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BTS와 비공개 회담서 ‘反아시안 범죄’ 논의
미국 사회 주요 현안 위해 아시아 대중 가수 초청 이례적…’BTS 효과’는 상상이상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초청된 방탄소년단(BTS)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초청된 방탄소년단(BTS)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BTS 가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 초청돼 ‘아시안 혐오 범죄 대응’을 주제로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BTS와 비공개 회의도 가졌다.

이는 유례없는 일로 미국 사회 주요 현안에 아시아 대중 가수가 초청되어 브리핑하고 회담을 가진 데에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이번 방문은 엠바고 상태였음에도 유튜브 생중계 영상에 동시 접속자가 31만 명이 몰리는 등 흥행을 기록했다.

BTS, 세계를 대표로 ‘아시아 무차별 혐오 범죄 대응’ 메시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을 방문한 31일(현지시간) BTS의 팬이 백악관 철제 펜스에 몰려들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을 방문한 31일(현지시간) BTS의 팬이 백악관 철제 펜스에 몰려들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美 백악관 브리핑룸에 대한민국 그룹 BTS가 등장했다. 아시안 혐오 범죄 대응을 위해 백악관으로부터 초청된 것이다.

이날 BTS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로 굉장히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한국말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발언했다.

이어 "저희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다양한 국적, 언어를 가진 '아미'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모두의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BTS 진은 "이번 AAPI 문화유산의 달을 축하하고 AAHPI 공동체과 같이 하기 위해 백악관에 섰다"며 덧붙였다.

AAPI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 증오, 외국인 혐오 사건을 추적하는 '스톱 AAPI 헤이트 리포팅 센터(Stop AAPI Hate Reporting Center)'를 운영하는 비영리 사회 단체를 말한다.

BTS 정국은 "우리는 여전히 한국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낀다"며 "우리는 음악은 언제나 놀랍고 멋진 일들을 연결할 매개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BTS는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으로 한국 최초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올랐다. '다이너마이트'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이후 '버터', 'Life Goes On' 등으로 1위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Life Goes On' 한국어로 만든 곡이다.

BTS의 슈가는 "다른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평등은 우리가 우리의 모든 차이를 개방하고 포용할 때 시작된다"고 피력했다.

BTS 리더 RM은 줄곧 아시아 증오범죄을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작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자회견에서 "(아시안 혐오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항상 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많은 장벽이 있다"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우리가 만든 음악 등이 (고국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아시아인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은 반아시아 혐오 범죄가 2021년에 전년대비 339% 이상 증가한데에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수치는 20년,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및 다른 도시들을 능가하고 있다.

CSUSB(Center for the Study of Hate and Extremism)에 따르면 20년에 경우 전체 범죄가 7% 하락한 데 비해 반아시아 혐오 범죄는 149% 증가하는 등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밝혔다. 이는 3월과 4월에 첫 번째 범죄 이후 코로나19 범유행과 관련된 아시아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증가하는 가운데 급증세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CSUSB 자료 원문]

[Anti-Asian hate crime in 16 of America’s largest cities increased 149% in 2020 according to an analysis of official preliminary police data by the Center for the Study of Hate & Extremism at 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 with the first spike occurring in March and April amidst a rise in COVID cases and negative stereotyping of Asians relating to the pandemic. In a study to be released later this month entitled Report to the Nation: Anti-Asian Prejudice & Hate Crime, data further indicated that this rise occurred amidst an overall decline in hate crime likely caused by a lack of interaction at frequent gathering places liked transit, commercial businesses, schools, events, and houses of worship. In 15 of major U.S. cities, including the 11 largest ones, hate crimes overall declined by 7 precent. This is the first study of police data for 2020 across the U.S. Other charts from different datasets from the forthcoming report are presented herein. The FBI releases its 2020 national hate crime figures in November]

백악관은 "글로벌 K팝 현상이자 그래미 후보에 올랐던 한국의 음악그룹 BTS가 아시아인의 포용과 대표성을 논의하고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두드러진 이슈가 된 반아시안 증오범죄 및 차별을 다루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급증하는 반아시안 증오범죄를 퇴치하기 위한 그의 약속을 얘기했었다"며 "작년 5월에는 법 집행기관에 증오범죄를 식별·조사·보고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고 증오범죄 정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BTS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중요성과 전 세계에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청년 대사로서 BTS의 플랫폼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BTS는 바이든 대통령과 아시아계 대상 무차별 혐오범죄 및 차별에 대한 논의를 위해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美 백악관, ‘BTS효과’ 톡톡히 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하자 상당수 기자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하자 상당수 기자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BTS의 6분간 ‘깜짝’ 방문에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운 취재진들은 휘둥그레해졌으며, 브리핑룸은 기자들의 휴대폰에 BTS를 담으려 하는 등 부산스러워졌다. 또한 사진 찍느라 팔을 올린 덕에 뒤편에 위치한 사진 기자들은  "폰다운(Phone Down), 폰다운"이라고 소리치기 바빴다.

한 영상 기자는 “브리핑룸이 이렇게 붐비는 것은 처음 본다”고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에 한 매체는 백악관의 지난 브리핑은 영상 누적 조회수로도 2만이 나올 수 없는데, 이번 BTS효과로 동시 접속자 31만을 기록한 데에 ‘기록을 산산조각 낸 그룹’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6분간의 발언 후 BTS는 퇴장했고, BTS가 떠난 브리핑룸과 유튜브 생중계 영상엔 기자들과 접속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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