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중도적 이슈 계속돼 尹지지 중도층 이탈... 비슷한 이슈에 지지율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
차재원 "완전히 거꾸로 가는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운영...정진석 비대위가 당 대표 체제처럼"
황장수 “갈때까지 가봐야겠다는 권력의 관성 붙어...이태원, MBC, 민노총이 현정권 운명 결정할 수도"
김능구 “30% 중도층 거의 무당층, 아주 극심한 진영 대결 상징, 이재명 무너진다면, 변화 예측불허”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월드컵 열기로도 채워지지 않는 온 국민의 슬픔과 당혹감 속에 참사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여론은 ‘윤석열 정부 6개월이 기대보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과 여당은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꿀 의지가 없는 듯하다. 국가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오히려 My Way의 기치만 더 높게 세우는 형국이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국회의 국정조사와 예산 논의가 본격화된 11월 23일 “강경 일변도 정권이 완성해가는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연말 정국을 진단한다”는 제목 하에, 여야 강경대치 정국의 본질과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11월 23일, 올해도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윤석열 정권은 ‘강경 일변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먼저 ‘마이웨이 고집하는 윤 대통령과 여당’이란 측면에서 살펴보자. 집권 6개월이 지난 시점의 평가, 여러 기관의 조사결과들이 나와있다.

홍형식 : 대통령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최근 30% 전후에 고착되는 형국이고, 논란이 되는 이슈가 나와도 지지율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 같다. 지난 19일부터 21일 폴리뉴스와 한길의 정기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대통령 지지율이 33.6%, 2주 전 조사했던 것과 거의 똑같이 나왔다. 여론조사 전체적으로 지지율의 변화 폭도 크지 않아서, 한 1%, 2%도 채 안되는 변화가 거의 한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한길 조사는 1,006명, 유선 10.2% 무선ARS 89.8%로 조사했다.

최근 또 하나의 특징은 정당 지지율도 거의 대통령 지지율하고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정권 초에는 다소 다르게 움직이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비슷하게 간다. 현재 보면 둘 다 30%대 초반으로 고착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국정운영 평가 추이(단위:%)[출처=한길리서치]
▲ 윤석열 국정운영 평가 추이(단위:%)[출처=한길리서치]

김능구 : 전체적으로 ‘3 대 6’, 긍정이 30%, 부정이 한 60% 정도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차재원 : 사실 정권이 바뀌고 나면 이른바 밀월기간 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한 50%를 넘어가고 그런 국면이 6개월 정도는 지속되는 것이 익히 보아왔던 장면인데, 윤석열 정부는 50% 조금 넘었다가 바로 30%대로 떨어지더니 그 지지율이 지속되고 있고, 그 밑으로 내려간 적도 꽤 있다. 지금 말 그대로 20% 후반대에서 30% 초반 사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 상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지지율이 추락하고 장기간에 걸쳐 바닥권을 헤매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저는 세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첫 번째는 ‘오기’다.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은 좋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국민들의 눈에는 오기로 비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따가운 질책이 잇따를 때마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선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많은 국민들이 상당한 당혹감을 느낄 정도의 오기를 드러내고 있다.

