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억원 규모 신규 투자금 확보
플랫폼 스타트업 줄도산 위기 상황...차별화 보이나

정육각 주요 브랜드 [사진=정육각 홈페이지]
▲ 정육각 주요 브랜드 [사진=정육각 홈페이지]

[임성지 기자] 신선 식품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47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3일 신한캐피탈의 단기대출 370억원 만기 연장 이후 신규 투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시리즈D는 기존 투자자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산업은행 등이 후속투자했으며, NH투자증권이 신규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D까지 포함한 정육각의 누적투자액은 총 1167억원이다. 

전반적인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정육각은 시리즈D 투자 유치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정육각은 직접 가공한 축산물과 신선식품의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전면으로 내새우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기업가치도 1000억원을 넘기며 사세를 확장하던 정육각은 지난 3월 초록마을을 900억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로 취급물품 확대와 함께 전국 오프라인 판매처 확보 등 전반적인 서비스의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초록마을 교자만두에서 목장갑이 나오는 등 대내적인 악재에 시달렸다. 또한, 동종 플랫폼 스타트업이 과도하게 캐시버닝을 벌이며 적자 성장을 위지하던 상황에 하반기 경기 둔화로 인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안정적인 캐쉬플로우(현금흐름)를 구축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위기가 이어지는 등 대외적인 악재도 터졌다.

무엇보다 지난 9월 유사한 플랫폼 서비스인 '오늘회' 운영사인 오늘식탁이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금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으면서 서비스를 중단하자 일각에서는 정육각의 경영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플랫폼 스타트업이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도 거래액을 늘려 외형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해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후속투자는 필수인 상황"이라며 "최근 각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던 스타트업도 자금 조달 실패와 적자 폭증으로 폐업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새로운 자금을 조달한 정육각은 경영 안정화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식품전문샵 리브랜딩과 사물인터넷(IoT) 가전제품 출시 등 신사업을 중단하고 기존 핵심 사업인 온라인 커머스 사업 집중을 선택했다. 사세 확장보다 수익선 개선으로 빠르게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정부의 모태펀드 내년 예산이 40% 삭감된 상황에  본격적인 스타트업 보릿고개는 이제 시작이다"며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새로운 투자금을 조달한 정육각이 어떤 차별화로 돌파구를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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