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근현대사'였던 최고령 MC, 故송해 향년 95세로 별세…윤대통령 조문메시지·정치권 추모 행렬

2022.06.08 18:32:48

34년간 국민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 진행…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아
윤석열 대통령, 故송해에게 금관문화훈장 추서...유족들에게 위로 메시지 전달
이낙연·박홍근·박지원·조수진 등 정치권에서도 각자 추억 회고하며 추모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최고령 진행자였던 송해(본명 송복희)씨가 향년 95세로 8일 별세했다. 34년간 국민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젊은 세대에게도 사랑받았던 MC다.

1927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그의 삶은 살아있는 근현대사다. 1949년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한 그는 이듬해 터진 6.25전쟁으로 끝마치진 못했다.

1.4후퇴가 벌어지던 해에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었으며, 북한 인민군에 의해 부산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송 씨는 바다를 건너 와 실향민으로 살던 때에 지금의 바다 海(해)를 예명으로 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코미디언으로 웃으면 복이와요, 고전 유머극장, 유머1번지, 코미디 하이웨이 등에 출연하다 1988년 전국노래자랑 MC로 등판하게 되어 올해 2022년까지 34년간 진행했다. 전국노래자랑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국민MC 원조 송 씨는 역대 한국 현역 방송인 사상 최고령 진행자였으며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송 씨는 8일 오전 8시경 노환으로 쓰러져 향년 95세를 기록하고 사망했다. 그의 자택에서다.

KBS 측은 그의 별세에 맞춰 8일 밤 10시엔 송해 선생 추모 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편성했다. 오는 12일엔 송해 선생 추모 특집 전국노래자랑이 방송된다.

송 씨를 추모하는 행렬이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故송 씨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고 유족들에게 조전을 통해 "슬픔에 잠겨 계실 유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삼가 고(故)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희극인 송해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슬픈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선생님께서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가수이자 코미디언으로서, 그리고 국민 MC로 활동하면서 국민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한민국 최장수 방송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국내 대중음악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며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에도 힘쓰시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지만, 일요일 낮마다 선생님의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정부는 ‘22년 6월 8일(수)에 작고한 고(故) 송해 희극인(향년 95세)에게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고 전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서, ‘금관’은 1등급 훈장에 해당한다.

그러면서 "1955년에 데뷔한 송해 선생님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희극인 겸 방송인으로서 활동하며 재치 있는 입담과 편안한 진행으로 국민에게 진솔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며 "특히 고인은 대한민국 최장수 방송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아 국내 대중음악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써 대중문화예술계 원로로서의 모범을 보였다"고 높였다.

이어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은 대통령을 대신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세계적 최고령 MC 송해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국민에게는 아프게 또 하나의 시대가 갔다”며 “제가 출국하기 전에 선생님께 전화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낙원동 '송해의 길' 사업을 앞두고 떠나신 것이 더욱 마음 아프다”고 기렸다.

그는 “선생님은 국민의 사랑을 받으신 명실상부한 '국민MC'셨다. 그러면서도 한참 어리고 부족한 저를 마치 친구처럼 대해 주셨을 만큼, 선생님은 국민 모두의 어른이자 벗이셨다”며 “제가 국회의원으로 일했을 때, 선생님은 제 고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녹화하시기 전날 밤 11시까지 저를 앞에 앉혀놓고 소주를 드시기도 했다. 제가 국무총리로 일하던 기간에, 선생님은 서울 낙원동에서 2천원짜리 배춧국에 점심을 함께하기도 하셨다”며 회고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저의 모자람을 용서해달라. 파란만장한 생애, 아픈 가족사 모두 묻고 부디 평안을 누리십시오. 선생님,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송 씨의 작고에 애도했다.

그는 SNS에 “송해 선생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30년이 넘게 전국을 누비며 휴일 안방에 즐거움을 주셨던 송해 선생님의 별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늘 미소 띤 얼굴과 구수하고 맛깔스러운 유머로 휴일 오전 우리에게 큰 선물을 선사해주셨다. 또한 소탈함에서 묻어나는 인간미로 우리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큰 예능인이자 무대 위 존재만으로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셨다”며 “실향민으로 고향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싶다던 고인의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보내게 되어 더욱 안타깝고 가슴을 저민다. “죽는날까지 무대에 서겠다”던 진정한 희극인 송해 선생님, 하늘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박지원 전 원장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4일 토요일, 선생님과 함께 때때로 찾았던 을지면옥에서 수육과 냉면을 주문하면서 '선생님을 모시고 왔다면 소주도 주문하셨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을지면옥 사장님께 '송해 선생님께서 자주 오시냐'고 물으니 '요즘은 안 오신다'는 대답이었다”고 추억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자기를 낮추고 버리는 희생, 섬기는 써번트 리더십이셨다. 저는 송해 선생님, 용인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님, 그리고 가수 송가인, 이 세 분들의 리더십, 즉 자신을 버리고 낮추는 리더십을 항상 주변에 강조했다”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존경하고 사랑했던 송해 선생님,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도 SNS을 통해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아마 송해선생님의 가장 큰 소원은 먼저 가신 아드님을 만나는 것일 거다. 저도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며 “분명히 그 간절한 소원을 이루셨을 것으로 믿는다. 평소 모습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길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기자 출신 조수진 의원은 “정치부, 사회부 기자만 25년 가까이 했지만 가끔 송해 선생과 밥을 먹고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며 “소주를 사발로 들이키던 장단을 맞추진 못했지만 생각이 젊고 유쾌했으며 긍정적인 분이어서 자리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조 의원은 “국회 진출하고 저녁 자리에서 찐(진)하게 격려해주셨고, 2016년 봄, 채널A 프로그램 앵커를 할 때는 기꺼이 '우정 출연'도 해주셨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오래 전 떠나보낸 아들을 다시 만나 행복하시길. 명복을 빈다”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송해 선생님은 1951년 5월 1일 입대해 1953년 7월 1일 전역하셨던 그야말로 6‧25 때 온몸으로 대한민국을 지키셨던 참전유공자”며 “국가보훈처장으로서 최대의 경우를 표하고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KBS 전국노래자랑 홈페이지의 시청자소감 게시판엔 송 씨의 영면을 바라는 글이 이어졌다.

“마음한구석이 허한 것이 오늘 일도 손에 안잡혀서 전국노래자랑 홈페이지 찾아와서 글을 남겨본다.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내던 분이 떠난듯이 마음이 울쩍하다” “나팔꽃 인생같은 유랑극단의 삶. 한평생 수고 많으셨다. 감사하다” “일요일의 남자 해형! 좋은곳에 가셔서 영원히 행복하소서” “만인의 아버지 송해 선생님 고인의 명복을 빈다” “34년 긴긴세월 일요일에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주신 영원한 오빠 송해선생님 영전에 명복을 빈다” 등 애도의 물결이 흘렀다.

송 씨의 작고 소식이 접하기 전 글에선 “송해 선생님 쾌유를 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판을 도배되기도 했다.



한지희 jh19888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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