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 12월 16일 동국대 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7기의 10주차 20강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온라인 캠페인 전략’을 주제로 한 강의였다. 이날 수업은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워크샵 강좌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이날 강의 전문이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세상이 급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금융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새 비트코인 같은 변화의 용트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주체와 국적이 없는 비트코인은 규제대상이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침이나 저녁에 ‘나는 모르겠어’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강의 주제와도 부합하는 생각입니다. 온라인상에서 기술적인 것들은 평준화돼있기 때문에, 어떤 태도로 지금 시대를 이해하고 살아갈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폴란드의 유명한 시인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1996년에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수상자 중 가장 짧은 수상소감을 얘기했습니다.

“나는 잘 모르겠다. 평생 그 질문을 끌어안고 살았다. 그래서 시를 쓸 수 있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현재 의학계는 빅뱅 전야에 와있습니다. MRI나 CT 판독에 있어서도 의사들보다 인공지능 로봇이 수백 수천 배나 빠르고 정확도도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판독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로봇이 도입이 되지 않는 이유는 의사들의 저항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미 증권관련 기사를 쓰는 로봇 기자들이 나왔습니다. 로봇 정치인도 나왔습니다. 판례에 의해 판결을 하는 판사는 사람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판사를 대체할 인공지능이 나올 시대가 곧 올텐데, 그 시대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1995년은 세계에 인터넷이 처음 나온 해입니다. 95년 이후 출생자들을 ‘디지털 원주민’이라 부릅니다. 95년생 이전 세대는 ‘디지털 이민자’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는 99년생까지 투표권을 갖습니다. 디지털 원주민이 투표에 참여하는 시대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을 한 번 해보자는 겁니다. 근미래에는 로봇이 투표권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인류에 새로운 종이 출연하는 거죠. 적어도 우리 때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자녀세대는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지금 시대는 너무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생각이 많아져야 합니다만, 그 생각을 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부러 찾지 않아도 우리에게 도달하는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정보들 중에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빅데이터, 온라인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같이 생각해봅시다.

소셜미디어의 특성과 미디어 권력의 이동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게 되었습니다. 선거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후보가 자신을 판매하는 게임입니다. 후보가 준비되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이기기 힘듭니다. 정치는 말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나를 선택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유권자들은 그 메시지를 들을 시간이 부족하며, 자세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유권자가 정치인의 메시지를 들을 유일한 선거는 대선뿐입니다.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듣고 싶어하는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길어야 1분 안에 본인이 선택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1995년생 이후 출생자는 Z세대입니다. 이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이 온라인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녀와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미래 직업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미래에 사라질 직업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Z세대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부유하게 태어나서 가장 가난하게 될 수도 있는 세대입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청년자살율이 압도적 1위인 것은 청년들이 굉장히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의 내면에는 불안과 공포가 있다는 것을 아시고 대화를 잘 하셔야 합니다. 

소셜미디어는 Social + Media입니다. Social이란 연결되고 공유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며, Media는 우리가 아는 그 미디어입니다. 페이스북을 잘 하시려면 미디어의 성격인 정기성과 정체성이 있어야 합니다. 구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셔야 합니다. 이것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시대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정치인 이름들을 많이 알았습니다. 한자로 표기된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옥편도 찾아보면서, 그 이름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텍스트를 읽지 않습니다. 스캔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름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20·30대들은 당 대표 이름조차 모릅니다. 이름 석 자 알리기 너무나 어려운 시대가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미디어 브랜드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네이버 목록을 따라가다가 관심있는 뉴스를 클릭해서 봅니다. 어느 언론사에서 썼는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뉴스 브랜드 가치가 사라진 겁니다. 예전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막강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미디어 권력은 Interaction, 즉 반응으로 이동했습니다.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이 파워가 있게 된 겁니다. 클릭수와 댓글이 많아야 네이버 상단에 뜹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편집한 것이 아닌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반응한 것이 영향력 있는 미디어가 됐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정보를 빠르게 스캔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 영향은 집단극화, 바로 팬덤현상입니다.

