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플랫폼 한시적 허용...의료계 판 바꾸나

2022.08.09 17:33:30

비대면 진료 입법 예상…조제·약 배달 등 플랫폼 서비스의 실시로 약국가 파장 예상
약사사회, 플렛폼 기업의 난립 우려 속 의료법 위반 시 강력처벌 요구

[폴리뉴스 최성모 기자] 공공성이 강한 보건의료계에 코로나19 비대면 진료의 바람을 타고 배달약국을 비롯한 플랫폼 업체의 등장으로 약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의 본격적인 시작이란 게 중론이다. 플랫폼 업체들이 의료·의약 시장에 뛰어들면 의료시장의 공공성은 많이 훼손된다. 코로나19의 비대면 진료가 자칫 의료민영화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계의 의료서비스는 보수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기업을 허가하는 것은 의료·의약계에 또 다른 자본의 개입이란 분석이다. 그렇다면, 의사, 약사, 자본 중에 가장 쏠림현상이 센 것은 자본이다. 

이에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기간 중 허용되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중개하는 중개 플랫폼 서비스의 의무 및 세부 준수사항 등을 적시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주요 골자는 환자가 의료기관 및 약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중개업무 수행 또는 사은품 제공, 의약품 가격할인 등을 통해 환자의 의료기관 및 약국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마련했다.

아울러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약사법·의료법상 담합행위를 하도록 알선·유인·중재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한시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의료기술 시행과 약사의 약학기술 시행에 대하여 전문성을 존중하고 이를 방해하거나 저해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비대면 진료와 더불어 파생된 게 배달약국이다. 현재 규정상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약국은 불법이다. 규제도 많다. 현재는 환자 선택 없이 약국 자동 매칭으로 이뤄지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일부 약국으로 조제 쏠림이 이뤄지는 현 구조는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플렛폼 업체들이 난립할 경우 경쟁이 치열해 시장이 과열돼 부작용이 탄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현실은 약사사회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야당에 이어 여당도 코로나19로 한시적 허용 중인 비대면 진료를 정식 도입하고 법제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최근 입법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여당이 추가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약사사회를 비롯한 보건의료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입법이 예상되는 비대면 진료로 파상되는 것은 비대면 조제·약 배달 등 플랫폼 서비스의 실시로 약국가에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배달이 기존 법·규제와 정면충돌하면서 약사사회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환자와 약국을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서울시약사회는 “정부는 플랫폼 업체의 영리행위를 조장하는 보건의료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 대상자를 코로나19 환자와 관련 의약품으로 한정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복지부는 편법적인 영업과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으로 인해 붕괴되고 있는 보건의료 전달체계를 정상화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약사회는 “복지부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보건의료 정책을 시행하는 주무부처로서 난립하는 플랫폼 업체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처벌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 업체들이 약사법, 의료법을 준수하지 않았을 때의 처벌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영리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없다면 허울뿐인 지침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사사회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대상을 코로나19 환자와 관련 의약품으로 한정하고, 정상적인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면 상담과 대면 투약이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한 보건의료의 핵심적 가치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플랫폼 업체를 통한 비대면 진료는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판세로 보면, 부작용을 양산한다 하더라도 경제체질 자체가 변하면, 그걸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 그동안 의료계, 약국가 등에서 변화를 거부한 측면이 있었다.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등을 무조건 배척하기는 힘들다.

현재 약사사회가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공공성이 강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플랫폼이라는 민간분야가 파고들어, 갑작스런 시장의 변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사사회의 지나친 보수화는 자칫 스스로의 발전을 억누를 수도 있다. 예컨대 화상투약기는 오래전부터 약사사회의 단골 이슈였다.

약사사회는 화상투약기를 반대하면서도,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공공심야약국은 약사사회가 내놓는 단골 대안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에게 공공심야약국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

이처럼 의료계, 약국가 등에서 변화를 거부한 측면이 있었다.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등을 무조건 배척하기는 힘들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병원까지 가서 매번 똑같은 약 처방을 받는다는 건 다방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소리일 수 있다. 여기에 플랫폼 업체들이 의료·의약 시장에 뛰어들면 의료시장의 공공성은 점차 민간의 영역으로 확대될지에 대해 경계심이 강하다. 과연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성모 jinaiou@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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