가장 비근한 예가 지난번 뉴욕 방문 때 나왔던 비속어 논란 발언이다. 사실 그 발언은 대통령 자신이 했는데, 단 한번도 그 말의 진의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이야기한 적이 없고, 오히려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고 해서 특정 언론 하나를 콕 집어 일종의 마녀사냥처럼 몰고 가면서 위기를 벗어나려는 듯한 모습인데, 이런 부분들이 문제라는 거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무책임’이다. 10.29 이태원 참사에서 무고한 젊은 목숨들 160명 가까이가 유명을 달리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과연 대통령이 진정한 사과를 한 적이 있는가. 어제 일부 유족들이 사고 이후 24일 만에 공개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분들이 가장 아프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대통령의 사과,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 실제로 이 사태와 관련된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한 조치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이런 부분들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하나의 요소라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레트로’다. 젊은 친구들이 흘러간 과거에서 기억할 만한 부분들을 되살리고 추억할 만한 부분을 꼭 집어내서 과거로의 회귀 성향. 복고풍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하나의 문화적 세태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 말하는 레토로라는 것은 그런 복고적인 추억의 상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완전히 거꾸로 가는 퇴행의 정치 행태’를 이야기를 하는 거다.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는 계속 할텐데, 앞서 말한대로 MBC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취하고 있는 행태들 자체가 과거의 그것과 꼭 닮아 있다. 이런 것들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닥으로 추락하게 한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22일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앞서 도어스태핑을 마치고 돌아서는 윤 대통령에게 MBC 기자가 '무엇이 악의적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사건 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
▲ 지난 22일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앞서 도어스태핑을 마치고 돌아서는 윤 대통령에게 MBC 기자가 '무엇이 악의적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사건 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

김능구 : 도어스테핑도 사실상 중단했다. 용산으로 오면서 그래도 역대 대통령과 다른 모습으로 기대도 많았고 물론 거기에 따른 실망도 많았지만, 어쨌든 MBC와의 갈등이랄까 그 파장 속에서 전격적으로 중단했는데, 황 소장님은 어떻게 보셨나.

황장수 : 대통령이 그냥 필요할 때 대통령실 근처에서 기자들한테 자기 이야기를 쉽게 쉽게 하는, 과거처럼 격식을 넘어서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았지만, 저렇게 매일 하는 도어스테핑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저는 사실 좀 부정적으로 봤다. 지속될 수 없는 일을 계속하는 것 또한 쇼에 가까운 것 아니냐 봤다는 거다.

아무튼 MBC는 대통령 권력자 본인에게 직접 찍혔다고 보는데, 지금 이 정권이 '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이 크게 세 가지 있다. 하나는 민노총이다. 과거에 보면 세월호 문제, 3인방 문제 등이 터지면서 박근혜 정권의 힘이 빠지다가 그것이 촛불로 전환될 때, 어쨌든 민노총이 결정적인 인원 동원을 했다. 그런데 민노총이 지금 동투(冬鬪)를 하면서 집회들을 열어놓고 있다. 총 파업 선언도 했는데, 어쨌든 민노총은 윤 정권을 흔들 수 있는 가장 큰 동원력을 가진 집단으로서 윤 정권과 이념적 실체가 다른 반대 집단이다.

한편으로 그런 불씨를 키워서 프로파간다(Propaganda)적 홍보를 할 수 있는 미디어로서 MBC가 상징이고 그 외에도 여러 미디어들이 있다. 그런데 윤 정권은, 좌파 기득권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던 미디어가 이제 그걸 더 못 누리게 되니까 윤 정권에 대해서 공격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한 득실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관행적인 방어에 나서는 것 같다.

그다음 세 번째는 이태원 문제다. 그래서 이태원, MBC, 민노총 이 세 가지가 앞으로 현 정권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는 거다. 그런데 한 가지, 저는 이태원 사고가 최근 윤 정권의 지지율을 내려가지 않게 만드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158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핼러윈 데이 압사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해밀턴호텔 골목 
▲  158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핼러윈 데이 압사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해밀턴호텔 골목 

왜냐하면, 과거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야권이나 좌파 진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이견도 없이 공감하지만, 대한민국의 30%에서 40%에 이르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해도 너무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는 일종의 교통사고인데, 그걸 가지고 결국 정권을 뒤흔들었다고 보는 거다. 그런데 세월호는 책임 주체, 가해자가 명확했다. 이태원은 ‘정부가 통제하지 못했다’는 간접적 책임은 벗어나지 못할 수 있지만, 세월호처럼 가해자가 명확하게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태원 문제를 세월호처럼 가져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윤을 지지하거나, 소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약간 부정하는 보수층이 결집을 했다.