이화여대 특혜사건으로 인해 최순실이 3년 선고를 받았다는 기사의 댓글 99%는 왜 형량이 이것밖에 안 됐냐는 것이었습니다. 정유라 이대 특혜사건에 대한 선고였는데, 사람들은 그 기사 본문을 읽지 않습니다. 3년을 선고했다는 것만 보고 온통 비난 일색이었고 그 댓글에 좋아요가 엄청났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현상입니다. 지금 시대는 사람들이 포퓰리즘에 경도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시대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백인 노동자가 가난해진 이유는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선동해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영국이 가난해진 이유가 EU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브렉시트를 한 겁니다. 브렉시트가 된 날, 영국 사람들이 구글에 가장 많이 검색한 것은 ‘EU’입니다. 찬성, 반대표를 던져놓고 난 후 EU가 뭔지 찾아본 겁니다.

마샬 맥루한이라는 캐나다의 미디어 학자는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했습니다. 미디어를 인간의 확장이라고 본 겁니다. 옷은 피부의 확장, 책은 눈의 확장, 바퀴는 다리의 확장, 전자회로는 두뇌의 확장이라고 봤습니다. 최근 미래학자 피터 힌센은 “미디어가 메시지인 시대는 지났다. 반응이 메시지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메시지가 미디어다. 메시지가 좋으면 바로 미디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중요한 메시지를 다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예전 방식인 기자회견보다 효과가 훨씬 큽니다. 문제는 뉴스의 영향력이 클릭수에 의존하다 보니까, 클릭수가 많을 것 같은 뉴스만 생산하는 상업주의 저널리즘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상업주의 저널리즘의 특징은 모든 맥락을 버리고, 팔릴 것 같은 언론사가 정해놓은 프레임 안의 기사만 생산하는 것입니다. 언론사가 본연의 정보생산 기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것도 이 시대의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 페이스북이라는 틀을 이용하는 겁니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자신들이 쓰고 싶은 내용만 쓰고 그 사람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습니다.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을 거부한 트럼프는 트위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오바마는 전통미디어와 SNS를 균형있게 사용한 반면, 트럼프는 전통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을 기득권이라고 판단, 그것에 저항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1인 미디어 하나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때문에 민주당을 비롯한 새로운 엘리트들이 살아남고 있지만, 지금 전 세계는 기득권 엘리트에 대한 저항이 굉장히 심합니다. 기득권 엘리트가 불평등을 초래했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를 비롯해 이탈리아는 오성운동이라는 신생정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정치질서가 바뀌었기 때문에 모르겠지만, 저는 2020년 총선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선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2020년 총선을 통해 어떠한 변화를 바랄텐데, 그 양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는 오랫동안 양당체제를 유지해 영·호남의 무조건적인 특정 정당인 당선으로, 국회는 국민들에게 굉장한 불신임을 받았습니다. 대의민주주의는 누구를 대의해야하는지 잊어버리면 무너집니다. 전세계적으로 리버럴 이슈들이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특히 여성 이슈는 강력합니다. 지난번 청와대 낙태죄 폐지 청원은 23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청와대 청원이 있었는데, 민주당에서는 단 한명의 의원도 공론화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역구에 있는 교회가 두려워서죠.

낙태죄 폐지에 관해 가장 좋은 메시지를 내신 분은 새로 헌법재판소장이 되신 이진성 소장입니다. 지난 청문회에서 이진성 소장은 “태아의 생명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 태아의 생명권을 가장 소중하게 느끼는 사람이 임신부다. 그 임신부가 불가피하게 낙태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때 그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애기했습니다. 지금 정치인 중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소셜미디어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변화

옥스퍼드 대학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해마다 전세계 사람들의 뉴스 이용 실태를 분석합니다. 온라인 뉴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SNS을 포함한 온라인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OECD 평균 이상입니다. 20대에서 2%, 55세 이상에서 7%만 신문을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셜미디어 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네이버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많이 접합니다. 금융 또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속도는 굉장히 빨라질 겁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기본 디바이스로 설계를 해야 할 겁니다. 

