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 전문①]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에너지 전환정책 사실상 실패, 새정부 재생에너지 확대 전념해야”

2022.07.20 18:33:15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기후 위기 대응은 에너지 전환이 핵심이다. 탄소 중립을 위한 국제적 공조 속에 화석연료의 감축과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가는 에너지 믹스의 재구성 과정이 관건이지만, 구체적인 대응전략과 로드맵은 각 국의 상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 경제와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슈인데,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7월 스페셜인터뷰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모시고 우리나라의 현 주소와 바람직한 대응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님을 모셨다. 교수님은 경제학을 전공하셨는데, 현재는 환경과 에너지 전환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다. 간단한 이력과 함께 환경 문제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달라.

제가 80년대 초반 학번이다. 그 당시는 대한민국이 고도 성장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경제학과를 갔으면 성장론이라든지, 미시 쪽으로 막 시작하던 정보경제학이라든지, 특히 계속 공부할 계획으로 있을 경우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분야를 해야 했는데, 저는 국가적으로나 학계에서도 별 관심도 없는 환경 에너지 문제를 공부하겠다고 결심을 했다. 사실 제 은사님 같은 경우 ‘그거 공부해서 박사 받고 일자리 얻겠냐’ 심지어는 ‘밥을 굶을 것’이란 표현을 하셨다.

경제 활동이라는 것도 자연에 기반해서 하는 것인데, 자연을 무시하고 너무 당연시 여기다 보면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경제활동에 제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유학 가서 공부를 했다. 90년대 초반에 학위 마치고 들어왔더니 그 당시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져 있었고, 국내에는 91년도 부산에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라는 게 있었다. 성장 일변도로 달려오던 우리나라 국민 전반의 사고 체계에 삶의 질, 환경의 질 이런 것이 우리 생존과 무관하지 않구나라는 것을 충격적으로 던져준 사건이었다.

원래 한국 사회가 엄청 빨리 바뀐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환경 담당 부처도 몇 년 사이에 청, 처, 부로 고속 성장을 했다. 제 첫 직장이 KDI인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KDI에서, 처음으로 제가 연구했던 환경 경제 분야 공채를 한 거다. 제가 학위를 마칠 때쯤인데 시점이 잘 맞아서 지금까지 밥을 굶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동안 기후악당으로 분류돼 왔다. 탄소 배출량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있는데, 지난 문재인 정부 때 2050년 Net-Zero를 선언하고 2030년 탄소 배출량 목표를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설정했다. 이게 가능하냐부터, 이렇게 해서 Net-Zero를 달성할 수 있느냐, 상반된 평가들이 있었다. 이 목표 설정은 어떻게 보시는가.

2030년 40% 감축이라는 숫자 자체는 높다고 보기 힘든다. 왜냐하면 EU 같은 경우 55% 감축을 이야기했고, 일본과 미국도 40%를 훌쩍 넘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준년도를 어디로 잡았느냐는 거다. EU는 기준년도가 1990년이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빠른데, 탄소 배출을 줄여야겠다는 의지도 가장 먼저 태동한 곳이 유럽이고, 성장이 좀 답보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1990년부터 점차 에너지 소비량의 감소와 그에 따른 탄소 배출량의 감소가 실현되어 왔다.

사실 기준년도의 탄소배출량이 많을수록 2030년도 감축의 수치는 높아지게 된다. 한국은 가장 배출량이 높았던 2018년을 기준년도로 삼아서 40%를 잡았는데, EU는 1990년이니까 한국은 거의 30년 후를 기준년도로 해서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거다. 아주 상식적인 건데, 1990년부터 40년 후에 55%를 감축하겠다는 것과 2018년도를 기준으로 12년 만에 40%를 감축하겠다는 것을 비교하면, 국가적 차원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쪽은 당연히 후자인 한국이다. IMF 경제위기 당시 한 해를 제외하고 40년 가까이 탄소 배출량은 매년 증가해 왔는데, 그 2018년도를 기준으로 12년 만에 40%를 감축한다는 것은 선진국 기준으로 볼 때도 굉장히 쉽지 않은 목표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의문 제기과 함께, 너무나 큰 부담이라는 산업계의 불만이 나오는 거다.

사실 정부에서 이 목표를 설정하면서 부문별로 얼마씩 줄이라는 목표치가 나와 있다. 발전 부문에서는 얼마를 줄이고, 산업에서는 얼마를, 건설 부분에서 얼마를, 또 수송 부문에서 얼마를 줄이라는 할당이 되어있다. 제일 많은 목표치를 할당한 곳이 발전 부문인데, 석탄을 확 줄이고 그것을 재생에너지나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적은 가스 쪽으로 옮겨가면 되기 때문에, 이쪽의 감축 목표를 크게 잡았다.