내가 볼 때 앞으로도 윤 지지율은, 거대한 스캔들이 터진다거나 하지 않으면, 29%에서 한 34% 사이에서 고착될 거라고 본다. 실제로 윤의 지지율이 G20 갔다고 올라가고 아세안 갔다고 올라가고 빈 살만 만났다고 올라가고, 그런 건 모두 쇼일 뿐이다. 올라갈 소지는 별로 없고 국정운영 스타일상 내려갈 소지가 더 커질 수 있는데, 이태원에도 불구하고 지금 딱 고착돼 있는 거다.

그래서 좌파 진영이나 야당은 좀 다르게 돌파해야 된다. 몇 년 전의 상황을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이미 거기에서 경험을 얻은 보수 진영은 반대할 수밖에 없는 고착된 성향을 보이게 한다는 말이다. 설사 그들이 윤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지 않고 무대뽀로 몰아가는 형국에 대해서 어리석다는 것이고, 오히려 윤 정권에 버틸 동력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본다.

홍형식 : 황 소장이 설명한 대통령 지지율의 고착 현상은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8%에서 3분의 1 정도가 빠져나가고 3분의 2가 남아 있는 거다. 누가 빠져나갔느냐 하면 중도 성향의 사람들이다.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문제, 집무실 이전, 해외 순방에서의 비속어 발언, 도어스테핑, MBC 언론 관계 문제 등은 모두 다 이탈한 중도층과 관련된 아젠다들이다. 결국 그런 일이 계속 더 발생한다고 해도 현재 남아 있는 30%의 지지율은 그 이상 큰 변화가 없이 지속할 거라고 보는 거다.

그러면 이 30%는 윤 대통령한테 뭘 기대하고 결집해 있는가. 제가 볼 때 가장 큰 것은 그 쪽 진영의 표현대로 하자면 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이다. 그것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상 30%의 지지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민주당의 실패 요인이란 측면에서 보면 이재명 관련 리스크가 있는 건데, 최근 이태원 문제를 너무 성급하게 탄핵 차원의 성격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역풍을 맞는 모습도 일부 보인다. 한길의 2주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2% 이상 국민의 힘을 처음으로 앞섰는데, 이번엔 재역전 당해버렸다.

결론적으로 중도층들의 이슈가 계속 발생해도, 전 정권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공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얘기했던 민노총 문제라든가 몇 몇 가지 아젠다가 지속되면, 윤 대통령이나 국힘의 지지율은 30% 내외에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MBC, 한국갤럽, SBS 여론조사(윤석열 대통령 취임 6개월 시점)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MBC, 한국갤럽, SBS 여론조사(윤석열 대통령 취임 6개월 시점)

김능구 : 현재 고착된 지지율이 총선까지 쭉 가면 어떤 상황이 예상될 수 있을까.

홍형식 : 이 지지율이 내년 총선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100% 장담을 못하겠다. 초기 드라이브의 효과는 분명한데, 실제 이재명 관련된 문제나 공무원 월북 논쟁 등의 결과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강력한 지지층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냐 못 시키냐에 따라서 지지율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또 하나 일시적으로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있지만 1년 내내 이러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은 지적하고 싶다.

김능구 : 한길 조사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그렇게 나왔지만, 다른 조사 몇 군데에서는 민주당이 국힘보다 상당히 앞서는 걸로 나온다.

