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대북제재 면제 등을 강조해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으로 이름 지은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을 발표하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유엔 제재 결의안의 부분적 면제도 국제사회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8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8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대표 취임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2020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경기도의 ‘대북 온실 건설용 자재 지원’ 사업에 대해서 제재를 풀고 승인한 바 있다. 남북의 결단만 있다면 유엔 제재는 넘을 수도 있는 벽임을 보여준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조건부 제재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행동’, 즉 약속을 위반하면 즉각 제재를 복원하는 것을 전제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에 실행하자”고 말했다.

한편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지적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며칠 전 연설을 거론하며 "우리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압박을 가하는 유엔 제재는 인정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이익을 지키고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또 다른 정답을 찾았다.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 정책 법제화가 그 답이다“라고 말했다.

남북한이 유엔 제재에 대한 상이한 입장을 밝혔지만 유엔 등의 대북 제재는 현실적으로 북한이 당면한 최대의 과제인 것은 사실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끝까지 요구한 것도 제재 해제였다는 점에서 북한이 제재 해제에 목을 매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1). 이런 점을 살펴 대북 제재에 대한 현황과 그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오늘날 대북 제재는 유엔과 세계 주요 국가들이 북한의 핵 개발을 이유로 경제 및 금융 분야에 통제를 가하는 형식인데 오늘날에는 사이버 공격, 돈 세탁, 인권유린 등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2).

대북 제재는 한국 전쟁이후 북한에 취해지고 있는데 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취하는 단독 재제 형식으로 나눠진다. 미국과 국제 사회의 주요 대책의 하나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취해진 대북 제재는 마른 수건의 물을 짜내는 식으로 그 강도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이 진척되면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는 대북 제재는 북한의 경제적 수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3).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 2009, 2013, 2016, 2017년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 연이어 통과시킨 9개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해 북한의 외국과의 무역과 무기류 및 고가 사치품 등의 반입 금지 조치, 금융 자산 동결, 은행간 거래 중단, 일반적 여행 등과 같은 제한을 가했다4). 당시 중국과 러시아도 이들 결의안에 찬성해 대북 제재에 동참했다. 유엔은 2006년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1718을 통과시키면서 안보리 산하에 대북 제재 위원회를 만들어 오늘날까지 가동하고 있다5).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5월 26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 미사일 등에 대한 시험발사를 한 뒤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결의안에 반대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진영이 대북 제재를 국제 경제를 통제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더 이상의 대북 제재는 비생산적이고 반인도적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 사회의 대러시아 제재가 취해지고 있어 기존의 대북 유엔제재가 국제사회에서 준수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6). 중국과 러시아간의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동북아에서 신냉전의 조짐이 뚜렷해지자 한미 두 나라는 대북 군사훈련을 강화하면서 미국 전략무기의 남한 배치와 주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1950년부터 적성국가와의 교역을 금지한 자국법에 의해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해 2008년 까지 시행했고 2008년부터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 등에 의해 대북 교역을 중단해왔다7). 미국은 버마암살폭파로 발생한 랑군 사태와 대한항공 858편 폭발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포함시켰다. 테러지원국에 포함되면 미국의 선제 타격 대상이 된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미국내법에 의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는 형식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보다 강하며 북한 개인과 단체 등의 활동에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다8). 최근 미국의 대북 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기업이나 개인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돕기 위해 기존의 대북 제재를 회피하거나 불법적인 금융지원을 한다면서 제재를 가하는 형식을 취했다9).

한국은 2010년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북한 어선의 남한 수역에서의 조업 금지, 개성공단 외의 지역에서 남북 교역 중단 등과 같은 대북 제재를 취했고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내렸다.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과 긍정 두 견해가 공존한다. 부정적 견해는 대북 제재가 큰 강제력이 없고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긍정적 견해는 대북 제재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더 강화되어야 하고 북한 지도체제의 취약점을 겨냥하는 정교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10).

대북 제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조치가 대북 주민의 인권을 증진시킨다는 명목으로 취해지지만 오히려 그들의 생존권조차 박탈하는 것과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 지적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북 경제 제재 조치가 북한이 문제가 된 부분을 해소하거나 제거했을 경우 백지화되는 자동 해제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11).