사실 그 목표치가 그래도 낮은 쪽은 산업이다. 산업은 15% 정도 줄이면 되는데, 산업계 입장에서는 우려스런 목소리가 있다. 산업 구조와 시설을 단기간에 확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12년 만에 줄일 수 있을까. 특히 우리나라 주력 업종이 철강이나 시멘트, 전자나 반도체, 석유화학 등인데 연료든 원료든 모두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시민사회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목표도 충분치 않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의 기후변화가 위기, 비상사태, 재앙이라 할 만큼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대국 중 하나로 여타 선진국에 비해 목표 수준이 낮아서는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니,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다.

경제학자로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현재 주어진 사회·경제 상황에서 참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국제사회에 공표했고, 파리 협정에서 세운 대원칙이 목표를 후퇴하는 것은 없다는 거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 시점에 40% 감축 목표를 뒤로 물릴 수도 없다. 목표를 좀 과감하게 잡을 때 설사 달성은 못하더라도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이고, 또 우리가 과감한 목표를 잡아서 일로매진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만이 아니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도 이 감축목표는 유지한다고 했다. 금방 말씀하셨는데 석유와 철강 등 우리의 주력 산업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구조적인 산업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랜드 디자인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 그런 것이 세워져 있나?

한 국가의 산업구조를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정부의 정책 하나로 될 수 없는 것이고, 그게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탈탄소를 향한 정부의 정책은 규제일 수도 있고 인센티브일 수도 있다. 산업계가 그 정책들의 조합을 신호로 받아들여서, 새로운 기술개발, 기술혁신, 경영혁신을 통해 작게는 기업 크게는 산업 부문 전체가 에너지를 매우 효율적으로 쓰고 탄소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나가는, 이런 자생적인 노력이 일어나는 것이 저는 제일 바람직하다고 본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적절한 유인 체계를 통해서 기업들이 스스로 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거다. 탄소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하는 기업과 산업이 생겨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이 산업은 더 이상 안돼’라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부가 적절한 신호를 통해서 기업들이 스스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 탄소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산업 전체가 탈탄소 산업으로 변모해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요즘 기업들에서는 ESG 경영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 있다. 환경 문제 ‘E’가 맨 앞에 있는데,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인식하고 있더라.

ESG란 용어가 처음 나온 게 15년 전인 2006년 정도인데, 사실 그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이란 개념은 있었다. 어떤 기업이 말 그대로 이윤극대화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고 좀 더 넓게 사회적 관점에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즉 어떻게 보면 도덕적 차원, 사회봉사 차원의 성격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특히 기후 위기가 글로벌 사회에 엄청난 임팩트를 주면서, 이제 ESG라는 것은 고차원적인 기업의 마케팅, 우리 기업이 이런 쪽에 노력을 잘 한다 그러니 잘 봐달라, 이런 게 아니다. 말 그대로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하지도 않고 그 기업의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지도 않겠다는 것이고, 그래서 의사결정 체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자산운용사 등에서, 우리가 앞으로 투자할 곳은 ESG 경영을 제대로 하는 기업이다, 스스로 ESG경영을 얼마만큼 잘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정보를 구축해서 공시를 해라, 공시를 하지 않고 또는 그 공시 내용이 부적절하고 충분치 않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하는 거다. 시장에서 거대한 의사결정의 변화인데, 결국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차원이 달라진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처음에는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2020년도에는 경제가 폭망했다가 모든 정부가 유동성을 확 풀면서 수요를 끌어올린다. 그런데 이제는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물류 대란의 어려움이 있었고,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생하면서 사실 수요 부문도 공급 부문도 변화와 고통 속에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다.

에너지 부문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급에 문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존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하고, 러시아는 심지어 자국의 가스를 무기로 활용해서 유럽에 공급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런 변화 속에 너무 기후변화나 ESG를 얘기하다가 정작 필요한 에너지 공급은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적 흐름도 있다.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거대한 흐름은, 저는 상수라고 표현을 하는데, 기후위기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거다. 그중에서도 기업의 역할이 막중한데, ESG는 지속적으로 그린워싱과 같은 약간의 걸림돌이 존재하겠지만, 큰 흐름은 결국 ESG를 제대로 하는 투자와 경영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와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는 에너지 전환이 핵심이다. 그런데 일반인의 상식으로 봤을 때 깜짝 놀랐던 게,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40%를 석탄 화력으로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강릉 삼척에는 7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신축 중이라는 것이다. 석탄이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는 것인데, 사람들이 잘 몰랐던 부분들도 많은 것 같다.