홍형식 : 몇 군데 조사가 그런데, 저는 잘 이해가 안 된다. 우리 조사는 ARS에 일부 전화면접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하는데,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다시 꺾이면서 특이한 게 무당층이 무려 27.9%까지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올 5월달 제일 높았을 때 45.5%였다가 현재 32.3%니까 무려 13.2%p가 떨어졌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에 민주당 지지율은 딱 2.6%p 올랐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40% 전후의 지지율이 나올 수 있는, 그 만큼의 역할을 하는 정당이 있을까? 이번에 제가 별건으로 조사했는데, 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를 보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불과 9.3%밖에 안 나온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가 33.6%가 나왔는데 여·야 국회원들은 그런 수치다. 옛날에 YS 대통령의 지지율이 노동법 파동으로 9.9%까지 떨어져서 한 자릿수라고 했는데, 그 보다도 더 못하다. 정당 지지율이라는 것은 상대 평가이고 국회의원들이 잘 해야만 정당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는데, 지금은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평가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그래서 우리 조사결과가 맞지 않느냐 하는 것이 제 생각이고, 결국 무당층이 커지면서 여야 정당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김능구 : 보통 중도층을 30%라고 보는데, 그들이 거의 무당층으로 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주 극심한 진영 대결 양상을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 아직 많이 남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이 정도 지지율이면, 특히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는 여당이 다른 뭔가를 모색하고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차재원 : 그 결단이라는 게 도대체 뭐가 될까. 내년 이맘때 정도 되면 아마 본격적으로 총선 국면으로 들어갈 건데, 만약 그 때까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이 정도에 머물러 있다면 당 내에서 상당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야당이 아니고 여당인 상황이고, 특히 그래봐야 1년 6개월밖에 안 돼서 3년 반이나 남아 있는 대통령을 탈당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지금과 같은 지지율을 전제로 말씀드린 건데, 이것보다 더 무너질 경우에는 2024년 총선에서 상당히 힘들어진다. 앞서 두 분은 지금의 30%에서 안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저는 전혀 보기 힘든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콘크리트 지지층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보는 거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반전의 모멘텀을 빨리 잡지 못하고 그래서 지지율이 20%대 초반이나 만약 10%대 정도까지 내려가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는 아무리 여당이고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아마 대통령과의 차별화, 더 나아가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아마 여당 내 다수도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겠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되고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참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여당 내에서 말이 안 나오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내년 초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반전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만약 내년 전당대회에서 소위 윤핵관 주도로 대통령의 꼭두각시 같은 당 대표가 만들어질 경우, 물론 대통령하고 잘 소통되는 사람이 되어서 반전의 모멘텀을 확실하게 다져 나갈 수 있다고 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이 아니라 상황 자체가 더 악화된다고 한다면 여당도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지금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 저는 사실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답보 또는 떨어진다고 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 퇴진을 이야기하는 세력은 아주 소수다. 지난 주말 7명이 집회에 나갔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이 사실 대세는 아니다.

그런데 제가 왜 민주당이 선방하고 있다고 보느냐 하면 이런 거다, 소위 사법 리스크,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이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매일 언론에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다른 상황이었으면 거의 야당 문을 닫아야 할 정도까지 갔을텐데, 그나마 이 정도 버텨내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반사적 이익을 보고 있다는 거다. 누구로부터 반사적 이익을 보고 있느냐 하면, 완전히 거꾸로 가는 윤석열 정부와 국힘의 국정 운영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그 때문에 그나마 민주당이 버티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는다는 거다. 설사 이재명 대표가 사법처리 된다 하더라도, 저는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서 민주당이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한 이야기를 종합하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내년 이맘때 가면 정말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거다.

김능구 : 기득권 양당이 서로에 의해서 서로를 세워주는 꼴이다.

차재원 :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그런 거다. 이와 관련해서 황 소장이 항상 제기했던 문제가 개헌인데, 제가 봤을 때 개헌이라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대안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선거구 개편은 분명히 필요하다. 선거법을 어떤 식으로든 바꿀 필요가 있지만 사실 그 여지는 커 보이지는 않는다. 민주당 같은 경우도 조금만 버텨서 저쪽이 먼저 무너지면 결국 대안은 우리밖에 없을 거다는 생각이 있는 것인데, 여러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게임의 룰을 민주당이 굳이 만들 이유가 없는 거다. 결국 개헌도 그렇고 선거구와 관련된 여러 가지 개혁적 조치들도 쉽지 않다는 건데,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다.

