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의 완벽한 승리, 각 계파 ‘당권’ 획득 위한 전략에 골몰

자유한국당 원대대표에 출마한 나경원(왼쪽 두번째부터), 김학용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김종석, 정용기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선진국으로 가는길' 국가재조포럼 토론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의원.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원대대표에 출마한 나경원(왼쪽 두번째부터), 김학용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김종석, 정용기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공지능(AI)선진국으로 가는길' 국가재조포럼 토론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의원.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잔류파의 완벽한 승리로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 2월말 전당대회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잔류파 대 비박·복당파’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친박·잔류파의 지원을 받은 나경원 의원과 김무성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비박·복당파 김학용 의원이 원내 사령탑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빅방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경원 의원이 총 103표 중 68표를 받아 35표를 얻는데 그친 김학용 의원을 배 가까운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경선 결과는 오랜 계파 갈등에 지친 당내 중립지대 의원들이 김학용 의원에 비해 계파색이 약한 나경원 의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비박·복당파가 당선될 경우 친박계의 신당 창당설이 현실화돼 분당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비박·복당파의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하면서 친박계가 결집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비박·복당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직전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까지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점은 비박·복당파에게 충격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조해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M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토를 의식해 김학용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걸림될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까지 했는데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가 안됐다”며 “이제는 전당대회도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입지가 굉장히 줄어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의원은 “김학용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김무성 의원이 당 운영에 대해 막후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쟁점이 돼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김무성 의원에 대한 불신임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는 아픈 측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비박·복당파 오세훈 우회상장할 것” “김무성 추대론 제기될 것” 전망 제기
   친박 “우리 의견 잘 반영해 당 이끌 사람 누굴까, 암중모색 중”
 
비박·복당파는 지금의 열세 분위기를 뒤엎고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박·복당파 한 의원측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 의원들이 모여서 어떤 분을 당 대표로 밀지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거가 어제 끝났고 어떻게 의견이 모아질지 두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2020년 4월 치러지는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친박·잔류파와 비박·복당파 진영은 당권 획득을 위해 사활을 건 결투를 벌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 친박·잔류파가 미는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년 2월말 예정된 전당대회도 친박·잔류파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내대표 경선이 근소한 표 차이로 승부가 났다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큰 표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내년 전당대회에서도 친박·잔류파 중심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비박·복당파에서는 김무성 김성태 주호영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직접 나서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고, 계파 성향이 뚜렷한 후보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확인된 만큼, 비박·복당파가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약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비박·복당파가 김무성 의원 추대론을 제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탈당파가) 이제 우회상장을 한다든지 아니면 당원들의 입맛에 맞는 분들을 어떻게 앞장을 세워서 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며 “오세훈 전 의원 같은 경우도 그런 경우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탈당파 입장에서는 그분(오세훈)이 의원도 아니었고 탈당에 직접 가담한, 물론 바른정당이긴 했지만 자기들보다는 당원들에게 어필할 때 그렇게 뚜렷한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이다, 이런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병준 비대위 체제로부터 조강특위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무대라고 부르는 김무성 의원이 의원의 영향력이 앞으로 좀 줄어들지 않겠느냐. 그런데 좀 지켜봐야 될 것”이라며 “전대가 앞으로 두 달 한 반 정도 남아 있는데 전대가 사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복당파가 전혀 지금까지 세 확장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친박 결속이 드러난 만큼 아직 비박 결속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비박도 뭉치게 되고 ‘무대(김무성) 추대’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비박·복당파 한 의원측은  “비박·복당파가 오세훈 전 시장을 내세울 것이라는 이야기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지금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의견 중 하나라고 본다. 비박·복당파에서도 출마를 준비 중인 의원들이 있는데 그런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없다”며 “김무성 의원 추대론도 가능성은 낮다. 이번에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김 의원의 영향력이 약하다는 것이 입증됐고 본인도 전대 불출마를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 진영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복당파가 당 장악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금의 여세를 몰아 당권 확보까지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친박 진영은 어떤 후보를 내세워 당권을 획득할지 전략 세우기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현재 친박 진영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정우택, 김진태, 심재철 의원 등이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기준·윤상현·박대출 의원 등은 황교안 전 총리를 내세우려고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황 전 총리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이와 관련 “아직 저희가 누구를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의견이 수렴된 것은 아니다”며 “이제 저희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당을 이끌어 갈 사람이 누굴까, 이렇게 지금 암중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우리 쪽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를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정우택이라는 분도 계시고, 김진태 심재철이라는 분도 계시고 이런저런 분들이 있다”며 “저희가 하여간 잘 의견을 수렴해서 가장, 앞으로 총선을 잘 치를 수 있고 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고 이런 분이 어떤 분일까, 이런 것들을 생각 안 할 수가 없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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