사실 역사적으로 석탄 화력이 우리나라 성장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원이었고 지금도 35%~37%정도 차지하고 있어서 가장 비중이 높다. 원전과 가스 발전까지 세 개를 합치면 일관되게 전체 발전량의 한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 전통 발전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세 개를 합쳐서 90%의 전력에너지원 믹스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OECD 38개국 중에 대한민국 밖에 없다. 그만큼 거대한 에너지 전환, 기후위기 앞에 에너지 사용하는 방식과 그 연료를 바꿔야겠다라는 큰 흐름 속에 한국은 굉장히 뒤처져 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어떤 에너지원을 쓸 것이냐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있지만, 이제 석탄 발전은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우리 국민 사이에 컨센서스(Consensus)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나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석탄 발전은 탄소만이 아니라 미세먼지도 많이 배출하기 때문인데,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에 대해 국민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시고 해서, 석탄 발전을 급격히 줄여가야겠다라는데 대해서는 한국 사회에서 별로 이론이 없다.

문제는 질문 주신대로 신규 석탄발전소 7기가 지난 수년 동안 꾸준히 건설돼 왔고, 사실 7기 중에 5기는 건설이 거의 다 완료되어 이미 가동을 시작한 것도 있고, 삼척의 두 기는 현재 건설 중이다. 탈석탄, 탈탄소의 시대에 그것도 1GW 규모의 역대급으로 가장 큰 규모의 석탄 발전소가 이미 신규 발전을 시작했거나 건설 중인 건데, ‘이게 과연 세계적인 흐름과 우리 국가의 목표와 맞느냐’는 너무 당연하고 뼈아픈 지적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국회에서도 일부 논의가 있었다. 어차피 짓고 나서도 설계 수명 40년을 못 돌릴 거다. 앞으로 탈탄소에 대한 요구가 계속 강해지기 때문에 결국은 중간에 멈춰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그렇다면 좌초자산이 되는 거다. 투자액으로 따지면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는 거니까, 그럴 바에는 지금 건설을 중단하든지 아니면 연료 전환을 과감하게 하든지 해서 장기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그런데 이것도 전형적인 반대 논리가 있는데, 그렇다면 지역 경제는 어떻게 되느냐. 이것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들어가서 일자리가 생겨나고 그에 따른 파생효과가 있는데 이것을 당장에 멈춰야 하느냐는 반발이다. 또 그동안 투자된 투자액, 투자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손실을 보상할 거냐, 법적인 문제도 복잡하다. 사실 국제적으로도 투자한 기업들, 금융사들의 압박이 있는 거다.

그러다 보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짓고 있는 상황인데, 이게 과연 잘하는 걸까? 이미 결정해서 하고 있는 것이어서, 여기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법을 만들든지 해서 어떤 변화의 조짐을 보여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세계적인 흐름, 그리고 대한민국의 목표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 핵심’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재생에너지라는 말을 많이 들어와서 이제 그 비중이 제법 높아진 줄 알았다. 그런데 7% 수준이라고 한다.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서 크게 미미한 수준인데,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이런 부분에서 우리나라 국토환경의 한계를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정말 그러한 건지, 또 재생에너지가 결국 에너지 전환을 실현시켜내는 기본 동인이 될 건데, 원가도 더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 사회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좀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전문가와 시민사회, 정부가 많은 노력들을 해왔음에도 굉장히 더딘 상태다. 사실 우리나라는 에너지 환경, 기후 이슈에 있어서, 이른바 선진국 그룹이라고 하는 OECD 안에서 굉장히 극단적인 수치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자면 미세먼지 농도가 1위고 원전 밀집도도 1위, 반면에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꼴찌다.

재생에너지에 집중해서 말씀을 드리면, OECD 38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평균이 30%를 넘어섰다. 그렇다는 얘기는 그것보다 훨씬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갖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는 건데, 예를 들어 독일은 45% 수준인데 50%를 향해 가고 있고 속도를 더 내겠다고 정부가 공언하고 있다. 덴마크는 80%를 찍었다. 인구 한 600만 정도로 큰 나라는 아니지만,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서 엄청난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요새 굉장히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수소 경제로 옮겨가고 있다.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잉여 전력을 활용한 물 분해로 수소를 공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20%를 넘어섰고, 중국도 석탄발전소가 워낙 많아서 그렇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8%다. 중국이 워낙 전력 수요가 많아서 석탄 발전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재생에너지 발전도 엄청나게 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좋고 단가도 싸다.