김능구 : 집권 6개월이라 하면 임기 10% 정도 지난 건데, 앞으로 거의 90% 정도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어쨌든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통해서 뭔가 새롭게 가다듬어 가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아까 차 교수께서 자신감을 넘어선 오기, 무책임, 레트로 정치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황 소장님은 국정 쇄신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

황장수 : 안 할 거라고 본다.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 쇄신은 집권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라는 건데, 그걸 스스로 하겠나. 평론가든 언론이든, 국정 쇄신이 국민 다수를 위한 진정한 개혁인가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민주당이 집권할 때도 똑같은 요구를 하고 그 다음에 윤한테도 똑같이 요구해야 의미 있는 가치가 되는 거다. 그렇지 않는 요구는 저는 그냥 시비라고 본다.

그러니까 윤 정권은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하는 거다. 내가 봤을 때 윤 정권은 처음에는 좀 가다가 안 되면 개헌해서 총선 전에 합의할까 생각했는데, 권력이라는 게 좀 하다 보면 관성이 붙는다. 그래서 ‘갈 때까지 한번 가봐야 되겠다’라는 관성이 붙었다고 본다. 그러니까 대통령이고 법무부 장관이고 잡아 넣던 사람들이고 이 정권의 기조가 사람 잡아넣는 기술에 특화된 정권이 됐다. 결국 ‘우리 잘못 하는 건 공격해라. 그런데 너희는 얼마나 도둑놈이었는지 다 한번 털어보겠다’ 이렇게 가는 거다. 저는 국민적 입장에서 이것이 절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쌍방이 권력을 잡았을 때 잡아 넣을 수 있는 사람을 다 집어 넣는 것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제가 볼 때, 대장동에서 50억 클럽이나 김만배의 몸통 뇌물 부분을 안 하고 적당하게 도려내려고 이 정권 6개월 넘는 기간에 조율을 했다. 그러니까 문재인 검찰이 수사했던 거나 이 정권이 수사했던 거나 비슷했는데, 공격받다 보니까 권력에 의한 힘의 욕구가 발동을 했다. ‘그러면 대장동을 다 털어보자’고 해서 50억 클럽 수사도 슬슬 진행이 되는 것 같고 대장동 몸통 뇌물도 진행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브레이크 없는 윤 정권이 과거 정권 샅샅이 털기를 하고, 그걸 막으려고 윤 정권 비리를 폭로하려고 시도하지 않겠나. 그 폭탄으로 온 게 청담동 술자리인데 힘이 좀 빠졌다. 내가 볼 때 이 정권과 야당은 서로가 가진 것을 털어서 상대를 꺾을 수 있는가를, 해볼 수 있을 때까지 갈 것 같다. 그 결과로 나타난 힘의 우위에 따라서 방향이 정해질 거 아니냐 싶은데, 그래서 당분간 내년 초까지는 쌍방이 다 털어보는 상황으로 갈 것 같다.

홍형식 : 저도 전적으로 동의 하는데, 여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지난 대선의 성격을 ‘최후의 혈투’라고 했는데 승부가 안 났다. 결투를 하면 총을 맞고 한쪽이 쓰러져야 하는데, 빗나가서 제대로 승부가 안 났다. 그래서 대선의 연장선에서 완전히 승부가 나기 전까지는 현재의 대결 구도가 이어질 거다. 특히 이런 대결 구도에서는 외연 확장보다도 지지층 결집에 더 신경을 쓸 거다.

그런 판단 하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 정권 적폐 문제라든가 과제로 생각했던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공공부문 개혁, 재정 개혁 이런 거를 더 세게 들고 나올 것 같다. 야당의 국회의원 수가 더 많은 것을 당연히 알고 그쪽에서 협조해주지 않으면 안 될 걸 알면서도,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정치적으로 손해 볼 것도 없으니 무조건 밀고 가는 거다.

