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주광덕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냐”
민주당 이춘석 “이 청문회는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 아냐”
이미선 후보자, 논란 사과‧해명... ‘여성‧지방대’ 스펙으로 차별화 강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35억 원대의 주식 보유 여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중심이 됐다. 이 외에 야당은 이 후보자의 진보 성향 의혹, 주식을 보유한 회사를 재판한 정황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자신의 ‘여성‧지방대’라는 점을 내세워 ‘남성‧서울대’가 주류인 헌법재판관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여야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며, 67개 종목, 376회에 걸쳐 37만 4,404주의 주식을 거래했다.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3000여 명 판사 중 근무 시간에 이렇게 주식거래를 한 판사가 몇 명이나 되나.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며 “이테크 건설과 삼광글라스에 (부부) 재산의 절반을 투자했는데 후보자는 배우자의 주식 투자를 몰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내 명의 투자는 포괄적으로 동의했다”면서도 “종목 선정과 수량 선정은 남편이 했다”고 답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워렌 버핏처럼 주식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비꼬며 주식 보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후보자 주식매매 현황을 보면 1,200여 회가 넘는다. 남편은 4,090여 회”라며 “국민 상식에서 납득이 안 된다.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 전문회사로 돈 많이 벌어 사회 공헌하는 게 더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주식 보유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저도 검사를 했지만 공무원은 주식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국민들은 판검사 정도면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하고,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정보를 안다고 생각해서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이 청문회는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정확히 관여한 부분은 얘기해야지 계속 그렇게 하면 ‘남편 청문회’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주식 논란을 남편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주식 거래가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점을 알게 됐는데 송구스럽다”면서도 “20년간 판사로 재직하며 부끄러움 없는 재판을 했고 일상생활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최대한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가 주식을 보유한 회사를 두고 재판한 점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작년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자신과 남편이 약 17억 원의 주식을 보유한 이테크 건설의 하도급 운송업체와 연관된 재판을 맡은 바 있다.

이 후보자는 “해당 사건은 이테크 건설과 무관하다. 판결은 삼성화재가 패소해 이테크 건설 쪽에 불리한 판결이었다”며 “소송 과정에서 회사 내부정보를 알 수 있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성향을 두고도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가 과거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참여한 바 있는 점을 두고서다. 이를 두고 이완영 한국당 의원은 “본인도 자신이 진보 성향의 판사라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제 성향에 대해서 보수인지 진보인지 그렇게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사안에 따라 보수도, 진보도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 후보자는 논란 속에서도 “여성 지방대 출신을 지명한 건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사명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40대‧여성‧지방대라는 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스펙은 50대‧남성‧서울대의 스펙을 지닌 헌법재판관들의 일반적인 스펙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근로자의 경우 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가 많다”며 “근로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인권 이슈가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금태섭 의원의 질문에 양성평등 문제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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