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옥순 등 4명, 베를린에서 소녀상 철거 촉구
- 독일 시민사회단체, 대항 집회 열어

보호막을 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 보호막을 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씨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은 이날부터 30일까지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사기는 이제 그만"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원정시위를 열었다.

이에 소녀상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코를 둘라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긴 침묵을 깨고 어렵게 공개증언을 했는데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하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기억을 지우려고 하다니 그 자체로 스캔들"이라고 분노했다.

코를 둘라 씨가 소속된 독일 여성단체 쿠라지 여성연합을 비롯해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독일 금속노조 국제위원회,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미테구 청년위원회, 베를린 일본 여성연합, 베를린에 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 소속 100여명은 이날 소녀상 맞은편에서 보수단체의 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독일어와 한국어로 "집에 가", "더 배워"라는 구호를 외치고, 디제잉, 통기타와 노래, 살풀이, 부채춤, 사물놀이 등 문화공연을 이어갔다.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소속 활동가인 앙겔리카는 "이렇게 작은 소녀상에 대해 총리가 철거요청을 하고, 원정시위까지 오게 해 독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다니 정치적 셈법이 관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상징하는 베를린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 미테구 청년위원회 소속인 안톤은 "소녀상은 미테구에 속해있고, 역사에 대해 다들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대항집회에 나온 이 많은 사람이 보여주고 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수많은 사실이 뒷받침하는 진실이고, 위안부 피해자들은 물론, 전시 여성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영구히 머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한국에서 오는 보수단체가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는 소식에 독일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재베를린 일본여성들 등 일본교민들까지 일제히 단합해 대항집회에 나섰다"면서 "앞으로 소녀상이 베를린에 영원히 머물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20년 9월 25일 미테구 비르켄가에 설치돼 2년째 대표적인 집회, 시위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미테구의회는 2020년 12월 2일 영구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 18일 영구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 설치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하는 결의안을, 지난 21일에는 영구존치 결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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