그래서 이 대결 구도는 계속 갈 것이고, 완전히 승부가 나는 시점은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아마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수사결과가 어느 쪽으로든 기우는 쪽으로 정리가 돼야, 즉 검찰 수사로 입증을 하든 아니면 검찰 수사가 과했다는 식으로 실패하든, 그다음부터 전체가 복원이 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본다.

김능구 :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친윤 정당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그 가운데 당 대표를 거머쥐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전당대회 시기도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차재원 : 처음에 이준석 사태로 비대위가 나왔을 때만 해도 12월 예산 정도 처리하고 나면 한다고 했었는데, 이게 하염 없이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길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제가 봤을 때 윤 대통령이나 주류 그룹들에서 ‘비상대책위가 나름대로 제대로 기능을 하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 하면, 당장 친윤계에서 정식으로 당 대표로 내세울 만한 사람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고민이 있다. 또 하나는 의외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세간의 평가는 어떻다 하더라도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호에 딱 맞는 사람이고 또 그런 행위를 잘해주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여러 당권 주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좀 더 많은 기반을 다져서 충분한 승리의 기회가 담보될 수 있을 때까지 끌고 나가려고 하는 생각들이 있지 않나 싶다.

김능구 :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당 대표로?

차재원 : 윤 대통령이나 주류 입장에서는 사실 밀 수 있는 후보가 별로 없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 같은 경우 지금 롤백했을 경우 여론의 반발이 클 거고,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를 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철수는 다음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섣불리 안철수에게 당권을 줬을 경우 대권 구도 자체가 안철수 쪽으로 기울 수 있다. 또한 안철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정치적 신뢰도가 여전히 낮은 상태다.

또 한 명의 후보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인데, 최근 상당히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소구력이 강하지 않고 여전히 국민들로부터의 인지도가 크지 않다. 정치력 자체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제 생각에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마땅한 사람이 정진석 정도가 아닐까. 그래서 정진석 체제를 좀 더 밀고 가자는 거고, 그리고 사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욕은 많이 먹고 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방패막이를 잘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들이 맞물리면서 전당대회 자체가 뒤로 밀리고 있다.

김능구 : 말이 나온김에 나경원은 어떤가?

차재원 : 나경원 전 대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했을 때다. 만약 정진석이나 다른 카드로 안 될 경우 히든 카드로 예비해 두고 있다. 그래서 비상근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이나 기후환경대사 이런 식으로 일종의 타이틀만 주고 있는 상황인데, 제 생각에는 내심 나경원은 등판시키고 싶지 않을 거다.

만약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핵관 마음대로 할 만큼 고분고분하지 않고 분명히 좀 껄끄러운 측면이 있다. 그리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비호감과 비토층도 만만치 않게 있기 때문에, 아마 당심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여당 대표로서의 호감, 신뢰 이런 부분들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고, 또한 유승민이 설사 출마한다 하더라도 전대룰 자체가 거의 100% 당심으로 가는 방향으로 만들어진다면, 저는 굳이 나경원 전 대표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능구 :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무 감사를 하게 되면 2월을 건널 수 밖에 없고 4월엔 재보궐 선거가 있다면 6월이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참 뒤다.

차재원 : 지금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거의 정상적인 당 대표 체제처럼 가고 있다. 그리고 비대위원들 전부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봤던 김상훈 의원까지 제가 봤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체제가 대통령이나 윤핵관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최대한 끌고 가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는데, 문제는 이런 식으로 계속 갈 경우 국정의 반전 모멘텀은 점점 더 잡기 힘들어지고, 대통령 지지율 자체가 지금보다 더 무너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 대통령이 좀 못한다 하더라도, 여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기류가 생기고,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서면, 그걸 바탕으로 약간은 버틸 만한 힘이 생길 거다. 그런데 이 상황 자체가 좋으니까 현상 유지로 가자고 했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인 구렁텅이를 스스로 파는 결과를 갖고 올 수 있다고 본다.

