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9%포인트 오른 49.2%(매우 잘못함 34.2%·잘못하는 편 15.0%)로 집계됐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오차범위인 2.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것은 북한 목선 논란 등이 불거졌던 지난 6월 이후 9주 만으로, 조국 후보자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이날 “이와 같은 하락세는 지난주 주말을 경과하며 이번 주 초중반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 보도가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과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과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지도부 ‘조국 청문 대응 TF’ 구성 총력 대응
    “비이성적 마녀 사냥, ‘조국 죽이기’ 단호히 대응”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야당의 총공세에 대해 “가짜뉴스” “마녀사냥”이라고 적극 방어하고 있다. 또 ‘조 후보자 청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하는 등 ‘조국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자 ‘사법 개혁’의 상징적 인물인 조 후보자를 지켜내지 않으면 여권에 치명타를 입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해야 할 청문회는 안 하고 가짜뉴스 생산공장으로 전락했다”며 “가족 신상털기도 모자라 선친 묘비도 터는 패륜에 가까운 행동이다. 광기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합리적 인사 검증의 수준을 넘어, 비이성적 마녀 사냥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며 “검찰 개혁을 좌초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한 야당의 조국 죽이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당은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TF를 구성·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내부 단속을 위해 의원총회를 열고 조국 사태에 ‘단일대오’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의원이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동민 이철희 의원 등은 “여기서 밀리면 내년 총선에서도 밀리고 결국 대통령에게도 큰 타격을 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 내부에선 우려 확산, 당원 게시판엔 ‘지명 철회’ 주장도 제기
   금태섭 “국민들 조국 언행 불일치 따져”  김해영 “격차 해소‧공정사회 후퇴 아닌가”
   박용진 “제대로 해명 못하면 최악 상황 갈 것” 송영길 “국민 정서 안맞아, 진솔한 해명 필요”

그러나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태섭 의원은 의총에서 “국민들은 조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를 따져 묻는데 당과 후보자는 합법이냐 불법이냐 얘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영 의원도 “우리가 강조해야 하는 격차 해소, 공정사회 두 가지 기조가 이번 청문회 논란을 통해 후퇴 중인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이다”며 “저도 지금 심각하게 느끼고 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지금 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비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딸에 대한 논문, 입학 관련 의혹에 조 후보자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 같다”면서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고 밝혔다.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 후보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자녀들의 특목고 졸업과 대학·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우리나라 일부 상위계층들이 보여주는 일반적 행태를 보여준 것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이에 대한 후보자의 진솔한 해명과 배경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서도 현재 조 후보자의 거취를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대부분 조 후보자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명 철회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당원은 당원플랫폼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퇴할 이유가 있어야 사퇴도 하는 것이다. 되지도 않는 의혹 제기만으로 사퇴할 수는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당원도 “조 후보자가 낙마하면 거기서부터 문재인 정부가 흔들릴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당원은 문 대통령의 조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선 조국 후보를 내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문가들 “조순실(조국+최순실)’ 프레임 못 벗어나, 조국 카드 과감히 포기해야”

한편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권이 ‘조국 카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권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난 21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진행한 정국 관련 ‘좌담회’에서 “조국 개인의 문제로 변화시킬 여지는 있지만 청와대가 밀어붙이면 최순실과 사사건건 비교되면서 현 정권 이전의 문제도 현 정권의 문제화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조국 최순실’이 묶여서 ‘조순실’ 프레임에 걸려버리면 못 벗어난다”고 주장했다.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도 “(여권이) 정말 중요한 정치 기로에 놓여있다”며 “선택을 해야 한다면 과감하게 조국 카드를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조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웅동학원 재단 문제, 사모펀드 투자 문제, 딸 문제 등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후보자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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