사람들의 사용 형태가 달라졌습니다. 최근 동영상은 스마트폰에서 더욱 보기 편하기 때문에 16:9 극장 와이드버전에서 세로 사이즈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형태로 가고 있는 겁니다. Z세대의 95%는 유튜브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의 유튜브 집중도가 80%를 넘어 아프리카tv, 판도라tv는 급격히 쇠퇴하고, 유명한 bj들은 유튜브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빅데이터 시대에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은 모두 미국 회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봅니다. 이 데이터 전체를 미국이 수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전 세계 20억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사용자에 대해 사용자보다 더 많이 압니다. 사용자가 누른 ‘좋아요’는 다 체크가 되어 그가 어떤 성향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전부 수집합니다. 사용자가 아무런 티를 내지 않아도 페이스북은 그 사람이 특정 콘텐츠에 머무른 시간까지 데이터화 합니다. 페이스북이 그 데이터를 활용하면 전 세계 선거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게 될 겁니다. 또한 아마존은 사용자가 다음에 무엇을 구매할지를 정확하게 예측합니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끔찍한 얘기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점점 더 생각해 보게 되는 현상입니다.

현재 유튜브 스타들은 기본적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자기 채널의 조회수가 많으면 돈이 되는 상황입니다. 여성 BJ는 화장법, 남성 BJ는 게임관련 방송이 주력입니다. 유튜브의 트렌드인 것이죠. 얼마 전 한 방송국에서 TV 스타와 유튜브 스타를 데리고 해외에 나갔습니다. 유튜브 스타의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우리 자녀들, 젊은 친구들은 유튜브 스타가 훨씬 더 로망이라는 것이죠. 이렇게 유튜브로 세력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으로 마케팅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신문에 보도자료를 내거나 TV 광고 제작만으로는 기업이 존재감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 SNS 플랫폼에 맞는 컨텐츠를 제작하는 뉴스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소비회사인 코카콜라, 스타벅스, 맥도날드는 이 분야에서 앞서있습니다. 코카콜라는 해마다 마케팅 컨퍼런스를 개최, 그 사례를 수집합니다. 또한 ‘코카콜라 저니’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합니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가치를 팔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겁니다. 이렇게 기업들은 새로운 미디어시대에 빨리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NASA는 무려 527개의 SNS계정을 운영 중입니다.

사람들은 첫 번째로 영감, 두 번째로 가치와 철학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지금 기업들은 이 가치와 철학을 판매중입니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소비자들은 커피가 아닌 그 브랜드를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사적 경험과 공적 가치가 만나는 순간 이 효과가 폭발합니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 된다는 것은 1, 2등만 살아남는 시대가 온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들이 국가의 틀을 완전히 넘어섰습니다. 이런 현상은 SNS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일들을 언론사를 통해서가 아닌 개인 채널, SNS를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가치와 스토리를 국경을 넘어 판매합니다. 가치와 스토리가 팔리면 제품도 덩달아 팔리는 겁니다.

올해 칸 광고제에서 대상을 받은 인스타그램 캠페인은 아무런 정보 없이, 단지 일상적 공간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SNS 이용자들은 그 사진들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반응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업로드한 모든 사진에는 술잔이 있었습니다. 알콜중독이 얼마나 일상속에 존재하고 있는지를 표현한 캠페인이었던 거죠. 엄청난 폭발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캠페인을 할 때 단지 도와달라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의 접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너무 뻔한 것은 이제 소비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시대는 사람의 감정이 데이터화되는 시대입니다. 라면을 먹어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SNS에 올리며 먹고 있습니다. 때문에 라면 회사들은 트위터 마이닝만 해도 자사의 라면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삼성은 신상품을 출시하면 5개 국어의 트위터 트윗을 조사합니다. 그 제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이 도출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분 역시 데이터화 됩니다. 그날의 집단적인 기분에 따라 주가가 변동한다는 것은 미국 증권시장의 사례와 오랜 연구결과로 밝혀졌습니다. 

