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관심 사항은 황교안 김무성 출마 여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주재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 자유한국당 제공>
▲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주재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 자유한국당 제공>

전원책 변호사의 조강특위 위원 해촉 사건으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2월말까지 비대위 활동을 마무리하고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대는 ‘2말3초’가 유력한 상황이다. 친박진영 당권주자들이 김 비대원장 사퇴를 주장하며 늦어도 1월 중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했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내가 안 흔들리고 가면 되는 것”이라며 “내년 2월말 플러스 마이너스 알파가 될 것이다. 두 달 뒤면 다 끝난다”고 일축했다.

현재 당권주자들의 대진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우선 원내에서는 비박 진영 김무성 김성태 주호영 중립성향의 정진석, 친박 진영에서는 정우택 김진태, 계파색이 옅은 심재철, 조경태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거론된다.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는 점에서 각 계파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대표 선거도 결국 친박과 비박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운데)<사진 황교안 전 총리 페이스북>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운데)<사진 황교안 전 총리 페이스북>

▲ 당 대표로 ‘황교안’ 세우려는 친박,  ‘친박진영 후보 난립’ 가능성도

우선 친박 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호위 무사로 불리우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당 대표로 세우려고 하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유기준·윤상현·박대출·김진태 등 친박계 의원들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만나 당 대표 출마를 권유했다. 유기준 의원은 이달 중 황 전 총리와 초·재선 의원 10명 간 회동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기준 의원은 지난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황교안 전 총리가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며 “이런 면에서 차기에 우리 당을 이끌 수 있는 사람,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고, 우리 당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아직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황 전 총리가 출마하더라도 친박 진영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도 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정우택 의원의 경우는 당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지난 13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별강연회-대한민국 이대로 가야하나’에 강연자로 나서 ‘전원책 해촉’에 대해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정치적 실책을 한 것 아닌가. 비대위가 동력을 잃은 게 아닌가 싶다”면서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직간접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이번 당대표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총선의 얼굴이 되어야 할 중차대한 짐을 짊어져야 될 사람이다. 과연 이렇게 엄청난 소임을 제가 감당할 역량이 되는지. 저는 판단의 기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비박진영 ‘복당파 좌장’ 김무성, 전대 출마로 기울었나

비박 진영은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최근 김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부인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그가 출마에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통장 지위와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대 출마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니,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언론에서는 김 의원이 전대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김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전대 출마 또는 불출마를 떠나 전대 자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답변을 했는데 기사가 의도와 다르게 나왔다’며 김 의원의 ‘전대 불출마’ 보도에 대한 내용 수정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출마한다면 눈치를 보고 있던 비박 진영 당권 도전자들이 출마를 접으면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김 의원과 가까운 김성태 원내대표의 경우 지난 14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자신의 정치 욕망을 위해 조직이나 구성원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권을 염두에 둔 김 원내대표가 김무성 의원이 자신을 지원해주길 바란다는 해석도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원내대표를 끝낸 이후 평가를 갖고 정치적인 길을 생각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김무성 의원과 친박 윤상현 의원 간 ‘초계파 모임’ 결성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김 의원이 통합형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고 친박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친박 핵심 내부의 김무성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강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지난 9일 김무성 의원이 ‘탄핵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 말이나 막 던지지는 마시라. 적어도 덩치 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비판한 뒤 “지금은 백 마디 변명보다는 한마디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실천하는 결단이 빛을 발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우택 의원은 지난 13일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 모임에서 복당파를 겨냥해 “이 당이 어려울 때 버리고 뛰쳐나간 분들이 당의 얼굴이 돼 전면에 나서는 것만큼은 자제와 절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홍준표 오세훈도 정치활동 활발

이와 함께 원외 인사인 홍준표 전 대표와 당 밖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활발한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페이스북 정치를 하고 있는 홍 전 대표는 보수 성향 포럼 ‘프리덤코리아’의 연내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유튜브 1인방송 ‘TV 홍카콜라’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도 던질 예정이다.

지난 9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서 머물다 귀국한 홍 전 대표는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다.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음대로 해석하시라”라고 밝혔다. 또 ‘전대에 출마하면 제명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다’라는 지적에는 “친박들이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인가. 친박들과 아웅다웅 싸울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바른정당을 탈당한 후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지모임 ‘민생포럼’을 결성하고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4일 ‘민생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당권도전 여부에 대해 “지도체제, 전대 선출방식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출마 여부를 결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향후 절차를 보고 고민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전대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정치컨설턴트인 (주)e윈컴의 김능구 대표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한국당 전대에는 정치판 소위 ‘선수’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김무성 의원의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김 의원이 출마한다면 황교안 전 총리가 전대에 나와서 ‘친박 대 비박’으로 붙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내년에 당을 이끌고 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고돼 있기 때문에 쉽게 당 대표 출마를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또 보수대통합을 통한 ‘통합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전대에서는 보수대통합이 이뤄질 수 없고 당을 나간 사람이 돌아오는 정도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총선 이전에 또 한번의 통합 전대가 예고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전대에서 제대로 된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해야 제대로 된 보수대통합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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