김능구 : 당 대표 여론조사를 해보면 전체적으로 어쨌든 유승민 전 의원이 계속 높게 나온다. TK에서도 상당한 지지율이 나와서 이전 배신자론을 일정 정도는 극복한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당심을 보면 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홍형식 : 유승민을 당 대표로 해서 전 국민에게 물으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블 스코어 정도로 이긴다고 나왔지만 이제는 2위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당심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이 부문을 잘 봐야 한다.

당심의 경우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이 자꾸 떨어져서 중도층들이 자꾸 이탈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5월에 국힘 지지율 45.5%일 때 조사하는 것과 이번 달 32.3% 로 줄어든 국힘을 대상으로 한 당심은 성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강성 보수 성향만 남게 되는 추세인데, 즉 지지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유승민의 설 자리는 없어지는 거다.

그러면 향후 지지율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당분간 지지율의 변화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크지 않을 걸로 예측하지만, 이렇게 변수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첫째가 피로감의 문제다. 추석 이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그 피로감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하는 거다. 두 번째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연령층이고 보수층인데, 인구의 변동 상황만 놓고 보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에 한 1.5% 정도 떨어지게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자꾸 연장하는 분위기로 가는데, 그것은 국민의힘에게 딜레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유승민의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상태에서 2위권이 올라가지도 않고 당헌당규를 바꿔야만 어떻게 해 볼 수가 있는데, 민주당도 이번에 이재명 당 대표 뽑을 때 오히려 늘렸는데, 민심 반영을 없애면서 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거다.

아까 차 교수님 이야기했듯이 국민의힘은 현 상황이 제일 좋고 지속될 수 있으면 이대로 가는 게 좋다. 문제는 당 대표를 안 뽑을 수가 없는데 진영 중에 적임자가 없다 보니 원하든 원치 않든 자꾸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늦췄을 때 결과가 어떻게 될 거냐. 제가 볼 때는 시간을 늦출수록 친윤 진영에서 당 대표 직에 대응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거다. 국정 혁신은 기대할 수 없다는 전제로 본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0.1%라도 더 떨어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정당 지지율도 동행할 거다. 그러면 당내에 원심력이 더 크게 작용할 텐데, 친윤 세력으로 당 대표 체제를 구축하기가 더욱 더 어려워지게 될 거다.

김능구 : 제가 볼 때 윤석열 정권 그리고 친윤들은 박근혜 정권이 탄핵으로 무너진 과정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굉장히 주의 깊게 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시 비박인 김무성이 당 대표가 됐고, 그러다 보니까 친박 논쟁을 거치고 옥새 파동 등이 일면서 박근혜 호위무사들을 공천시키려고 무리를 했고, 결국 자기들 공천 파동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됐었다.

말씀하신 대로 갈수록 조금씩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고, 지금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좋지만 당 대표 선출 시기가 6개월 이후로 갔을 때는 친윤의 장악력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이준석은 당심에서 나경원에 졌지만 민심에서 이겨서 당대표가 됐다. 최근 당대표 선거가 민심에서 바뀐 건데, 그래서 당심을 70%에서 90%까지 늘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제가 볼 때 이것은 복합 방정식인 것 같다. 단순 방정식으로 생각하면 당무 감사를 통해서 상당한 물갈이를 하고 나서 가고자 하는 길로 가겠지만, 이게 세월이 지나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현재 비대위에서는 전당대회 시기가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할만큼 굉장히 쉬쉬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자기들이 어느 정도의 그림을 확정 짓는 순간에 같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금방 이야기한 대로 사실 친윤 후보가 마땅치 않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 가면 유승민 전 의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부분들이 있으니까 아마 2월은 어렵다고 생각할 것 같고, 제가 볼 때 6월을 대비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즈음에 있어서의 대통령 지지율, 그리고 야당 대표 이재명이 문제될 거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무너지면, 아까 말한대로 서로 간에 받쳐주고 있던 한쪽이 무너지면 그 변화는 또 예측불허다. 민심이 민주당을 더 강하게 할 수도 있는 거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는데 좀 봐야 될 것 같다.