여성 이슈가 우리나라의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겁니다. 최근 1년간 주요 키워드는 여성이 2,900만 건으로 탄핵, 대선, 후보의 두 배 가량 됩니다. 여성 이슈가 그만큼 민감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평등지수에서 118위입니다. 우리나라 국가 수준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순위입니다. 여성 임금 비율은 OECD평균 0.8에 훨씬 못미치는 0.65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긍정어분포와 부정어분포를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긍정어분포가 많습니다. 이것이 지지율의 원인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최근 들어 부정어분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팬 수 랭킹을 보면 인사이트와 위키트리가 우리나라 모든 언론을 합친 것보다 팬 수가 더 많습니다. 언론사 기자랭킹 상위권에는 주류언론 기자가 아닌 인사이트 기자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PIS(반응성 스코어)를 보면 인사이트, 위키트리가 나머지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사람들이 어디에 반응하는지, 지금 뉴스트렌드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콘텐츠형의 탑30을 보면 비디오영상의 반응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기업들은 동영상 제작을 다양하게 하면서 바이럴 동영상을 어떻게 만드느냐를 고민합니다. 

집단극화 현상과 비영리 저널리즘, 그리고 교육

지금 사회는 집단극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사실에 근거한 생각을 하지 않고 비판적 성찰이 없을 때, 포퓰리즘이나 독재세력이 나타났을 때 휩쓸리기 쉬운 것을 우려합니다. 언론들이 상업주의적으로 바뀌면서 집단극화 현상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중도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극단화되고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도층을 공략하는 전략은 잘못된 겁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하는 행위가 아닌, 정보에 접근할 권리를 갖는 것을 뜻하는데, 언론사들이 탐사보도나 심층보도를 꺼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는 워싱턴 케스케이드 대형 산불 보도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산불은 일개 언론사가 취재하기는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오픈 저널리즘으로 사람들에게 제보를 받아서 작성했습니다. 또한 사진, 동영상, 인포그래픽 등을 동원해서 산불 전체를 리포트해서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큰 자금과 노력이 들어간 기사를 인터넷 언론이 재활용해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예를 들면 심층보도 기사를 여러 개로 쪼개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식입니다. 주요 언론사들은 이런 부분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점점 더 심층보도를 꺼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대안으로 비영리 저널리즘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비영리 저널리즘은 정부의 광고 등에 의존하여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언론사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비영리 저널리즘 지원을 위한 입법 활동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집단극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법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아이들이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힘든, 과거에 머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 중에는 리포트를 과외 받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까지 리포트를 작성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지 못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겁니다. 누군가가 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너무나도 뒤처지게 될 겁니다. 우리가 미래사회를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언론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공적가치가 마케팅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트레바리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트레바리 독서 모임은 1년을 4개월 단위로 나눠 3시즌으로 진행하는데, 모임을 만들고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관련된 책을 같이 읽습니다. 재밌는 것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사전에 독후감을 제출해야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용 지불과 독후감 제출이라는 선행조건이 있어도 너무나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온라인상으로 교류하던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럴 기회가 적을뿐더러,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대화가 통하지 않아 그 만남이 성공적인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위에 말씀드린 독서모임이나 촛불시위처럼 같은 관심사를 매개로 만나는 경우에는 좋은 느낌을 가집니다.

오늘 이 시간이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온라인 시대에는 오프라인의 새로운 가치가 나올 수 있다. 또한 자본주의가 극단화되니, 신자유시대 극단에는 공적가치가 오히려 더욱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역설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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