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그라운드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2022.11.24
▲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후반 시작에 앞서 한국 선수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그라운드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2022.11.24

[폴리뉴스 박채호 기자]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의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또 하나의 놀라운 결과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끝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축구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일본은 각각 '최상 전력'의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월드컵 첫 경기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이겼다면 1930년에 시작한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3개 국가가 1차전에서 승리하는 새 이정표가 설 뻔했다.

이들처럼 짜릿한 승리는 거두지는 못 했지만, 벤투호도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팽팽히 맞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루과이의 디에고 알론소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이 굉장히 잘해서 공을 빼앗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사실 20세기까지 아시아와 유럽·남미의 축구 간극은 컸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1차전에 승리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폴란드에 2-0으로 승리한 게,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본선 1차전 첫 승리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치밀한 오프사이드 트랩과 날카로운 결정력으로 세계 최고 선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좌절케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일본도 독일을 몰아치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상을 세계에 자랑했다.

일본에 이은 한국도 FIFA 랭킹 14위 강호 우루과이와 비등한 경기를 펼치며 더는 간극이 없음을 증명했다.

이날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등 우루과이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민재(나폴리)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선전에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민재는 "사실 두 팀의 경기를 보니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솔직히 조금 부러웠다"며 "우리가 보기에 (두 팀 모두)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보였고 다들 많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잔혹사'를 끊어낼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에 월드컵은 '남의 잔치'와 다름 없었다.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은 조별리그를 뚫는 것도 버거웠다.

2002년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쓴 우리나라도 2010 남아공 대회에서야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이뤘지만, 당시 부푼 꿈을 안고 펼친 16강에서는 우루과이의 수아레스에게 2골을 허용하며 고배를 마셨다.

12년 만에 한국과 재회한 수아레스는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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