황장수 : 이야기를 좀 보태자면, MB가 마지막 임기 1년을 남겨 놓고 박근혜 비대위로 가면서 여러 가지로 궁지에 몰렸지만 임기 말까지 끌고 갔다. 그래서 박근혜 당시에는 MB 전 정권의 초토화나 이런 게 없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국회의장 선거에서 비박 정의화가 됐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하고 정몽준하고 붙어서 결국 비박 정몽준이 됐다. 그다음에 당 대표 선거에서 김무성이 됐다. 저는 2015년에 이런 세 가지 사건이 차례대로 쌓여오면서 박근혜 탄핵의 계기가 됐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서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쫓아내고 했지만, 결국 대통령이 당내 권력을 통제하는 데 점차적으로 실패해 갔다고 본다.

이런 내용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저는 요즘 야당을 샅샅이 터는 부분이 ‘꼭 야당만이 아니다’라고 본다. 어제 선거법 위반 기소시한 마감에 2명이 올라갔다. 대전시장 이장우하고 성남시장 신상진인데, 막판에 왜 둘이 포함됐을까 생각해보면 결국은 여러 가지로 여권에 보내는 신호라고 본다. 어차피 야당과 갈 때까지 가보자고 일전 승부를 하는 마당에, 사정이 강하게 진행되면서 거기에 국민의힘 쪽도 몇 명 포함될 거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속에서 누가 총대를 매고 강하게 붙지는 못할 거라고 본다.

그러니까 어차피 이재명 처리 결과가 나와야 전당대회를 열지 않겠느냐 본다. 이재명 처리에 실패하면 그야말로 전당대회로 내몰려서 친윤이 당권도 못 잡을 거다. 성공한다면 그 여파를 넘어서 전당대회 후보라든지 시기도 설정할 건데, 내가 볼 때 여권에도 당분간은 이걸 늦게 한다고 저항하거나 달려들어서 빨리 하자거나 그런 분위기도 없을 것 같다.

홍형식 :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사법 드라이브가 성공을 하면 친윤이 당권을 잡을 수 있지 않겠냐 예측했는데, 제가 볼 때는 꼭 그렇지도 않다. 예를 들어 보수 정당이 탄핵 이후 지지율이 바닥으로 갔다가 그나마 반등했던 과정을 유심히 보면, 그 당시 정당이 혁신을 했거나 스스로 인적 쇄신을 했거나 이런 것은 별로 없다.

어쨌든 시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타의에 의해서 많은 인물들이 교체가 됐는데, 국민들 시각에서 볼 때 저 사람은 보수 정치인이랍시고 TV 화면에 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지게 된다. 보수 정당 자체의 인적 쇄신에서 이루어진 게 아니고, 실은 문재인 정권, 즉 상대방에 의해서 그렇게 솎아내지는 효과가 있었던 거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수사 결과가 이재명 대표한테 불리한 쪽으로 나온다고 해도 민주당의 유불리를 또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사실 국민들한테 있어서 문재인과 이재명은 지지율이 높기는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비토 그룹도 많은 인물이다. 이재명 대표가 만에 하나 잘못되는 경우를 가정하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민주당을 앞으로 끌어갈 인물들, 이낙연, 김부겸, 김동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외연을 상당히 넓힐 수 있는 후보군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 버릴 수도 있다.

결국 국민의힘이 스스로 깎지 못하는 민주당의 머리를 깎아주는 꼴이 되어 버리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 지지율이 더 올라가 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 상황에서 친윤은 계획대로 당권을 잡을 수 있을까. 왜냐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국민의힘은 또 혁신에 대한 압력을 역으로 받게 되어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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