그에 비춰보자면 우리나라는 상황이 너무나 열악하다. 탄소 중립을 이야기하고 있는 나라가 아직까지 7% 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내놓기 힘든 성적표다. 그러면 왜 이렇게 되었느냐? 저는 1차적으로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서 좀 더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본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 전환을 주요한 정책의 하나로 가져갔지만, 돌이켜 5년을 평가해 보자면 목표는 좋았는데 실제 전략이나 정책 수단을 구체화하고 그것을 현장에 접목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약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5년 동안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p 정도 느는데 그쳤는데, 애초에 3% 대에서 7% 대 정도로 옮겨온 거다. 다른 나라를 보면 재생에너지 발전의 구축과 공급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다른 발전원과 달리 태양광이나 풍력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공사가 가능한 큰 장점이 있음에도, 여기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거다.

좀 더 근본적으로 보자면 한국 국민들이 아직 재생에너지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 특히 기성세대, 70대 이상에서는 워낙 개발 연대의 엄청난 성장시대를 겪어오셨기 때문에 과연 풍력이나 태양광, 바이오로 전력 공급이 충분히 되겠는가에 대한 굉장한 의구심이 있다. 그리고 지역에서도 보면 이걸 하면 농사를 망친다, 태양광에 중금속이 많다더라, 또 풍력을 하게 되면 가축 경영이 안 된다 등,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한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발전원이다 보니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생겨나는 부작용일 수도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부 언론에서도 이런 걸 부추기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확대 재생산했고,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가 모두 그 방향으로 가고 있음에도 한국은 굉장히 더딘 상황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늦은 것도 맞지만, 출발이 늦었다고 계속 늦을 수는 없다. 이미 이 시장이 엄청나게 컸는데, 한 가지 통계를 말씀드리면 작년 1년 동안 전 세계에 신규로 들어온 발전 설비의 84%가 재생에너지다. 석탄, 원자력, 가스를 다 합친 것보다도 압도적인 비중으로 설치되고 있다는 거다. 맥켄지가 올해 4월에 보고서를 냈는데, 2050년 전 세계의 발전 믹스가 어떻게 될 것이냐라는 추정이다. 베이스 시나리오 기준으로 79%가 재생에너지로 간다는 것이고 심지어 86%의 시나리오도 있다. 이 정도로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간다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에도, 우리나라의 느린 속도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한 번 이 방향이 맞다고 하면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고, 특히 기업들도 이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로 전력 공급 받아서 물건 만들지 않으면 팔지 못한다,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도태된다는 것을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이 어느 하나 예외 없이 다 알고 있다. 제가 기업들하고 많이 만나서 소통하고 강의도 하는데, 이미 국내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RE100 선언을 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물론 산업의 경쟁력, 글로벌 시장의 변화 흐름 등에서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우리나라가 반드시 가야 될 방향이다.

그런데 일각에서 국토가 좁다, 심지어 일사량이 적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일사량이 적으면 우리보다 위도가 훨씬 높은 독일이나 영국은 어떨까? 일본도 산지가 60% 이상인 나라인데 이미 재생에너지가 20%를 넘어섰고, 태양광 풍력 열심히 한다. 저는 그런 모든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이라든지 해상 풍력, 육상 풍력도 무궁무진한 잠재력들이 있다. 이런 쪽에 대해서 정부가 불필요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 주민 설득을 기업에 다 맡겨서, 일하기도 바쁜 기업이 주민 한 분 한 분 만나 설득해서 동의서 받아와야 하는 전 근대적인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라고 한다면, 어느 기업도 남아 날 수가 없다. 새 정부에서 규제 개혁을 적극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재생에너지 산업의 생태계에 있어서도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이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 속에 ‘아 이렇게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구나, 이렇게 투자가 이루어지는구나, 부가가치가 생산되는구나’라는 결과를 보면서 국민들은 훨씬 더 마음을 열고 수용성이 높아질 거다. 2020년대 남은 8년 동안 정말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2030년이 됐을 때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이 지금보다 엄청나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탈탄소 무역 규범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대해서 새 정부가 굉장히 깊이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ㅎ



한유성 ys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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