대북 제재는 북한 지배층을 목표로 취해지지만 취약한 북한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가하고 있어 의약품, 식량, 취사 연료 등이 제한받는 북한 오지에 거주하는 노동자, 어린이와 노약자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12).

유엔 국제아동긴급기금(국UNICEF)의 2018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인도주의 기구의 대북 사업이 제약을 받으면서 북한 어린이 20만 명이 영양부족 상태이고 이 가운데 6만 여 명은 아사할 위기에 처해 있다13). 또한 각종 대북 제재조치로 인도주의적 물품의 대북 진입이 힘들어져 한 자선단체가 완두콩 16 박스를 북한에 보내는데 1년 6개월이 소요되었다.

유엔 안보리의 2017년 대북 제재결의안에 따르면 어떤 금속 상품도 대북 반출이 금지 되어 있어서 기초적인 의약품의 선적이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증기 살균기가 포함된 응급의료처치기구 같은 경우가 해당된다.

북한에 대한 수출 제한과 노동자 해외 송출 금지는 일반 주민들의 생계에 큰 제약을 가하고 있다. 특히 의류 수출 금지는 여성 노동자 취업을 악화시키고 있고 제조업 분야의 경우 개성공단에 북한 주민 5만 명이 고용되었던 사례에 비춰 시장 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상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남북분단이 대북 제재나 군사적 압박과 북한 고립정책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방식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이미 크게 악화된 상태인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북미 수교와 같은 적극적인 방법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인도주의적 문제는 북한 핵문제와 분리해야 하고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과 제 1 야당 대표가 대북제재 면제 등을 언급한 만큼 여야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 문제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대 북한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남북이 경색된 가운데 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이 미국 양원 의원을 상대로 북미수교를 역설한 것이나 통일부가 북한방송 청취 허용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 등은 한반도 상황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와 동시에 남한이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최대의 제재조치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보법은 북한 전체를 반국가 단체로 규정해 남북의 부모형제나 친인척 등이 소식조차 전하는 것도 금하는 등 전면적인 대북 절연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만약 여야가 국보법의 독소 조항부터 삭제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남북간에 지각변동과 같은 변화가 가능할 수도 있고 유엔 등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에서 대처할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1) 조선일보 2022.08.16 
2) https://sanctionscanner.com/knowledge-base/sanctions-against-north-korea-47
3) https://www.usip.org/publications/2021/12/removing-sanctions-north-korea-challenges-and-potential-pathways
4) Lee, Yong Suk (2018). "Lee, Yong Suk, 2018. "International isolation and regional inequality: Evidence from sanctions on North Korea," Journal of Urban Economics". Journal of Urban Economics. 103 (C): 34–51. 
5) https://www.cnas.org/publications/reports/sanctions-by-the-numbers-north-korea
6) https://www.brookings.edu/blog/order-from-chaos/2022/07/08/why-further-sanctions-against-north-korea-could-be-tough-to-add/
7) Fifield, Anna (22 February 2016). "Punishing North Korea: A Rundown on Current Sanctions". Washington Post.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11 January 2017. Retrieved 26 March 2017
8) https://sanctionscanner.com/knowledge-base/sanctions-against-north-korea-47
9) https://www.cnas.org/publications/reports/sanctions-by-the-numbers-north-korea
10) Delury, John (2 December 2016). "North Korea sanctions: Futile, counterproductive and dangerous". CNN. / Lee, Sung-Yoon; Stanton, Joshua (15 January 2016). "How to get serious with North Korea". CNN. USA. Archived from the original on 18 January 2017. Retrieved 18 January 2017. 
11) https://thediplomat.com/2021/03/its-time-to-reexamine-us-sanctions-on-north-korea/
12) https://koreapeacenow.org/resources/the-humanitarian-impact-of-sanctions-on-north-korea-2/
13) https://koreapeacenow.org/resources/the-humanitarian-impact-of-sanctions-on-north-korea-2/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