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명언 인용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정신 강조
‘내부총질’ 문자 겨냥한 “간신 말고 직언할 줄 아는 충신 옆에 둬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6일 오후 부산 서면 소민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16. (사진출처:연합뉴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6일 오후 부산 서면 소민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16.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故이건희 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말을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을 때렸다.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이준석 대표와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결국 강을 건너버려 돌이킬 수 없이 치닫게 된 국면에 등장하면서 하는 발언이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16일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해임됐다. 

유 전 의원은 17일 SNS에서 “대통령은 오늘 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살피겠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며 “이 약속 그대로 해주시길 바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며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다. 대통령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걸 바꿀 각오가 되어 있는지, 오늘 기자회견으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뜻을 살피겠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며  "당면한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100일 내로 역대 최저 지지율 20%대를 기록한 대통령인데에 반성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취지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분골쇄신’에 대해 설명하며 “故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그만큼 철저히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며 “국민의 뜻을 살펴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질' 각오를 정말 했다면 바꾸지 못할 게 없다”고 전했다.

故 이 전 회장의 ‘다 바꾸라’는 명언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에서의 시그니쳐 발언이다. 이후 해당 명언은 사내 교육용으로 펴낸 삼성인의 용어에 실렸다. 삼성의 경영 원리와 철학을 대표하는 문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면서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주변의 무능하고 아부만 하는 인사들부터 과감하게 바꿔라. 영혼 없는 관료, 캠프 출신 교수들로는 나라가 잘될 수 없다”며 “검사들이 제일 유능하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리고 천하의 인재를 찾아야 한다”고 검찰 위주의 인사를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美 오바마 전 대통령 때에 있었던 '악마의 대변인'을 거론하며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역할을 할 사람을 가까이 둬라”라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서 친인척과 대통령실 사람들의 부정을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핵관’과 같은 간신이 아닌 이 대표와 같은 ‘내부 총질’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도 혁신해야 한다. 여당은 잘못된 국정의 거수기가 아니라 국정의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려면 견제와 협력의 당정관계로 당도,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면 인수위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며 “경제도, 안보도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데 인수위는 이러한 상황인식도, 새로운 국정철학도 없이 관료들이 적당히 써주는 것을 한가하게 짜깁기나 했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100일이 지났고 1,725일이 남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백지에서 새로 시작하기 바란다” 날 세우며 훈수를 두었고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해나간다면 국민은 다시 지지할 것이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앞서 연일 SNS 정치를 이어간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마중 나가지 않은 데에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냐”며 “미ㆍ중 사이에서 양다리 전략이 과연 통할까. 이슈에 따라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기회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미국도, 중국도 바보가 아니다”고 힐난한 바 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의힘이 최고위 비대위 전환 의결 후에도 장기하의 노래 ‘그건 니 생각이고’를 어떤 첨언 없이 SNS에 올리면서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로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이어 곧바로 최고위 의결에서 비대위 전환을 결정한 바 있다. 정치권은 이를 이 대표 복귀를 막을 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불화가 깊어질수록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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